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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 사람의 벗을 !
오 주여 !
또 한 사람의 벗을 !
수 많은 벗을 가지는 자는
한 사람의 벗도 가지지 못할지니.
<글라임 시집> 중-'J.W.L. 글라임'

봉사하는 땀냄새는 향기롭다
▲ 남을 위해 봉사하는 땀냄새는 향기롭다
ⓒ SA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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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을 쌌던 종이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꿴 새끼는 비린내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은 피천득 수필가의 <인연>입니다. 그 <인연>에 이런 말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워하면서도 한 번 만나고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 서로 아니 만나 살기도 한다..."는, 이 말 속에는 사람의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함축적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법구경'의 부처님 말씀은, 인연이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큰 영향력을 얘기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느날 부처님이 가시굴 산에서 정사로 돌아오시다 길에 떨어져 있는 묵은 종이를 보시고, 비구를 시켜 그것을 줍게 하시고 그것은 어떤 종이냐고 물으셨는데, 비구는 "이것은 향을 쌌던 종이입니다. 향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하고 말했습니다.

그 다음 날 부처님은 그 길을 가시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새끼를 보시고 그것을 제자에게 줍게 하여 어떤 새끼냐고 물으십니다. 그러자 제자는, "부처님, 이것은 생선을 꿰었던 것입니다. 비린내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에 부처님이 제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은 원래 깨끗한 것이지만, 모두 인연을 따라 죄와 복을 부르는 것이다. 어진 이를 가까이 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가고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곧 재앙과 죄가 이르는 것이다. 사람은 다 조금씩 물들어 그것을 익히지마는 스스로는 그렇게 되는 줄을 모를 뿐이다."  

<법구경>의 부처님 이야기는 요즘처럼 복잡한 현대사회 속에서 더욱 간절해지는 얘기 같습니다. 어줍잖은 인연으로 한 순간 가정의 파탄을 불러오기도 하고, 청소년의 경우는 그릇된 인연으로 창창한 미래를 망치기도 합니다.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영화 <친구>는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친구를 좋아하고 그 친구의 영향을 받고 사는가를 얘기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옛말에 "친구따라 강남간다.", "진정한 친구 세 사람도 있어도 그 사람은 성공한 인생이다." 등 친구(지인이나 동료 선생님 등 포함할 수 있겠습니다)와의 만남의 연속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만들어지고 또 이어진다고 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절대 혼자 살 수 없는 누군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그 사회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좋은 사람과의 관계를 서로의 노력 없이 오래도록 이어가기는 힘든 것도 같습니다.

사회 생활 체육 발전이 지름길
▲ 모든 사람이 건강한 사회 사회 생활 체육 발전이 지름길
ⓒ SA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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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법구경>의 일화처럼 향을 싼 종이와 같은 그런 지인이 있습니다. 나이는 나보다 조금 위지만, 늘 어려울 때 내 마음의 위로를 받는 친구와 같은 지인입니다. 어쩜 내 인생에 이런 지인이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항상 땀냄새가 나는 사람은 좌절을 모른다

그러니까 현 'SABA'(부산사회체육센터 영문표기)의 부이사장 오동석 생활체육인은 부산시민의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생활체육편의시설이 체계적으로 필요하다는 절실함을 느끼고, 원을 세워 오늘의 'SABA'를 설립하기 위해, 근 30년 가까이 열악한 환경의 생활체육의 길을 한뜻으로 걸어온 부산사회생활체육발전에의 지대한 공헌자입니다.

1984년 창립 당시만 해도 생활 체육이란 개념이 널리 이해되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런 열악한 풍토 속에서 사회생활 체육의 발전을 위해 봉사한다는 집념으로 밤낮없이 땀냄새 풍기며 그는 뛴 것입니다. 초창기에는 'SABA'는 사무실도 부대 시설도 임대였습니다. 그야말로 맨손으로 출발하여 오늘날의 눈부신 부산사회체육센터를 만든 일원 중에 공로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는 그러니까, 그의 생애에서 가장 어려울 때 만난 사람들 중 한 사람이겠습니다. 그와의 만남의 자리는 부산사회체육 발전을 위해 모임 자리로, 부산문화예술인 및 체육인 등이 모여 간담 성격의 토론을 나눈 뒷풀이 자리로 기억합니다. 그의 부산시민을 위한 생활체육사업에 대한 부푼 꿈의 계획 등이 나에게는 그 당시 허황된 꿈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그 당시 모두들 먹고 살기가 바쁜 때였으니까. 더구나 노인층과 직장인들과 아이를 키우기 바쁜 주부층을 위해 체계적인 강습 지도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생활체육센터를 세운다는 계획들은, 마치 사막에서 밍크 코트를 팔겠다는 얘기로 나에게 들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리를 새로 만들어 그에게 큰마음 먹고 물어보았습니다.

또 뛰고 일하는 보통사람들의 생활의 향기는 아름다워라.
▲ 열심히 뛰고 일하고 또 뛰고 일하는 보통사람들의 생활의 향기는 아름다워라.
ⓒ sa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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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건강

"왜 하필 운동 선수가 아니고 생활체육을 하세요 ?"

그는 빙그레 웃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냥 체육인 양성이나 전문경기장 시설이 더 미래지향적이지..."

하고 말끝을 흐리자, 그가 한참 후에 입을 열어 웃으며 말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게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건강이 아닙니까? 밥을 먹는 거와 같이 우리 생활 속에 가장 필요한 것은 운동입니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온 국민들이 운동을 하고 건강해져야 나라가 건강해지지 않겠습니까?"

나는 그때 얼마나 머쓱했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밥을 먹듯이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게 생활체육이라는 그 말, 그 말이 30년이 지난 오늘의 현실 속에서 가장 국민들이 찾는 필수적인 요건이 된 것입니다.

항상 남을 위해 봉사하는 땀냄새... 그 삶의 향기

통역자원봉사단
▲ SABA 통역자원봉사단
ⓒ SA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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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SABA'는 놀랍게 발전했습니다. 물론 그 혼자 해낸 일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그의 열성적인 태도가 있었기에 'SABA'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단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는 'SABA' 일외 여러 사회단체 봉사 일을 맡고 있습니다. 항상 열심히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서 땀냄새가 나는 사람... 열심히 생활 속에 운동을 해서 땀냄새 나는 사람들 곁에 살아가는 그는 아무리 씻고 넥타이를 매어도 땀냄새가 생활의 향기처럼 푹푹 풍기는 누군가를 위해 늘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또 이런 땀냄새에 의해 세상은 아름답게 가꾸어지는 것도 같습니다.

정말 나를 열심히 살아가게 채찍질 하는 사람이 내 주위에 있다는 것. 그것도 큰 행복 같습니다. 나는 그런데 그에게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사는 나에게서는 땀냄새가 나지는 않을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벌써 해가 바뀌어 나이 한살 더 먹는, 부산시민의 건강을 위해 탄생한 'SABA'의 26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SABA' 너도 더욱 많은 부산시민들의 땀냄새로 계속 건강해지길 바란다.


태그:#오동석, #인생, #소중함, #인연,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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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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