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고려 충숙왕 4년인 1317년에 처음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보물 제528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 한벽루 고려 충숙왕 4년인 1317년에 처음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보물 제528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제천 청풍문화재단지 안을 돌아보면, 가장 눈에 띄는 전각이 있다. 밑으로 흐르는 물을 굽어보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 있는 정자 한벽루. 정자를 보지 않고도 '한벽루'란 말 한 마디로도, 이 정자의 아름다움을 그려낼 수 있다.

고려 충숙왕 4년인 1317년에 처음으로 지어졌으니, 그 역사는 700년 가까이 되었다. 당시 청풍현이 군으로 승격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관아의 부속건물이다. 1972년 대홍수로 무너져 내린 것을, 1975년 원래의 양식대로 복원을 하였다. 현재는 보물 제528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단지 안편을 바라보고 있는 현판
▲ 현판 단지 안편을 바라보고 있는 현판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강쪽을 바라보고 있는 현판
▲ 현판 강쪽을 바라보고 있는 현판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익랑을 달고 있는 한벽루

한벽루가 특이한 것은 정자의 오른편에 익랑을 달고 있다는 것이다. 익랑은 대문간에 달아 만든 방을 말한다. 이 계단식 익랑을 통해서 한벽루에 오를 수가 있다. 익랑은 정면 3칸 측면 1칸으로 지어졌다. 익랑 하나만 갖고도 충분한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가 있다. 거기에 한벽루가 더하여 그 아름다움을 배가시켰다.

익랑은 뒤로 가면서 한 단계를 높였다. 누마루를 깐 익랑은 난간을 놓고, 한벽루에 오르기 전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로움을 맛 볼 수 있는 예비 공간이다. 익랑의 주추는 1단의 주추 위에, 또 다시 밑이 넓고 위가 좁은 마름모꼴의 석축을 사용했다. 주추가 이단으로 되어있는 익랑은 보기가 힘들다.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특이함을 보이는 것이 한벽루의 축조형태다.

한벽루는 익랑을 달고 있다. 익랑은 대문간에 덧내어 들인 방이다.
▲ 익랑 한벽루는 익랑을 달고 있다. 익랑은 대문간에 덧내어 들인 방이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익랑의 주추는 특이하다. 일단의 주추 위에 마름모꼴 주추를 더올렸다.
▲ 주추 익랑의 주추는 특이하다. 일단의 주추 위에 마름모꼴 주추를 더올렸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자연적 주초석 위에 서 있는 배부른 기둥

한벽루는 자연석으로 쌓은 기단 위에 자연석 주초를 놓았다. 그리고 그 위에 배가 부른 기둥을 세워 운치를 더했다. 누마루를 깐 정자는 정면 4칸, 축면 3칸이다. 멀리서보면 마치 하늘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밑의 기둥을 지나면서 마루를 올려다보면, 참으로 꼼꼼히도 지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다시 복원을 했다고 하지만 기존의 자재를 그대로 이용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벽루의 가치를 새삼 느낄 수가 있다. 하나의 전각이 제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중히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아름다운 정자가 한 번의 아픔을 당했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만일 홍수로 인해 무너지지만 않았다면, 지금보다도 더 아름다운 한벽루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자연석 주추 위에 배가 부른 기둥을 놓고 그 위에 마루를 놓았다
▲ 기둥 자연석 주추 위에 배가 부른 기둥을 놓고 그 위에 마루를 놓았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사방이 트인 아름다운 정자

한벽루는 모두 3단으로 보인다. 앞에서 바라보면 익랑이 2단으로 차이 있게 만들었으며, 본 정자는 조금 더 높게 난간이 설치가 되어있다. 돌계단을 올라 익랑을 들어서면, 조금 높아진 익랑의 마루가 있다. 그리고 한벽루의 마루는 익랑보다 한 계단 높게 만들어졌다.

한벽루에 올라 사방을 둘러본다. 밑으로 흐르는 물줄기의 도도함과, 저 멀리 보이는 산 능선들이 아름답다. 이러한 곳에 서 있는 한벽루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히 일경이라 할만하다. 밑으로는 새로운 다리 건설이 한창이다. 저 다리가 완공이 되면, 이곳의 또 다른 명물로 자리를 할 것 같다. 12월의 찬바람이 불어온다. 볼이 따갑다. 그러나 쉽사리 발길을 떼지 못하는 것은 이 아름다운 주변 경관 때문이다. 아마 우리 선조들도 이곳에 올라 이렇게 눈길을 딴 곳으로 돌리지 못했을 것이다.

돌계단을 올라 익랑을 들어서면 계단식으로 된 마루가 있다
▲ 익랑 돌계단을 올라 익랑을 들어서면 계단식으로 된 마루가 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익랑에서 본 정자로 오르는 마루는 또 다시 계단으로 되어있어 운치를 더한다
▲ 마루 익랑에서 본 정자로 오르는 마루는 또 다시 계단으로 되어있어 운치를 더한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한벽루에서 내려다 본 정경. 다리 공사가 한창이다. 저 멀리 보이는 능선이 아름답다.
▲ 한벽루에서 본 정경 한벽루에서 내려다 본 정경. 다리 공사가 한창이다. 저 멀리 보이는 능선이 아름답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봄에서 겨울까지 한벽루의 아름다움은 어느 계절에도 빠지지 않는다. 누안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인 한벽루. 예전 같으면 이곳에 올라 글 한자 남기든지, 아니면 거나하게 취하도록 술잔을 기울였을 것이다. 그런 풍취에 젖어 찬바람을 느끼지 못한다. 그것이 한벽루의 또 다른 흥취려니.


태그:#한벽루, #청풍, #제천, #보물, #고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