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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변함없이 기분 좋아질 사람을 그립니다. 오늘은 이 사람을 그려봤어요.

 

 

최승호 피디입니다. 현재 MBC <PD수첩> PD이지요. 왜 최승호 PD를 그렸나구요?

 

이제 제가 최승호 피디를 그린 이유를 이야기해 드릴게요. 

 

아다시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보도로 허위사실 유포 등 좀 황당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당시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최근 1심 법원이 무죄선고를 내렸지요. 또 기사를 찾아보니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이 1200여명의 소송인단을 대리해서 12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에서도 승소했다는 것도 있네요.

 

그래서 오늘은 <PD수첩>을 대표해서 '책임피디(CP)'를 그리자고 마음 먹었지요. 그런데 <PD수첩>을 검색하다가 왜 그랬는지 제가 잠깐 시사만화가들 까페를 갔습니다. 아마도 궁리를 좀더 하기 위해서 그랬을 겁니다. 거기서 최승호라는 이름을 본 것 같아요. 무심코 이 후배의 이름을 검색했더니 'PD수첩 최승호PD'가 검색 첫 머리에 나오더군요. 제 뇌는 다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PD수첩>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얼핏 최승호PD 소개난에 'CP'라는 글자가 보였어요.

 

제 머릿속에는 무심결에 'PD수첩=최승호 PD=책임PD'라는 그림이 그려졌지요. 그래서 최승호PD의 사진을 찾아 캐리커처를 그렸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아무런 의혹도 갖고 있지 않았지요. 나름대로 열심히 최승호PD를 그린 다음에 컴퓨터로 마무리 작업을 하고 기사를 보내기 위해 초안기사를 다시 다듬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퍼뜩!

 

앗차, 광우병 방송 당시 책임피디는 다른 사람이잖아?

 

황당한 마음으로 기사들을 확인해 보니 조능희 피디가 책임피디였네요. 이런... 다시 그려야 하나? 시간이 없는데... 이런 낭패가... 게다가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 마무리지었는데 아깝잖아요. 그래서 꼭지를 '사회면' 꼭지에서 '사는 이야기' 꼭지로 돌릴 생각을 했지요. 'PD수첩 책임PD인 것은 맞으니 그냥 실수한 이야기를 하고 기사를 보내자'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조금더 재미있도록 하기 위해 쑥쓰럽게 웃는 최승호 피디의 초간단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첨부하기로 했습니다.

 

기사는 아래와 같이 정리 했지요.

 

'그동안 사회 곳곳의 아픈 곳을 찾아 기획하고 취재하고 방송하느라 고생이 많았을텐데

몰상식한 정권 만나서 기본이 안된 모리배들을 상대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이번 광우병 방송에 대한 무죄판결로 다시 한번 시선을 벼리시고 이 그림 보시게 되면 잠깐이라도 위안이 되시길 빌면서? ... 잠깐... 당시 광우병 보도 관련 책임PD는 조능희 PD...?...! 이런! 제가 착각을 해서 <PD수첩> 현재  책임 PD를 그리는 실수를 했네요. 세상이 워낙 어지럽게 돌아가니 제가 정신줄을 잠깐 놨나보네요. 애써 그려놓고 참... 아쉽네요. 그래서 그냥 올리기로 했어요. 대신에 잠깐 쑥쓰러워하는 최승호PD를 만들어봤어요.'

 

이렇게 정리를 해가고 있었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계속 맘 한 구석이 석연치가 않은거에요. 확인하자, 확인! 처음으로 돌아가 PD수첩 사이트에 들어갔지요. '만드는 사람들' 메뉴를 누르니 이런! 또 틀렸네요. 설상가상이네요. 현재 피디수첩은 김환균 PD가 책임PD로 진행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오더군요.

 

아뿔싸! 결국 이 기사는 포기하기로 하고 접으려다보니 시간은 어느덧 새벽 3시. 7시경부터 매달려 작성하던 것인데 너무 아쉽더라구요.

 

'앞으로 이런 실수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의미로 '그래도 PD수첩이 잘 하고 있으니까 누가 됐든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이 '실수 + 실수담'을 기사로 만들었습니다. 아, 쑥쓰러워하는 표정의 최승호 PD도 아래처럼 만들었지요.

 

신문사에 가서 작업을 할 때는 담당 기자들에게 묻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졌을 텐데 프리랜서 만화가로 작업을 하다보니 이런 섬찟하고 황당한 실수를 경험하게 되네요. 그래도 궁즉통이라 이런 실수를 인정하고 기사로 적다보니 이것도 또다른 즐거움으로 기억될 듯 합니다.

 

최승호 피디님, 미안해요~~ 피디수첩 제작진 여러분, 한번 웃고 힘내 주세요~!

덧붙이는 글 | 다음 기회에 제대로 조능희 PD를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기사는 제 개인 블로그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피디수첩, #광우병, #언론탄압, #무죄판결, #최승호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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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작은책에 이동슈의 삼삼한 삶 연재중. 정신장애인 당사자 인터넷신문 '마인드포스트'에 만평 연재중. 레알로망캐리커처(찐멋인물풍자화),현장크로키. 캐릭터,만화만평,만화교육 중. *문화노동경제에 관심. 또한 현장속 살아있는 창작활동을 위해 '부르면 달려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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