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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피의자 '김00' 생활기록부까지 보도한 <조선일보>
 부산 여중생 피의자 '김00' 생활기록부까지 보도한 <조선일보>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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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정보력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조선일보>는 12일자 1면에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피의자 김00는…'제목 기사에서 부산여중생 이아무개양 피의자로 수사받고 있는 김아무개씨의 중학교 생활기록부와 함께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찍은 사진까지 보도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 <조선닷컴>에는 김아무개씨 생활기록부 보도를 '단독보도'라고 하면서 보도하고 있다. 기사는 중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 "작은 잘못에도 엉뚱한 거짓말을 하거나 변명을 하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거짓말쟁이로 알려져 따돌림을 당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또 김씨를 교회 앞에서 데려다 키운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생 비밀이 알려진 이유와 김씨 이름을 '00'라고 지은 이유, 김씨 지능지수와 성적까지 다 보도했다. '단독보도'라는 이름으로 김씨 과거를 완전히 들추낸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에 대해 누리꾼들은 김씨가 아무리 성폭행과 살인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지만 중학교 생활기록부까지 낱낱이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조선닷컴> 누리꾼 'btleemd'는 "개인 정보 유출 아닌가요? 아무나 학교 가서 생활 기록부 열람이 가능한가요? 요즘 같이 시대에 너무나 중요한 개인 정보가 이렇게 쉽게 언론에 노출되다니 이상하다"며 "아무리 사회적 관심이 있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학교 성적 같은 중요한 개인 정보가 쉽게 노출된다는 사실이 걱정 스럽다"면서 생활기록부 공개를 비판했다.

'sodlfdms43'도 "피의자는 현재 시점일뿐이며, 과거를 거름 없이 밝히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a31082364'는 "그 사람도 우리 환경이 만들어낸 우리의 업보요, 사회의 책임"이라며 "그런 아이는 얼마든지 더 생겨난다, 재발 방지에 역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를 통해 김씨가 범인으로 확정되면 그는 엄중한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한다. 어느 누구도 처벌을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생활기록부까지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특히 개인 생활기록부를 공개하는 것은 이번 문제를 김씨 개인 문제로만 제한시키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재개발지역에서 일어났다. 재개발 지역은 한 마디로 '치안부재'다. 김씨 성장 과정이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이아무개양이 치안 상태가 좋은 곳에 살았다면 이런 비극이 일어났을까 따져 보아야 한다.

김씨 생활기록부를 취재해 '단독보도'라는 이름으로 사생활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보다 더 힘쓸 것은 재개발이라는 원인 때문에 제2, 제3의 이아무개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이 언론이 해야 할 책임 중 하나 아닐까?


태그:#조선일보, #생활기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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