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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인천 교육감 후보 여론조사에서 보수우익 후보들이 진보개혁 진영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무상급식 아이콘' 김상곤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교육대통령'으로까지 불리는 서울에서는 보수우익 후보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물론 교육감 선거는 광역단체장 선거에 비해 관심이 덜해 여전히 부동층과 무응답층 비율이 높다. 하지만, 교육계 인사들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선거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응답률이 낮은 여론조사도 무시할 수 없는 여론의 흐름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 '한 방' 없는 곽노현 '비상' - 높은 인지도와 '기호 1번' 이원희 '방긋'

 

<조선일보>가 지난 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서울(503명)·경기(501명)·인천(506명) 유권자를 상대로 전화 조사한 결과, 서울의 경우 보수우익 성향의 이원희(전 교총회장) 후보가 12.2%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남승희(전 서울시 교육기획관) 후보가 6.4%로 뒤를 이었고, 진보개혁 진영의 곽노현(방송통신대 교수) 후보가 4.5%로 3위를 기록했다(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4.4%p).

 

이 여론조사에서 '후보자를 모른다'거나 '무응답' 층이 약 60%에 달했다. 하지만 14일 후보등록 마감 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이원희 후보가 곽노현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두 인물은 각각 보수와 진보를 대표해 나온 단일후보다. 물론 둘 다 '반쪽 단일화'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단일후보'라는 타이틀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이것을 인정하고 봤을 때, 먼저 기선 제압을 한 것은 이 후보 쪽이다.

 

우선 이 후보의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와 교육계 경력이 여론조사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 후보는 EBS 국어 강사를 오래 하고 교총 회장을 지내는 등 교육계는 물론이고 대중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며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이 후보의 조건은 유리한 편이다"고 분석했다.

 

이 후보 쪽도 "자체 여론조사를 해봐도 확실히 인지도가 타 후보에 비해 높은 편이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 후보는 추첨을 통한 투표용지 이름 배열 순서에서 1번을 거머쥐었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기호 자체가 없지만, 맨 위에 후보자 이름이 적히는 것이 '기호 1번'으로 통한다.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의 선두에 이름이 표시되는 건 '로또 당첨'에 비유되기도 한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각각 첫 번째와 두 번째 후보자에게 '줄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표용지 1번 배정에 이어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이 후보 쪽은 현재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이 후보 쪽의 한 핵심 관계자는 "선거사무소 분위기가 아주 좋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 후보 쪽은 보수우익 교육감 후보 단일화에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후보 쪽은 "우리는 단일화 과정에서 승리했고, 패배한 후보들은 깨끗이 승복하고 물러나면 된다"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거나, 자신이 없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들이 이제 와서 우리에게 단일화를 요구하는 건 결례다"고 밝혔다.

 

보수우익의 이원희 후보가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면, 진보개혁 진영의 곽노현 후보 진영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곽 후보 쪽은 "무응답층이 60%에 이르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도 "인지도가 낮은 편인데, 후보 알리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곽 후보는 진보개혁 진영을 대표해 나섰지만 아직 조직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 인사들은 "경기도의 김상곤 후보에게는 '무상급식, 혁신학교' 같은 확실한 '한 방'이 있지만, 곽노현 후보에게는 분명한 메시지가 없다"고 지지율이 낮은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곽 후보 쪽도 "교육계 비리 척결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다른 여러 후보들도 함께 주장하는 내용이라 차별성 확보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곽 후보는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와 학생인권조례 제정, 그리고 특권교육 중단과 사교육비 경감 등도 주장하고 있지만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미 경기도에서 김상곤 교육감이 실시했던 정책 등이어서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여기에 곽 후보는 추첨 결과, 투표용지에 일곱 번째로 이름이 적히게 됐다. 후보 8명 중 기호 7번인 셈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시간이 갈수록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조금씩 높아져 '묻지 마 투표'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기호 1, 2번'으로 표가 어느 정도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김상곤 후보 1위 - 보수우익은 단일화가 관건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김상곤 후보는 지지율 17.4%로 다시 한 번 부동의 1위임을 확인했다. 2위는 11.5%를 기록한 정진곤(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후보며, 뒤이어 강원춘 (전 경기 교총 회장) 후보와 한만용(전 대야초교 교사) 후보가 각각 8.7%, 5.5%를 기록했다(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p).

 

김상곤 후보는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등의 차별적인 정책과 현역 교육감이라는 이점으로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후보 쪽은 인지도를 더욱 높여 확실하게 승세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보수우익은 단일화 성사 여부가 관건이다. 강원춘 후보와 정진곤 후보는 지난 주 중반까지 '반김상곤·반전교조' 기조로 단일화를 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방법과 기관 선정 등에서 합의를 보지 못했다. 두 후보는 아직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최종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엇갈리는 게 문제다.

 

<경인일보>, <경기방송>, OBS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엠조사연구소에 의뢰해 15일 경기도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전화 조사한 결과, 김상곤 후보는 24.4%의 지지율로 여전히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강원춘 후보가 15.7%로 2위를 기록했지만, 정진곤 후보는 7.4%로 한만용 후보(7.5%)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와 2, 3위가 다른 것이다. 이 때문에 강원춘, 정진곤 두 후보는 서로 "내가 보수의 대표주자"라며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강원춘-정진곤 두 보수 후보의 지지율을 산술적으로 합치면 김상곤 후보와 지지율 격차는 거의 없거나 오히려 앞선다. 이 때문에 김상곤 후보 쪽도 보수우익의 단일화 여부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8명이 후보자로 등록한 인천의 경우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나근형(전 인천시교육감) 후보가 16%로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진보개혁 진영의 이청연(인천시 교육위원) 단일후보는 1.5%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태그:#교육감선거, #이원희, #곽노현, #김상곤, #이청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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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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