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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규명도 진척 없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야당이 국회 긴급현안질의 등 국회차원의 진상조사 활동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은 "구조작업이 먼저"라며 국회의 관련 활동은 4월 7일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방침을 정했다.

 

30일 한나라당은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지금은 실종자 구조가 최우선이니만큼 현장 지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국방장관과 군 관계자, 관계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출석해 긴급현안질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고, 실종자 구조 이후에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국회 차원 진상조사, 실종자 구조 이후 검토"

 

안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실종장병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사고원인을 규명한 다음 그것이 미흡할 경우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하는 것이 순리"라며 "지금 사고원인과 관련해 근거 없는 추측과 유언비어가 난무하는데, 이것은 사태 수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국민 혼란만 부추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안 원내대표는 회의에 참석한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을 향해 하루 전 국방위 현안보고가 비교적 빨리 마무리 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현장 지휘를 요구하고 있으니 적정하게 마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도 "어제(29일)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대해 실종자 구조활동에 전념해야할 장관을 국회로 불러들인 것은 일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일부 네티즌의 의견이 있었다"며 "여러 의문점들이 있지만 실종자 구조활동을 벌이고 난 뒤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방장관을 상대로 상세한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국방위 여당 간사인 유승민 의원은 "(김 수석부대표가 언급한) 그런 지적에 너무 휩쓸리다보면 앞으로 국방위를 여는 것도 상당히 손이 오그라들게 될 것이 걱정된다"며 "상황에 변화가 있다면 국방위를 열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또 "폭발 원인이나 실종자 수색 과정, 폭발 이후 초동 대응 등 지난 나흘간 여러가지에 대해 국민에게 알려진 것은 청와대 안보관계 장관회의에 대한 브리핑이나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평택 2함대 군인들의 설명 정도가 전부"라며 "그것에 만족하는 국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31일 본회의에서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현안질의 요구에는 응하지 않되 4월 7일부터 열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다.

 

야당 반발 "자기 아들 탔어도 이리 한가로울까"

 

이 같은 여당 방침은 국회 진상조사특위와 진상조사단 구성, 31일 본회의에서의 현안질의 등을 요구하고 있는 야당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이번 사건 관련 내용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됐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29일)부터는 진행되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있다"며 "중요한 내용에 대해 군 당국이나 정부가 시간을 끌면서 은폐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과 불신을 갖고 있다"며 "시간이 가면서 사고 원인을 미궁상태로 빠뜨리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야당의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요구를 여당이 거부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정보위원회를 여는 것 조차 한나라당이 두려워하고 있고 국정원의 입을 막고 있는 실정"이라며 "뭐가 두려워 주저하고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지금 정부와 군 당국이 뭔가 감추려고 하고 밝히기 싫어하는 내용에 대해 국회가 추궁하고 밝혀내는데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한 이 원내대표는 "31일 (본회의에서) 긴급현안질의를 해서 현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혹과 여러가지 불신과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류근찬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도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 사고 당시 천안함이 수심 얕은 육지 가까이 접근한 이유 ▲인근 속초함의 경고 사격 이유 ▲ 함정간 교신일지 비공개 이유 등 의혹들을 지적하면서 "국회에서 현안질의를 통해 사고의 진실에 한 발짝 더 접근해야하며 한나라당도 여기에 무조건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4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때 현안질의를 열 수 있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에 대해 "침몰된 천안함에 자신들의 아들이 타고 있었다면 과연 이렇게 한가로울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뭔가를 알고 있으면서도 은폐하는 것이 아닌지 국민들은 의혹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며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태그:#천안함, #긴급현안질의, #안상수,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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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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