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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 모습.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방송화면 캡쳐.
 백두산 천지 모습.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방송화면 캡쳐.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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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주간 해외에너지정책동향'을 통해 중국 길림성 정부가 백두산 인근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중국 정부의 '원자력발전 중장기 발전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이 계획은 850억 위안(14조4천5백억 원)을 들이는 대규모 건설 공사로 1250MW급 원자로 6기를 건설하는 '적송 원전 프로젝트'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중국이 독자적으로 결정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원전이 들어설 부지가 한반도와 경계지역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백두산이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소는 위험한 핵물질을 핵분열시켜 열을 얻는 과정에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가동 후에 나오는 핵폐기물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방사성물질이 공기와 물을 통해서 외부로 나온다. 크고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는 때에는 더 많은 방사성물질이 주변을 오염시킬 것이며, 길어야 50~60년인 원전 수명이 끝난 후에 원자력 발전소 그 자체는 거대한 콘크리트 핵폐기물 덩어리가 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한편, 백두산 인근의 수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 1000MW 급 원자로 1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1초당 40여 톤의 냉각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원전은 냉각수 공급이 가능한 바닷가에 건설하는데 백두산 인근에 원전을 건설하게 되면 압록강이나 두만강의 물을 끌어들여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위 핵타아르당 원전시설이 가장 많아 세계 최고의 밀집도를 보이고 있고, 원전 시설을 수출하려고 안달인 나라의 환경단체가 다른 나라의 원전 건설에 대해서 문제제기 하는 것은 집안 단속도 못하면서 간섭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백두산 원전은 다른 문제다.

원자력 발전소는 그 자체로도 오염이지만 만에 하나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국경도 없다.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에서 사고가 났을 때 원자력 발전소가 하나도 없었던 폴란드는 가장 큰 피해를 받은 나라 중에 하나가 되었다.

원전은 언젠가 고갈될 우라늄을 원료로 하고 있고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이 구현되는 사회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구시대적인 에너지원이다. 지금 당장 미래를 실현하지 못해 원자력 에너지를 어쩔 수 없이 잠깐 사용하고 있지만 백두산까지 오염시키는 것을 그냥 두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한국정부는 중국정부에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해야 하고 중국정부는 국가 간의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환경연합 홈피와 다음 아고라에도 게재했습니다.



태그:#원전, #중국,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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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 전'핵없는사회를위한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월성원전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민간검증위원. 대한민국의 원전제로 석탄제로,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기자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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