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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영국씨가 '봉은사 외압'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 밤인 3월 22일 전 청와대 행정관이 김씨를 불러내 회견 취소를 회유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J씨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김영국씨가 '봉은사 외압' 사실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3월 22일)에 전 청와대 행정관 박○○(대통령 직속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씨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날 때 K씨 등과 함께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냐?

"그렇다."

 

"그날 대화의 핵심은 김영국 기자회견 만류"

 

- 김영국씨와는 어떻게 아는 사이냐?

"김영국씨와는 민불련 활동을 함께 했다. 나는 김영국씨와 안 지가 10여 년밖에 안 되었지만, (현장에 함께 있었던) L씨는 김씨와 안 지가 나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고 K씨는 김씨와 고교 동기여서 매우 친한 사이다."

 

- 김영국씨가 후배인 박○○ 행정관을 만나는 자리에 왜 합석하게 되었나.

"처음에는 김영국씨가 기자회견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민불련 동지들과 함께 명진 스님의 안상수 발언 폭로 내용이 사실인지, 기자회견을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만났다. 실은 김씨의 기자회견을 만류하기 위해 만났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진실을) 피해서 될 일이 아니고 오히려 기자회견을 해서 밝혀야 할 일이었다. 그래서 김씨를 함께 만난 우리들 셋이서 거짓과 싸우자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 다음에는 우리가 (기자회견을 앞둔) 김영국씨의 신변이 걱정되어서 함께 다닌 것이다. 그래서 그날도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박○○씨가 기다리는 광화문 카페에도 함께 간 것이다."

 

- 박○○씨와도 아는 사이인가.

"나는 박○○을 모르지만, K씨는 잘 아는 사이고 L씨도 박○○과 면식이 있는 것으로 들었다."

 

- 그날 광화문 카페에서 김영국씨와 박○○씨는 몇 시간 동안 만났으며 주로 무슨 얘기를 나누었나.

"카페에 밤 10시쯤에 들어간 것으로 기억한다. 그후에 우리가 호텔로 가서 체크인 한 카드전표 등을 보면 카페에서 2시간 이상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화의 핵심 내용은 박○○이 김영국한테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만류한 것이다."

 

- 김씨가 변호인에게 제출한 '진술서'를 보면 그날 광화문 카페에서 박씨와 나눈 대화 내용이 카페 내부 구조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테이블 구조를 보여주며) 두 사람이 시간대 별로 ①번→③번→①번 테이블을 오가며 대화를 나눈 것이 사실인가.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박○○이 자주 들락거리면서 김영국씨와 따로 대화하고, 또 어디론가 부지런히 전화를 하면서 김씨한테 바꿔주고 그랬다."

 

 - 박○○씨가 구체적으로 누구한테 전화를 해서 바꿔주었나.

"통화 내용을 듣진 못했지만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하고 통화한 것으로 안다. 박○○이 처음부터 '이동관이 형(김영국)을 만나자고 한다'는 얘기를 했고, 나중에 '이동관 수석과 전화통화라도 하라'며 전화를 바꿔줬으니까."

 

"청와대 행정관이 잠수 타면 비용 대주겠다는 해 말다툼"

 

- 그 자리에서 박○○과 말다툼도 한 것으로 들었다. 왜 그랬나? 

"박○○이 김영국씨한테 이동관 얘기를 하면서 '내일 기자회견 하지 말고 잠수를 타면 비용도 다 대주고 뒤를 봐줄게요'라고 하니까, 김영국씨가 '네가 무슨 돈과 힘이 있어 내 뒤를 봐주냐'고 짜증을 냈다. 그래서 나도 화가 나서 '잠수 탄 뒤에 사태가 진정되면 김영국씨한테는 (협상) 카드가 없는데 그것을 어떻게 보장하냐'면서 '말로만 그럴 것이 아니고 이동관이를 오라고 해라'고 다그쳤다. 그랬더니 박○○이 초면인데 자기를 무시한다고 화를 낸 것이다."

 

-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그 친구(박○○)가 전작(前酌)이 있어 술이 취한 상태에서 어떻게든 기자회견을 막으려고 몹시 흥분해 있었다. 그런데 김영국씨와 대화하는데 내가 끼어드니 영국씨가 테이블 밑으로 나를 발로 차 '그만 하라'고 사인을 주면서 박○○한테 '그러면 이동관한테 전화해서 내가 기자회견 안 한다고 얘기해라'고 한 것이다."

 

- 김영국씨와 박○○씨는 그날 과음했다는데 당신은 술을 안 마셨나.

"나는 김영국씨 신변을 보호하고 차량을 운전하기로 돼 있어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기억하고 있다."

 

- 김영국씨 말로는 "박○○씨가 'VIP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는데 당신도 그 얘기를 들었나?

"박○○가 밖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들어와서는 'VIP에게 보고해야 하니 빨리 기자회견 안 한다고 말해 달라'고 재촉했다. 몹시 흥분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모두 민불련 활동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라서)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박○○이 거침없이 그렇게 얘기했다. 그러나 VIP가 그런 것까지 챙긴다는 게 의외였다. 박○○이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공명심에서 그렇게 말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게 뭐 그리 중요한 일이라고 대통령이 그런 것(기자회견)까지 챙길까, 이런 의심이 들었다."

 

- 그날 박○○씨의 주선으로 김영국씨가 다른 사람들과도 통화했나.

"조해진(한나라당 의원)과 통화했다고 들었다. 그날은 몰랐고 기자회견 한 뒤에 안정을 취하려고 김영국씨와 함께 남쪽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그때 차 안에서 '그날 이동관 말고 조해진과도 통화했다'고 하더라."

 

- 김영국씨가 이동관-명진 명예훼손 고소 사건에서는 참고인이지만 이동관 수석이 김영국씨를 형사 고소하는 바람에 피고소인이 되었다. 김씨가 변호인에게 제출한 '진술서'를 보면, 당시 청와대 행정관 박씨와 대화한 현장에 있었던 J씨 등 지인 3인의 실명이 드러나 있다.

"이렇게 된 이상 공개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다만, 김영국씨한테는 진실을 가리기 위해 사실대로 진술하되, 우리의 신원은 세세하게 드러나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 경찰에서 출두하라는 연락은 없었나?

"경찰은 (현장에 있었던 3인 중에서) K씨만 참고인으로 나와 달라고 했고, 나와 L씨에 대해서는 출두하라는 연락이 없었다. K씨는 변호사를 통해 사실관계만 진술해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들었다."

 

- 현장을 목격한 제3자로서 이 사건에 대한 견해는?

"이번 건은 복잡한 일이 아니다. 사실이 정확히 밝혀지면 될 일이다. 이동관이 어떤 말 못할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사실은 사실대로, 거짓말은 거짓말대로 밝혀져 잘못한 사람은 비판받아야 한다."


태그:#이동관, #봉은사 외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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