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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기업 구조조정 더욱 가속화 될 전망'
'노하우 활용 도움" vs "청년취업 저해"… 老·靑 충돌 현실로 드러나'

경인년 새해를 며칠 앞두고 어느 일간지에 보도된 기사의 타이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고 고달픈 한 해를 살아온 대한민국 보통사람들이 새해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하지만 올해는 710만 명 이상에 달하는 '베이비붐세대'에겐 불안한 서막을 알리는 한해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임금피크제, 정년연장 등 고용 연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새로운 세대갈등이 야기되는 등 이래저래 중·고령 퇴직자들은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한때는 한국경제 산업역군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세대로 오로지 회사와 일밖에 몰랐던 이들에게 진정 다른 해법은 없는 것일까?

한국판 '원유로맨'을 만들자

"루거 로이케(Rudger Reuke)"는 35년간 독일 정부기관 DED(독일개발원조기구)에서 근무하다가 은퇴 후 해외원조 민간단체 'German Watch'에서 일을 시작했다. 정부 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 단체에서는 1유로(Euro)만 받고 일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1유로맨'이라고 부르는데, 자신은 매일 출근해서 일할 곳이 있고 세상을 위해 봉사할 수 있으며, 좋은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대만족이라고 행복해한다. 

2004년 박원순 상임이사는 독일여행 중 우연히 만난 로이케씨로부터 영감을 얻어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한국판 원유로맨'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사업을 설계했다. '해피시니어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해피시니어'는 전문직 퇴직자들의 비영리단체 참여를 돕기 위해 2006년 11월 희망제작소와 대한생명이 함께 만든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11기 행복설계아카데미 강의 진행 모습
 11기 행복설계아카데미 강의 진행 모습
ⓒ 해피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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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당시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다. '과연 비영리단체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자 하는 퇴직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비영리 단체에서 이들을 받아들일 수요는 있는 것일까? 조직문화도 다르고 근무환경도 열악한 비영리 단체에서 과연 이들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하지만 이 모든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해피시니어 사업은 지난 3년간 많은 성과를 남겼고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한낱 실험적 성격의 프로젝트 사업에 그칠 수도 있었을 '해피시니어'가 이렇게 성장 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나이 60에 시작한 도전

'행복설계아카데미'는 전문직 퇴직자들을 위한 국내 최초 'NPO입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9월 1기 아카데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1기 아카데미가 진행되었고 이를 거쳐간 수료생이 320여명에 이른다. 이들 중 약 50%가 현재 지역시민단체, 대안학교, 사회적기업, 국제구호단체 등 다양한 비영리단체에서 상근활동가, 대표, 전문위원, 자원활동가 등으로 참여해, 보람 있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한 첫 발을 힘차게 내딛었다. 사실 여기까지는 처음 이 사업을 구상했을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로였다. 하지만 '행설아'의 실험과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매년 해피시니어 어워즈를 통해 비영리영역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해피시니어를 선정해 격려하고 있다.
 매년 해피시니어 어워즈를 통해 비영리영역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해피시니어를 선정해 격려하고 있다.
ⓒ 해피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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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행설아 졸업생들은 '행설아회' 동문회를 만들어 매년 2회 현장연수, 월1회 명사초청 '행복설계 포럼', 분과 활동, 온라인 정보교류, 기수별 소모임 등 웬만한 단체를 능가하는 활발한 사업들을 벌인다. 수료생들 중 몇몇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을 가지고 새로운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2009년 5월에 금융권, 기업체 출신 13명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희망도레미'는 저소득층 창업자금 대출을 심사하는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으로 소기업 경영 컨설팅을 주로 하고 있는데 이미 그 활동을 인정받아 여러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또, 오랫동안 공직에 몸담아온 지방공무원들이 힘을 합쳐 '평택다문화 사랑봉사회'를 설립하여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고 한글교실을 운영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퇴직교사들이 모여 '아름다운 은퇴를 준비하는 교사들의 모임(가칭)'을 꾸리기도 했다. 나이 60에 시작한 이들의 열정과 용기가 놀랍기만 하다.

