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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열린 제10회 대전산내학살사건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한 박귀덕(69)씨가 추도사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해 열린 제10회 대전산내학살사건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한 박귀덕(69)씨가 추도사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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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청(구청장 이장우)이 산내 골령골 민간인 집단희생지를 알리는 안내판 설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오마이뉴스>의 보도와 관련, '대전민간인희생자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가 성명을 내고 동구청을 강하게 비난했다.

대책회의는 25일 성명을 통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전국 주요 지역의 민간인 집단희생지 현장 및 유해 훼손을 막기 위해 '안내판'을 관할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설치하고 있음에도, 대전 동구청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왜 유족들의 가슴에 또 다시 피멍이 들게 하느냐"고 비난했다.

대책회의는 이어 "동구청은 지난해에도 지역주민들의 정서 및 여론이 부정적이란 이유로 안내판 설치 신청을 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지가하락을 염려한 지역주민의 부정적 여론 때문이라고 미신청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골령골 집단희생지의 대부분은 도로변이나 야산에 위치해 있고, 주민도 거의 살지 않아 주민들의 민원을 얼마든지 피해서 안내판을 설치할 수 있다, 이는 명백한 대전 동구청의 의지 부족"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책회의는 "관할 지역의 역사적 사건에 대해 그 아픔까지 보듬어가는 것이 자치단체의 역할"이라면서 "더구나 골령골 집단학살지는 죄 없는 많은 민간인들이 집단희생된 가슴 아픈 곳으로 유족의 한을 풀고,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지자체가 더욱 앞장서서 나서야 할 곳"이라고 지적했다.

대책회의는 또 "그러나 동구청은 지난 2000년부터 유족들이 유령제를 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추모하기는커녕 신경도 쓰지 않고 있고, 오히려 중앙정부차원에서 현장 훼손을 막기 위해 안내판을 설치하는 것마저 외면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자랑스럽게 '긍지 높은 동구'라는 슬로건을 내세울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대책회의는 끝으로 "동구청의 이러한 행태는 가슴 아픈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가슴에 두 번째 대못을 박는 행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동구청은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아픈 기억을 보듬어 나가는 일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진실화해위원회는 대전동구청이 안내판 설치신청을 해 올 경우, 2개의 안내판을 설치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10일 안내판 설치 신청을 마감한 결과 동구청이 이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태그:#산내 골령골, #민간인집단희생지, #대전 동구청, #이장우, #진실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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