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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장애물이 있지만 그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것(남북정상회담)이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는 이명박 대통령을 G20 의장으로서가 아니라 북한을 잃은 남한의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다.(That's exactly what he should do, despite the obstacles. Otherwise history may remember him not as G20 chair, but for losing North Korea.)"

 

영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에이단 포스터-카트 리즈대학교 사회학 및 한국현대사 담당 명예 선임연구원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충고 겸 경고다.

 

그는 4월 15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기고한 "북한을 잃고 있다-한국은 북방정책이 필요하다 (Losing the North-South Korea needs a Nordpolitik)"는 글에서 "(취임 뒤) 이명박 대통령은 모든 사업 계획을 없던 일로 되돌리고 미국의 대북 강경노선에 호응함으로써 대북 외교노력을 스스로 중단하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대북 외교채널과 남북접촉 라인을 단절했으며, 전임자들이 과거 10년간 어렵사리 다져온 (북한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도 잃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핵 일괄 타결 방안인 '그랜드 바겐'은 경계심을 풀지 않는 북한을 계속 후원한다고 약속하지만 북한 입장에선 이 대통령을 믿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한국은 영국을 제치고 세계 9위 수출국 자리에도 올랐고 오는 11월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진다"고 평가한 뒤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듯 국제무대를 활보하지만 뒷마당은 곪아 터진다"고 글을 시작했다.

 

"북한의 동북 4성화 우려, 한국 우파의 자업자득"

 

그는 "대북 협력관계가 깨지면서 한국은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한반도 북쪽에 대한 영향력을 잃어가고 그 공백을 떠안은 중국으로선 믿기지 않는 행운일 듯하다"면서 "(한국의) 우파는 북한이 중국의 동북 4성으로 편입된다고 우려하지만 모든 게 자업자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계속해서 "한국의 경제 규모는 1조 달러에 이르지만, 한국의 근시안적인 보수파들은 굶주린 북녘 동포에게 보낼 쌀에 드는 쥐꼬리만한 돈에도 불평을 쏟아낸다"며 "햇볕정책이 독일처럼 붕괴에 의한 비싼 통일이 아닌 점진적인 통합을 일궈낸다면 비용이 더 싸게 먹힐 뿐 아니라 사실은 거저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정책과 그가 벤치마킹한 독일의 동방정책(Ostpolitik)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한 뒤 "햇볕정책은 하룻밤 새 갑작스레 효과를 보는 게 아니며 동방정책으로 동독이 물렁해지고 붕괴에 이르기까지는 20년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북한상황에 대해 "오바마가 주도한 핵안보정상회의로 인해 북한은 과거 어느 때보다 고립된 처지로 내몰렸고, 미묘한 권력 승계를 앞두고 있으며, 추락하는 경제도 최근 엉망으로 끝난 화폐 개혁 탓에 더 망가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대북 강경 노선을 고수한다면 취약하고 위험한 북한 체제의 더 격렬한 반발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훗날 북에 어떤 발언권을 행사하려면 꾹 참고 북한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40년 넘게 한반도에 대해 연구해온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겠다고 했을 때 "노 대통령, 떠나려면 지금이 적기"라는 글을 <파이낸셜 타임스>에 싣는 등 활발한 기고를 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파이낸셜 타임스>등 영국 매체들이 한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내자 이 신문을 통해 "한국 수출업에 건배를"이라는 글로 영국 매체들의 시각교정을 주장했으며, 지난 3월에는 "(화폐개혁 등) 김정일이 취하고 있는 길은 분명히 막다른 곳"이라며 "북한으로서는 외부세계와 평화를 추진하고 내부 개혁에 나서는 것이 연착륙하는 길"이라는 글을 내기도 했다.


태그:#뉴스위크, #이명박, #에이단 포스터-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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