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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차량은 철도운수사업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이다. 승객이 가장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는 곳이 철도차량 안이고,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해준다는 철도의 이용목적을 달성하게 해주는 주된 수단이 바로 철도차량이다. 이렇게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만큼 철도차량은 안전과 효율이 매우 중시되며 철도차량과 관련된 업체들은 최고의 철도차량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당장 '코레일' 같은 철도영업회사들은 다양한 철도차량 중에서 최고의 철도차량을 도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좋은 철도차량을 도입해야 철도운송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같은 철도연구기관, '현대로템'같은 종합철도차량 업체, 그 외 수많은 철도차량부품 업체들이 최고의 철도차량을 개발하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지어 제조업체가 아닌 운수업체인 서울도시철도공사 같은 곳조차, 비용을 절감하고 자사 운영에 최적화된 차량을 도입하기 위하여 차량제작에 직접 나설 정도이다.

국내에서 운행중인 다양한 철도차량들
 국내에서 운행중인 다양한 철도차량들
ⓒ 코레일,서울도시철도공사,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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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것은 이 같은 노력의 집합체인 철도차량들이 일반 국민과 만나는 접점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철도차량은 철도 위에서만 달리기 때문에 직접 철도를 타보지 않는 이상 체험하기가 어렵다. 또한 현재 개발 중이거나 아직 개통되지 않은 노선의 신형차량은, 일반인들이 그 존재조차 알기 어렵다.

예를 들어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주)우진산전에서 개발한 한국형 고무차륜 경량전철 K-AGT는, 1999년부터 7년에 걸쳐 505억 원의 연구비가 투입되어 개발된 첨단 철도차량이다. 이 차량은 가감속도가 빠르고 무인운전이 가능하며, 등판능력과 곡선 통과 능력이 뛰어나는 등, 복잡한 도시 내에 매우 적합한 신개념 철도차량이다.

K-AGT: 한국형 고무차륜 경전철
 K-AGT: 한국형 고무차륜 경전철
ⓒ 우진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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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K-AGT는 올해 말 개통예정인 부산지하철 4호선 반송선에 투입이 결정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개통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이러한 첨단 국산 철도차량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실정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많은 철도차량들이 세계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정작 자국 국민은 그러한 차량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철도차량기술은 매우 높은 수준이며 세계적으로도 자랑할만한 철도차량이 여럿 개발되어 있고, 또 개발 중이다. KTX고속차량의 후속편인 KTX-2, 곡선에서 몸을 기울여 고속으로 통과할 수 있는 틸팅열차, 궤도상에서 떠서 달리는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도로상에 매설된 자석을 따라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아도 달릴 수 있는 바이모달트램 등 다양한 첨단 철도차량이 개발되어 있다.

국산개발 첨단 철도차량들,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TX-2, 틸팅열차, 바이모달트램,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국산개발 첨단 철도차량들,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KTX-2, 틸팅열차, 바이모달트램,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 한국철도기술연구원,국토해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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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같은 철도차량을 사진으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철도차량관련 박람회에서 제한적으로 이들 차량의 실물이나 모형을 볼 수 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박람회가 사실상 업계관계자들의 행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좀 아쉽다.

또한 꼭 국산 개발 차량이 아니더라도 철도차량의 실물을 홍보할 필요성은 많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지자체가 경량전철 사업을 시행 중에 있는데, 이들 경전철 사업은 저마다 각자의 첨단 철도차량(국산 또는 외산)을 도입할 예정이다. 따라서 노선이 개통되기에 앞서 이들 차량을 시민들에게 미리 공개한다면 경전철 사업 홍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에는 영업중인 경전철 노선이 없는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경전철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다. 따라서 경전철 차량의 실차 전시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해주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실차 전시는 경전철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도를 높여 향후 다른 경전철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국내의 첫번째 경전철이 될 예정인 용인경전철(에버라인)
 국내의 첫번째 경전철이 될 예정인 용인경전철(에버라인)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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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통이 임박한 상황에서 시운전을 해야 할 실차를 전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공장에서 해당 노선으로 차량을 옮기기 전에 1주일 정도만 전시를 해도 그 효과는 클 것이다. 그런데 당국에서는 관람객 때문에 차량이 손상될 것이라는 걱정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영업에 들어간 상태에서 수많은 승객을 감당해야 할 철도차량이 관람객 정도도 감당을 못한다면, 이것은 철도차량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과 철도 중심 교통체계를 이야기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철도보다는 도로와 자동차를 더 친숙하게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국민들이 철도차량보다는 자동차를 더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자동차 영업소에서는 새 자동차의 시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역과 용산역 대합실에 가보면 한 자동차 회사가 자사의 신차를 전시하고 있기도 하다. 철도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철도역에서 정작 최신 철도차량이 아닌 새 자동차가 홍보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역설적이다.

유동인구가 무척 많은 서울역과 용산역
 유동인구가 무척 많은 서울역과 용산역
ⓒ 코레일,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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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사업의 최종소비자는 국민이다. 철도가 국민들에게 선택 받으려면 국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철도사업의 핵심이 철도차량인 만큼 철도사업의 홍보를 위해서는 철도차량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철도업체들은 주로 기자나 공무원들에게만 철도차량을 홍보해왔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서울역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철도차량을 전시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그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아울러 많은 경전철 사업들은 각 지자체의 사업인 만큼 철도차량의 홍보는 지자체의 홍보도 될 수 있다. '우리 지자체는 이와 같은 첨단 교통 시스템을 도입하는 살기 좋은 지자체입니다'라는 것을 홍보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다 많은 철도관련업체와 지자체들이 철도사업의 핵심인 철도차량의 실차 전시를 적극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철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개선되고, 철도를 친숙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 시민기자는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 운영자 (frdb.railplus.kr), 코레일 명예기자입니다



태그:#철도차량, #철도, #코레일, #지하철, #경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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