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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에 골프장을 짓는 게 좋을까요, 나쁠까요? 오늘은 그동안 <부평신문>에 실렸던 계양산 골프장 건설과 관련된 기사들을 읽고 계양산에 골프장을 건설하면 어떤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지, 골프장을 건설하지 않으면 어떤 점이 좋고 나쁜지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찬반 토론을 진행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지난 11월 11일 오전 10시 50분 3교시 시간. <부평신문>으로 1년 가까이 NIE(신문 활용 수업)를 진행하고 있는 인천 산곡남초등학교(교장 이광정) 4학년 4반 정인숙 담임교사는 학생들에게 신문 활용 수업으로 최근 지역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계양산 골프장 건설'과 관련한 찬반 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정 교사는 이날 토론에 앞서 학생들에게 미리 2007년 9월 <부평신문>에 실렸던 계양산 골프장 건설과 관련한 기획연재 기사를 나눠주고, 학생들이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거나 부모의 의견도 들어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오도록 했다.

 

정 교사는 먼저 학생들에게 5분의 시간을 주고 '계양산에 골프장을 건설했을 때의 장점과 단점, 계양산의 자연을 그대로 보존했을 때의 장점과 단점, 나의 생각'을 적을 수 있는 NIE 유인물을 나눠주고 장점과 단점을 적도록 했다.

 

학생들은 계양산에 골프장을 건설했을 때 장점으로 '골프를 치러 멀리 안가도 된다',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땅값이 오른다', '테마파크 건설로 사람들이 편해진다'는 의견을 많이 냈다. 아울러 '건설회사가 돈을 잘 번다', '지방세가 많이 확보된다', '롯데의 주가가 오른다', '마을 홍보가 잘된다'는 등의 기타 의견을 냈다.

 

계양산에 골프장을 건설했을 때 단점으로는 '비용이 많이 든다', '생태계가 파괴된다', '지구온난화가 더 악화된다', '멸종위기의 동·식물이 죽는다', '계양산에 등산을 할 수가 없다'는 의견을 많이 냈으며, '동·식물의 보금자리를 뺏는다', '풀에 농약이 뿌려져 죽는다' 등의 기타 의견을 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계양산의 자연을 그대로 보존했을 때의 장점과 단점은 건설했을 때의 장점과 단점을 서로 바꿔 적어 놓았다.

 

정 교사는 학생들이 장점과 단점을 다 적자, 4~5명씩 모둠을 지어 서로의 의견을 토의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했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토의를 한 학생들은 다음으로 찬성이냐 반대냐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종이에 적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사나 인터넷에서 정보 찾기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계양산에 골프장을 만드느냐, 아니냐? 뿐만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유역에 개발을 하느냐, 그만 두느냐 등의 의견 대립도 있는데, 이 문제도 함께 생각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적도록 하세요. 개발은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줄 수도 있고 환경을 파괴해 사람을 불행하게 할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해 보세요. 기사의 내용뿐 아니라 텔레비전을 통해 본 것 등을 생각하며 종합적으로 판단했으면 합니다"

 

학생들이 의견을 다 적은 후 정 교사는 찬성과 반대팀으로 나눠 토론을 하도록 했다. 찬성 5명, 반대 24명으로 나뉘었다.

 

"자 이제 각자의 의견을 손을 들고 발표하세요. 의견을 이야기 했을 때 반대쪽에서 의견이 있으면 손을 들고 바로 발표하세요. 토론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니까 말도 안 되는 말로 설득하려 하면 안 되겠죠"

 

숫자적으로 크게 불리한 찬성팀부터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계양산에 골프장을 짓게 되면 큰 도로도 낼 테고 그러면 산에 오고 가는 사람들이 도로를 통해 편하게 다닐 수 있고 그 사람들이 주변 가게에서 무언가를 사먹을 테니 지역주민들이 돈을 벌게 됩니다. 그러면 그 물건들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이익을 얻게 되고 롯데건설에 투자한 사람들도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연이 파괴될 수도 있겠지만 테마파크가 건설되니 사람들이 등산을 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저는 반대합니다. 이미 인천에는 다른 곳에도 골프장이 많이 있고 계양산에 골프장이 건설되면 멸종위기의 동·식물과 반딧불을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공기가 나빠지고 멸종위기의 동물도 사라질 것입니다.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양산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안 됩니다"

 

"반딧불이가 사라지는 것은 맞지만, 계양산이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무의 3분의 2는 남아있기 때문에 자연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멸종위기의 동·식물들은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그 곳에 집을 지어주고 거기서 살게 하면 됩니다"

 

"멸종위기 동·식물들을 집에다 가둬놓고 지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오래 살 수가 없습니다. 멸종위기 동·식물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줘야 합니다"

 

"인천에는 보전되고 있는 다른 산도 많습니다. 동·식물들은 다른 산으로 옮겨주면 됩니다"

 

"다른 산으로 옮겨가다 죽을 수도 있습니다. 계양산을 오르는 많은 사람들은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고, 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되살릴 수가 없기 때문에 골프장을 지으면 안 됩니다"

 

"이미 환경이 많이 오염됐기 때문에 지어도 됩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에서는 숫자로 불리한 찬성팀 학생들의 목소리가 더 컸다. 자기주장과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학생들이 찬성의견으로 많이 갔기 때문인 것으로 정 교사는 파악했다.

 

정 교사는 찬반토론이 끝나자 학생들에게 다시 찬반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토론 과정에서 설득을 당하고 자신의 의견을 바꾼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 토론에서는 아무도 설득을 못했네요. 숫자도 많았고 신문에 반대 의견도 많았는데 어째 반대 의견을 말한 학생들이 너무 조용했던 것 같아요. 그럼 우리의 토론이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는 <부평신문> 지면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합시다"

 

수업을 마친 정 교사는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의 이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했다"며 "골프장이 건설되면 이것이 100년 이상 가니까 학생들이나 후대들에게 영향이 가기 때문에 멀리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신문으로 토론을 하면 자신이 경험하는 실제의 이야기를 가지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사회적응력을 키우고 사회의 움직임을 익히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가한 김한결 학생은 "어른들이 골프를 가까운 데서 칠 수 있는 등 더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아 찬성을 주장했다"며 "신문으로 수업을 많이 받아봤지만 하면 할수록 재밌는 것 같고 새로운 지식을 많이 얻어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예진 학생은 "전학 와서 처음으로 신문으로 토론 수업을 해봤는데 앞으로 더 많이 해보고 싶다"며 "<부평신문>은 동네의 새로운 소식들을 알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계양산, #골프장, #NIE, #부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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