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북 고창 문수사 입구.
 전북 고창 문수사 입구.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고즈넉하다'

전북 고창 청량산 문수사 일주문 뒤로 펼쳐진 숲과 길을 보고 들었던 느낌입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내도 그랬나 봅니다.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결혼 12년만에 아내와 단둘이 시도한 고창 여행은 저희 부부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었습니다. 관광안내소 도우미 안내로 우연히 문수사를 들렸는데 횡재한 것입니다.

주차장 옆 일주문에서부터 600여m 되는 길을 산책 삼아 걸어가는 길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멋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그 멋은 아름다움을 뽐내는 도도함이 아니라 수줍은 듯 겸손한 아름다움이더군요.

일주문에서부터 문수사까지 이어지는 '은사리 단풍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463호로 지정되어 있더군요. 더군다나 한적해 참 좋더군요.

고즈넉한 산책길.
 고즈넉한 산책길.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자연의 정취에 빠진 아내.
 자연의 정취에 빠진 아내.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파스텔 톤 단풍이라 겸손한 단풍이란 느낌이 들더군요.
 파스텔 톤 단풍이라 겸손한 단풍이란 느낌이 들더군요.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고창 은사리 단풍나무 숲, 인연이나 봅니다!

은사리 단풍나무 숲에는 수령이 100~400년으로 추정되는 단풍나무 등 5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습니다. 나무 높이만 10~50m가 넘고, 둘레도 2~3m에 달하는 위용을 자랑하더군요. 그런데 절집 입구에서 아내가 놀라운 소리를 하더군요.

"여보, 저 여기 와 봤어요."
"언제?"

"꿈속에서요. 당신 이 말뜻 알죠? 아! 꿈에서 본 곳을 와 보다니…."
"좋겠다. 꿈속에서 본 곳을 현실에서 만나다니…"

아무래도 이곳은 저희 부부와 인연이 있는 곳이나 봅니다. 가지가 부러질 듯 감나무에는 농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그 자태가 단풍 속에서 빛나더군요.

매달린 감도 그저 단풍일 뿐이었습니다.
 매달린 감도 그저 단풍일 뿐이었습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낙엽은 올 가을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일 것 같습니다.
 낙엽은 올 가을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일 것 같습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아내가 꿈 속에서 보았다는 문수사 풍경.
 아내가 꿈 속에서 보았다는 문수사 풍경.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어느 곳을 파 보아라!", 문수전 석불

문수사는 신라 고승 자장 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한 후 우연히 지나다가 자신이 수행하던 중국 청량산과 흡사한 문수산 굴 속에서 며칠간 기도했던 곳이라 합니다. 기도 끝에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이곳에 절을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문수사 문수전은 지혜 상징인 문수보살을 모신 곳입니다. 건물 내에 모신 석불은 자장 율사가 문수사 위쪽의 자장굴에서 기도할 때 "어느 곳을 파 보아라!"는 소리를 듣고 찾아냈다 합니다. 문수전은 이 석불을 모시기 위해 지었다더군요.

문수전 뒤로 펼쳐진 단풍도 장관이었습니다. 감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감이 마치 폭죽이 터지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이렇게 문수사는 저희 부부의 가슴 속을 파고들었습니다. 아내의 한 마디가 마음 흐뭇합니다.

"여보, 당신 덕에 아무래도 올 겨울은 거뜬히 보낼 것 같아요!"

에고에고~, 약발이 10년은 가야 하는데 1년밖에 안 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전북 고창 문수사.
 전북 고창 문수사.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문수전 석불.
 문수전 석불.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폭죽처럼 떨어질 듯 감과 단풍.
 폭죽처럼 떨어질 듯 감과 단풍.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고창 문수사, #단풍, #부부 여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