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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발하고 있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충청권을 연속 방문하고 있지만, 지역주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정 총리 주최 간담회를 거부하는 등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주 주말 1박 2일 일정으로 대전과 충남 세종시 예정지역, 공주 등을 돌며, TV토론회와 주민 간담회, 지역인사 및 대학총장들과 간담회, 종교행사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정 총리는 이번 주말에도 또다시 충청권을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 주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총리 취임 이후 벌써 4번째 방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일찌감치 정 총리와 면담을 거부하고, 총리의 충청권 방문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차가운 반응이다.

 

정 총리는 19일 충북 청주에서 방송대담 프로그램에 출연, 녹화를 하고 충북지역 시민사회대표들과 오찬을 함께한다. 또한 청원으로 이동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다시 세종시 예정지역인 연기군 대평리를 방문, 이장단 간담회를 하고 대평리 시장을 돌며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후 정 총리는 대전으로 이동해 카이스트에서 과학기술인과 만찬을 같이하고, 유성에서 숙박을 한 뒤, 다음날 경제인 및 시민사회단체장들과 조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또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고, 교회 및 사찰에 들러 종교행사를 한 뒤 서울로 향할 예정이다.

 

청원 지역 주민들, 정 총리 간담회 '거부'

 

이러한 정 총리의 방문에 대해 청원 지역 주민들은 예정된 간담회를 거부했다. '청원군행정도시주변지역편입추진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행정도시 백지화 강행을 위한 정운찬 총리의 주민간담회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명박 정권은 정권 출범 2년 동안 행정도시 정상추진을 요구하며 변경고시 즉각 이행과 세종시설치법 국회통과를 위하여 생업을 포기하고 국회를 방문,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민원을 제기한 우리 주민들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가끔 거짓말로 원안추진 약속을 하면서 기만하더니 이제는 대통령의 백지화 돌격선언이 떨어지자 당·정·청이 국가운영은 내팽개치고 행정도시 백지화, 대국민사기극을 인정하라고 주민들에게 협박하고 있다"면서 "편입주민의 재산권이자 생존권인 행정도시를 죽이는 마당에 더 이상 간담회가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고 분개했다.

 

이들은 또 "오늘 진행하려는 간담회는 건설지연에 대한 긴급 보완대책도 아니고 정권의 원안추진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도 아니며 국민여론을 호도하여 이미 입법화된 행정도시건설특별법을 무력화시키려는 명분축적용 자리이기에 우리는 참여를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끝으로 "얼마나 다급했으면 어르고 뺨치고 사정하고 협박하면서까지 이런 쇼를 벌이는지 국민이 기가 막힌다"면서 "우리의 요구는 행정도시 원안추진이고 원안만이 최상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연기군 남면 이장단들도 총리 간담회 '거부'... 상인들도 '시장에 오지 마라'

 

이뿐만이 아니다. 연기군 남면 이장단들도 정 총리 주최 간담회를 거부했으며, 남면 대평리 상인들도 정 총리의 재래시장 방문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도 19일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막가파식 여론몰이는 행정도시 백지화를 위한 것으로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면서 "세종시 수정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까지 해놓고, 정 총리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한나라당 세종시 특위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 청와대와 국정원 직원까지 충청권을 휩쓸고 다니는 행위는 파렴치한 여론몰이"라고 비난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이날 성명을 통해 "회유와 협박, 기만으로 가득 찬 정부 및 정치권의 충청권 방문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세종시 수정을 위해 청와대는 물론, 정부 부처 장관들과 한나라당 인사들의 충청권 발걸음이 잦아졌다"며 "하지만 이들은 지역여론을 제대로 들으려고 하는 의지 없이 온갖 망발로 일관하면서 역효과만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청와대 김해수 정무1비서관의 '이 정권 임기 내에 정부부처 이전은 없다'는 발언과 관련, "이는 최근 정운찬 총리가 밝힌 '정부 부처 전체가 다 이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발언과는 엄연히 배치되는 발언"이라며 "겉과 속이 다른 이 정권은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 찬 백지수표를 남발하며 지역민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지역민을 기만하고 회유와 협박으로 점철된 그들의 기본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그들의 발걸음은 분기탱천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민심에 기름을 붓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무의미한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의 세종시 수정을 위한 지역민들 간담회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태그:#세종시,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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