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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의 송태하, 착한 놈의 전형이다
 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의 송태하, 착한 놈의 전형이다
ⓒ KBS <추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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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6회 만에 시청률 33.7%(TNS미디어 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KBS 2TV 수목 드라마 <추노>.

드라마는 훈련원 판괸 출신의 도망 노비 송태하(오지호)와 그를 제거하려는 훈련원 판관 황철웅(이종혁), 그리고 많은 돈을 준다는 제안에 혹해 태하를 잡으려는 추노꾼 이대길(장혁)의 엎치락 뒤치락 추격전이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고 있다.

급기야 6화의 끝에서 이들 세 남자는 피할 수 없는 결투를 진행하기에 이른다. 운명적인 삼자대면 속에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눈 것이다. 상황은 이랬다. 훈련원을 탈출한 송태하가 천신만고 끝에 스승인 임영호의 집에 도착하지만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스승은 이미 앞서 도착한 황철웅의 손에 목숨을 잃고 만다.

급기야 태하마저도 철웅에 의해 죽음의 위기에 몰린다. 그런데 이미 상황을 예측하고 임영호의 집 주변에 잠복해 있던 이대길이 갑작스럽게 등장해 상황은 이상하게 꼬인다. 같은 하늘 아래서 함께 살 수 없을 것 같은 송태하, 황철웅 이대길. 이들 세 남자의 조우는 갑작스러웠지만 드라마틱했다.

같은 편 없이 오로지 적만 있는 상황의 세 남자. 하지만 같은 상황 속에서 각자의 성격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래서일까? 이들 세 남자의 숨막히는 결투를 보며 문득 떠오르는 영화가 하나 있었다.

3인3색, 이상한 놈, 나쁜 놈, 착한 놈 <추노>의 중심에 서다

이유있는(?) 나쁜놈, 황철웅(이종혁)의 카리스마
 이유있는(?) 나쁜놈, 황철웅(이종혁)의 카리스마
ⓒ KBS <추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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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영화 <놈놈놈>(김지운 감독.2008)이다. 왜일까. 비단 줄거리 때문은 아니었다. 대본이 비슷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추노>를 보며 <놈놈놈>이 떠오른 이유가 있었다. <추노>의 세 남자의 성격과 상황은 영화 <놈놈놈>의 이상한 놈(윤태구). 나쁜 놈(박창이), 착한 놈(박도원)과 흡사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추노>가 조선판 <놈놈놈>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붙을 정도였다. 사실 그랬다. 양반이란 신분을 훌훌 털어버리고 천대받는 추노꾼이 되어 언년이를 찾는 이대길은 정말 이상한 놈의 전형. 자신이 사랑했던 노비 출신의 여자를 찾아 10년 넘게 헤매는 그의 괴짜스럽기는 <놈놈놈>의 이상한 놈 윤태구를 능가할 것처럼 보였다.

그런 대길과는 달리 송태하의 모습은 숭고함 그 자체 소현 세자의 셋째 아들을 구하겠다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 따윈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을 괴롭히던 다른 노비들마저 정을 생각해 탈출시킨 그는 영화 <놈놈놈>의 정의감 넘치는 착한놈 박도원과 닮아 있었다. 이와 달리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송태하 잡기에 혈안이 된 황철웅 에게서는 <놈놈놈>의 나쁜놈 박창이의 모습이 연상됐다.

이처럼 선굵은 착한놈 송태하와 나쁜놈 황철웅의 대결 구도는 드라마 <추노>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동시에 드라마가 선, 악 구조로 진부하게 흐를 수 있다는 우려는 이상한 놈 이대길(장혁)을 통해 불식시킬 수 있었다.

이편도 되고, 저편도 되는 '깍두기' 처럼 이상한놈 이대길은 겉으론 추노꾼이 되어 노비를 잡는 '나쁜놈'이지만 뒤에선 불쌍한 노비들을 구출하는 '착한놈'. 지킬과 하이드처럼 양면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상한 놈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이대길을 통해 <추노>는 적당한 긴장감과 재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추노의 이대길을 보면 영화 <놈놈놈>의 이상한 놈 윤태구가 떠오른다
 추노의 이대길을 보면 영화 <놈놈놈>의 이상한 놈 윤태구가 떠오른다
ⓒ KBS <추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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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재밌는 사실 하나. 이상한 놈, 착한 놈, 나쁜 놈으로 분류된 세 남자의 역할은 선, 악에 관계없이 정이 갔다. 그들이 착한놈, 나쁜놈, 이상한 놈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송태하는  숭고한 신념 때문에, 황철웅은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이대길은 사랑했던 여자 노비에 대한 애증으로 인해서였다. 그렇기에 저마다 '당위성 있는' 사연을 간직한 세 남자는 그 역할이 악역이든, 선역이든 미워할 수가 없다. 

<추노>의 이상한 놈, 나쁜 놈, 착한 놈의 운명적인 조우는 그렇기에 매력적이었다. 앞으로도 이 세남자는 어떤 매력적인 대결을 펼칠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놈놈놈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태그:#추노 , #이대길, #송태하, #황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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