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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시청률이 6%로 떨어져 개편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감동은 올라가고 있다.

 

사실 <일밤>의 개편 도전은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예능'과 '공익'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공익성을 얼마나 진실되게 추구하느냐에 따라서 비판 여부가 달라진다. 그래서 <일밤>을 구성하는 <단비>와 <우리 아버지>, <헌터스>는 감동과 함께 논란도 거세다.

 

공익 그리고 공감이 필요한 <일밤>

 

하지만 우리가 세 개의 프로그램의 진정한 공익성을 따지기 전에 이들이 추구하는 공익성을 통해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세 개의 프로그램 모두 우리가 잊고 지내고 살던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단비>는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물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아가 우물을 파주고, 가깝게는 우리 주변에서 희귀병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여주며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우리 아버지>는 경기가 침체되면서, 무거워지는 아버지들의 어깨를 따뜻하게 위로하기 위해서 길거리로 나가 아버지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헌터스>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멧돼지로 고생하는 농민들, 역으로 인간으로부터 서식처를 빼앗긴 동물들의 현실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만든다.

 

특히 <단비>의 경우 이번 방송에서 수정양이 수술실로 향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남수정 양은 4살 몸집을 가진 7살의 아이이다. <단비>는 키가 크지 않는 희귀병을 가진 수정이의 힘든 생활을 보여주었다. 수정이는 당원축적병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데 그 병은 당분을 소화하지 못해 간에 그대로 쌓이는 것이다. 이처럼 안타까운 사연을 내보내며 동정심을 자극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가 잊고 지내는 주변 사람들을 한 번씩 돌아보게 한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우리 사회가 '복지' '나눔'을 외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이들은 특정인들이다. 우리 주변에 함께 걸어가야 할 사람이 많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내 살기가 바빠서, 내 가족이 먼저라서 등등의 이유로 말이다.

 

자본주의 체제가 팽배해지고,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진 결과이다. 그나마 한국 사람들에게는 '정'이라는 믿음이 있어 우리 주변을 돌아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어느 누가 나서서 그들을 조명하고 보여줌으로써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어 내는 일 또한 중요하다.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말이 있지만 이젠 아니다. 오히려 공개적으로 봉사를 한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는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한다.

 

연예인들이 봉사활동을 알리는 일도 그러한 측면에서 동참을 유도한다. 배우 신애라가 공개입양을 하면서 '가슴으로 낳은 아이'라는 말을 써서 그 파급 효과가 상당했던 것을 본다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일밤>을 바라볼 때 그 안에 담긴 진정성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서 다 함께 생각해보고 공감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그 안에 담긴 진정성에 대한 물음도 한편에서는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우리가 <일밤>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단지 웃고 떠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며 때론 눈시울이 붉어지며, 작은 나눔에 동참하려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일밤>을 위한 작은 변론, 문제제기

 

하지만 이를 두고 많은 논란이 있다. 우선 <헌터스> 부분은 차후에 다시 이야기해보자. 그중에서도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단비>이다. <단비>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살펴보면 그 수많은 돈을 들여 MC들의 출연료, 제작비용을 쓰지 말고 직접 그 돈을 전달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 물질이 수백 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등등이다.

 

어떻게 보면 그 논리가 맞다. 제작비용을 쓸 바에 차라리 그 돈으로 우물을 파는 데 쓰이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헌데, 이러한 논리는 <일밤>이라는 예능이라는 성격을 무시하고 무작정 비난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예능은 예능이다. 그리고 예능에 공익성이 결합될 때 빚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생각해 보았는가. 그 효과는 수백, 수천, 수억 원보다 비싼 가치를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 MC들의 출연료, 제작비용만 생각하는 것은 파급효과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논리대로 이야기한다면 그곳의 삶을 다큐멘터리 카메라로 담는 것 역시 부질없는 짓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그들에게 기부하면 될 테니. 그렇다면 돈이 생명을 구하는 부분에 대한 논리는 어떠한가.

 

물질이 생명을 구한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맞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물질만능주의를 만들어 낼 만큼 만능인 것이 사실이다. 물론 방송에서 좀 더 잠비아의 실상을 보여주고, 깨끗한 물이 필요함을 좀 더 보여주었다면 그러한 논란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일밤>의 대대적인 개편이 반가운 것은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우리는 대체적으로 다큐멘터리로 만나왔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 파급효과는 그리 높지 않다. 왜? 재미가 없기에 사람들이 선뜻 채널을 고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능에서 이러한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에서만큼은 칭찬할 만하다.

 

설사 그러한 수단이 단순한 시청률을 위한 무기라면 문제가 되지만 적어도 진정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보여준다면 그들이 제기한 것들은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함께 관심을 갖지고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일밤>, 논란에 대한 진정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밤>이 모두 칭찬을 받을 만한 것은 아니다. 공익적인 문제에 대해서 제기했다면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진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모 아파트 광고에서 말하는 '진심' 말이다.

 

<단비>가 우리에게 진정으로 단비가 되어주려 한다면 그 안에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MC들의 유머러스한 농담도 좋지만 진짜로 그들의 생활을 보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풀어야 한다.

 

가령 잠비아의 우물 파기의 경우 단 2회 만에 우물을 파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방송이라는 분량에 한계 때문일까, 단편적으로 구성되어 단순한 방식으로 그들에 꿈을 이루어주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오히려 이러한 큰 프로젝트라면 2회 만에 구성될 것이 아니라 장기프로젝트 중심으로 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과거 공익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단편적인 이슈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들의 실상을 카메라에 담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때 제작비용을 고려한다면 애초부터 잠비아에 가지 말았어야 한다. 일례로 <무한도전>의 벼농사 특집과 <남자의 자격>에서 보여준 자격증 프로젝트의 경우가 그렇다.

 

즉, 잠비아든 아픈 아이든 그들의 모습을 보여줄 때 최대한 진심을 다해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진정성을 회득할 것이다. 가장 논란이 많은 <헌터스>도 마찬가지이다.

 

사실상 논란이 되는 부분은 맷돼지 퇴치냐, 공존이냐 하는 것이 문제인데, 이들이 웃음을 위해 너무 코믹하게 보여주려 한다면 이 또한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다. 특히 몇 회에 걸쳐 멧돼지가 주는 피혜사례와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장기프로젝트인 만큼 진지한 설득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헌터스>가 <1박 2일>과는 다른 리얼리티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코믹한 요소를 배제하고 생태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그들과 함께 진짜 공존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담겨있어야 한다.

 

물론 아직 초반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엔 이른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들이 찾아야 할 진정성을 제작진이 보다 각인하고 있길 바란다. 그래야만 시청률도 작품도 시청자들에게 진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에 송고합니다. 


태그:#일밤 , #단비 , #우리 아버지 , #헌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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