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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던 마야인들의 달력에 의하면 2012년 12월 21일에 세상이 끝난다. 26,000년의 주기가 끝나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호피족 인디언이나 티베트의 주술사들 그리고 고대의 전설들도 모두 인류의 마지막이 2012년이라고 전한다.

 

그때가 되면 은하계에 뚜렷한 변화가 생겨나고 지구의 자극과 전극이 바뀐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변화가 겹치면서 지구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 얘기가 사실이라면 종말까지 이제 기껏해야 3년이 남은 것이다. 지구상 어딘가에는 종말의 날이 오길 기다리며 "3년이나 남았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인류의 삶이 끝장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약간 다르게 해석해 보면 어떨까. 그러니까 2012년에 뭔가 커다란 변화가 생겨난다. 하지만 그 변화가 지구나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대변동의 형태는 아니다. 그보다는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바꿔버리는 그 정도의 충격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다.

 

갑자기 나타난 UFO에서 외계인들이 내려온다던지, 아니면 바닷속에 가라앉은 아틀란티스 대륙이 솟아오른다던지 하는 정도. 이것도 일반 사람들에게는 충격일 것이다.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2012년에 무슨 일이 생겨날까 하는 호기심을 갖고 있을 테니, 종말의 해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도 어찌보면 행운일지 모르겠다.

 

특별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주인공

 

윌리엄 글래드스톤의 <2012: 열두 명의 현자>는 제목처럼 2012년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날을 준비하는 12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1949년에 뉴욕에서 태어난 맥스 도프. 작품은 맥스 도프가 출생한 해부터 시작해서, 노인이 되어버린 2012년까지 따라가는 형식이다.

 

어린 시절부터 맥스 도프는 약간 독특한 아이였다. 언어능력이 뒤떨어져서 여섯 살이 되어서야 온전한 말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맥스의 인생은 술술 풀리는 듯했다. 모든 교과목에서 탁월한 성적을 올렸고 스포츠에도 재능이 있어서 야구부의 주장을 맡기도 한다. 잘생긴 얼굴을 가진 데다가 아버지의 성공으로 물질적인 풍요도 함께 누렸다.

 

맥스 도프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에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심한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실려가고 그곳에서 유체이탈을 경험하게 된다. 그 순간에 열두 개의 색상과 열두 개의 이름이 자신 앞에 나타난다. 하지만 그 중에서 맥스가 알고 있는 이름은 하나도 없다.

 

이때부터 맥스는 세계를 돌아다니는 삶을 시작한다. 스페인에 교환학생으로 가고 사회복지 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남미에도 한동안 머문다. 졸업 후에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서 이스터 섬과 스톤헨지, 아테네와 산토리니 섬에도 방문한다.

 

세계를 떠도는 생활 때문인지 맥스는 어린 시절의 강렬했던 그 경험을 거의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때 보았던 12개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그러던 어느날, 페루에서 그중 첫번째 이름을 가진 여성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유체이탈을 하고나서 8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때보았던 이름의 인물이 이제 한 명씩 나타나게 되는 걸까, 그렇다면 그 인물들과의 만남이 맥스를 어떤 운명으로 이끌까?

 

2012년에 생겨날 커다란 변화

 

수수께끼 같은 마야인들의 달력을 포함해서, 세계에는 고대의 미스터리들이 많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피라미드의 비밀, 너무 커다랗기 때문에 늦게 발견되었던 나스카의 문양들도 그런 미스터리에 속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집트 문명 이전에 초고대문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 문명의 장소가 바로 대서양에 떠있던 아틀란티스 대륙이라는 것이다. 아틀란티스가 가라앉으면서 남은 사람들 일부는 아프리카로, 일부는 남미로 건너갔다. 남미와 이집트에서 공통적으로 피라미드가 발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2년이 되면 이런 미스터리가 한꺼번에 풀리면서 사람들의 상식을 바꿔놓을까.

 

아니면 다른 쪽으로 사람들의 생각이 변할 수도 있다. 작품속에서 맥스는 무모한 과학기술과 육체적 안락,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다보니까 인간이 어떤 근본적인 요소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되는 전쟁과 자연파괴로 지구는 넝마로 변해가고 그 영향은 지구온난화와 환경의 문제로 인간에게 돌아온다.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인간뿐 아니라 지구도 포함된다.

 

2012년이 되면 어떤 변화를 계기로 모든 사람들이 각성할지도 모른다. 탐욕이나 물질만능주의의 역할이 줄어들고 살아있는 존재들이 적절하게 조화하는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모든 전쟁이 사라지고 행복한 시대가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동화같지만, '역사는 발전의 연속'이라는 말이 맞다면 그 변화는 긍정적인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2012년은 한 시대의 끝이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다.

덧붙이는 글 | <2012:열두 명의 현자> 윌리엄 글래드스톤 지음 / 이영래 옮김. 황소북스 펴냄.


2012 - 열두 명의 현자

윌리엄 글래드스톤 지음, 이영래 옮김, 황소북스(2009)


태그:#2012, #열두 명의 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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