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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엄마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는 어떨까? 두말하면 잔소리. 없어봐야 소중함을 알지요.

 

아내는 거의 2주째 밤 11~12시에 들어옵니다. 주말에도 출근합니다. 업무가 많아 어쩔 수 없다나요. 저도 들어온 원고 청탁이 밀려 스트레스인데 할 수 없이 살림은 제 몫(?)이 되었습니다. 그래 아이들이 부어 있습니다.

 

"엄마 얼굴도 못보고, 만날 그냥 자네. 엄마 싫어."

 

이렇게 볼멘소릴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다른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빠가 밥 차려 주고, 설거지 시키니까 귀찮다는 겁니다. 왜냐고요?

 

"누가 아빠보고 해 달래요. 제가 해 먹을 거예요."

 

엄마가 있을 땐 뚝딱뚝딱 저녁을 준비합니다. 아이들은 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신랑만 이거저거 도와 달라 성화(?)입니다. 아이들은 밥 차려 놓으면 앉아 먹기만 합니다. 하지만 아빠가 저녁을 준비할 때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냉장고에서 반찬 내라."

"엄마는 안 그러는데 아빠는 왜 저희들 시켜요."

 

"아빠는 엄마랑 달라. 너희도 이제 초등학교 4, 5학년이면 할 수 있잖아."

"피이~. 아빠는…."

 

이뿐 아닙니다. 아들은 식탁에 앉아서도 "먹을 게 없네", "계란 프라이 먹겠다"라며 딴청입니다. 준비할 때 말하면 어디 덧날까. 엄마 같으면 후다닥 해줍니다. 그러나 아빠는 "빨리 말하지, 그냥 먹어"라고 윽박지르기 일쑵니다. 아들도 지지 않습니다.

 

"누가 아빠보고 해 달래요. 제가 해 먹을 거예요."

 

본인이 해 먹겠다는데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설거지해야 할 아빠 입장에선 설거지 양이 늘어나 탈이지요. 어제는 소시지를 잘라 직접 볶아 먹더군요. 저와 딸애도 옆에서 덤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습관이 중요, 아이 때 해봐야 커서도 직접 한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식사 후 귀찮을 때 아이들에게 설거지를 시키기도 합니다. 이땐 적당한 핑계(?)를 대야 합니다.

 

"너 오늘 귀가 시간보다 늦게 왔으니 설거지는 네 몫이다."

 

이러면 입이 툭 튀어 나와도 군소리 없이 설거지를 합니다. 그렇지만 다짜고짜 "너 설거지해라"하면 "왜 제가 해야 해요"하고 달려(?) 듭니다.

 

어제 아들 녀석은 요리에 설거지까지 해야 했습니다. 옆에서 듣는데 시끄러워 죽겠더군요. 불만 표십니다. 엄마는 안 그러는데 아빠는 픽 하면 아이들 노동력 착취(?)한다는 겁니다. 아들 설거지 중 한 마디 합니다.

 

"아빠, 이 냄비는 기름이 잘 안 져요. 이건 그냥 둘래요."

"그건 아빠가 할게, 옆에 둬라. 우리 아들 설거지 하는 모습 너무 멋있다~."

 

요래야 다음에도 시킬 수 있습니다. 녀석들은 엄마가 있을 때는 까딱 안하는데 엄마가 없을 때는 이것저것 시키니 불만 많습니다. 아내도 그렇습니다. 왜 아이들 시키냐는 거죠.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것저것 해봐야 어른이 되어서도 집안일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습관이 중요하니까요. 요즘 많다는 '마마보이'의 양산은 너무 일을 안 시켜 나오는 거라 여깁니다. 그렇지 않나요?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집안일, #설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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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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