희망 도레미 선생님들의 회의 모습
 희망 도레미 선생님들의 회의 모습
ⓒ 해피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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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O-시민 사랑방

"사회적기업인데 재무,회계 전문가를 소개받고 싶어요."
"영어업무가 필요한 단체에서 자원봉사 하고 싶습니다. 적당한 기관을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최근 해피시니어팀에 심심찮게 걸려오는 전화 통화 내용이다. 해피시니어가 시민과 비영리단체를 연결하는 일종의 중매쟁이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해피시니어 사업에서는 중고령 퇴직자들의 사회공헌 활동의 장(場)이 되는 비영리단체와의 소통과 교류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비영리단체 지원·교육사업도 병행한다. NPO기자단 '해피리포터'는 지난 2년간 약300여개 비영리단체를 직접 방문하고 취재해, 그 곳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소식과 일하는 사람들 모습을 웹사이트에 연재해 왔다. 2009년에는 해피리포터들의 땀과 노력이 담긴 국내 비영리단체들 자료와 국내·외 NPO 전문서적, 논문, 단행본, 영상자료 등을 한데 모아 'NPO정보센터'를 오픈하여, NPO-시민사랑방 역할을 한다.

NPO경영학교 강의에 열중인 모습
 NPO경영학교 강의에 열중인 모습
ⓒ 해피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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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에도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모토 아래 오랫동안 준비해 온 'NPO경영학교'도 작년에 첫 스타트를 끊었다. 'NPO경영학교'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NPO리더들 뿐만 아니라, 행복설계 아카데미 수료생, 기업인, 비영리단체 설립을 준비하는 사람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장장 4개월에 걸쳐 NPO경영에 관한 모든 것을 이론과 사례(Case Study)를 통해 토론하고 정리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이미'와 '아직'의 사이에서

09년 4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실업위기의 뇌관, 중고령자 고용불안 대책' 연구보고서에서는 향후 전문경력 퇴직자들을 위한 고용대책으로 비영리기관 등 제3섹터분야에서의 사회공헌 일자리가 중요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선두주자로서 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한 바 있다. 해피시니어가 달려온 지난 3년은 한국사회 시니어들에게 사회의 짐으로써가 아니라, 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2010년 해피시니어는 '시니어 사회공헌센터'로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행복설계 아카데미'는 입문과정 뿐만 아니라, 전문 과정, 직장인 과정을 신설하고, 개인 역량과 욕구에 맞춘 컨설팅을 체계화할 것이다. '시니어 사회공헌 사업단(가칭)'을 꾸려 전문직 시니어들의 구체적인 경험과 능력을 비영리단체와 연결하고, 시니어들의 사회혁신 활동, 단체설립도 지원할 것이다. 'NPO경영학교'도 종합과정, 단기과정으로 세분화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한국사회 시니어 사회공헌 활동의 메카로서 독립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하려 한다.

고령화라는 거대한 사회문제에 직면한 오늘날, 해피시니어는 '이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인생이모작이라는 대안적 해법마련과 다양한 실험들을 해 왔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하지만 첫걸음을 떼었던 그 마음으로 차근차근 한걸음씩 나아갈 것이다. 2010년 해피시니어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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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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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남경아/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 팀장, 사진&편집_김돈회/해피시니어 연구원]

덧붙이는 글 | [모집공고] 제2의 삶을 준비하는 행복설계아카데미
"행정직 고위공무원, 고향에 있는 대안학교 선생님으로"
"은행 부행장,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적기업 대표로"
"고등학교 영어선생님, 비영리단체 전문리포터로"
"광고회사 제작이사, 국제 NGO 마케팅 부장으로"

2010년 첫 행복설계아카데미가 문을 엽니다.
당신이 가진 풍부한 삶의 경험과 전문성을 사회와 함께 나누어보세요.

□ 2010년 12기 행복설계아카데미(문의: 3210-4070 / 2031-2123 / 해피시니어팀)
-기간 : 2010년 3월 16일(화)~31일(수) / 1박2일 워크숍 3월 30일(화)~3월31일(수)
-모집대상 : 40명
40~60대 대기업, 중소기업, 관공서, 기타 전문직종 퇴직자(퇴직예정자)
비영리기관 활동 및 참여, 자원봉사활동에 경험이 있거나 관심을 가진 분
-교육비: 1인 100000원
-접수방법: 참가신청서 작성 후 메일, 우편, 팩스, 방문 접수
-> 참가신청서는 해피시니어 웹사이트(www.makehappy.org)에서 다운로드



태그:#행복설계아카데미, #희망제작소, #베이비붐, #비영리기관, #해피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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