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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총선 성격으로 치러진 10.28 국회의원 보궐선거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출마한 민주당 정범구(55) 후보가 당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들과 함께 승리의 ‘V’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미니총선 성격으로 치러진 10.28 국회의원 보궐선거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출마한 민주당 정범구(55) 후보가 당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들과 함께 승리의 ‘V’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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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사수'의 열망이 '민심이반'을 압도한 한판 승부였다.

미니총선 성격으로 치러진 10.28 국회의원 보궐선거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민주당 정범구(55) 후보가 당선됐다.

정 후보는 유효투표 수 7만4925표 중 3만1232표를 얻어 41.94%의 득표율을 기록, 2만2077표로 29.64%를 얻은 한나라당 경대수(51) 후보를 9155표차로 따돌리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당 공천에 불만을 품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경회(57) 후보는 1만4977표(20.11%)를 얻어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으며, 자유선진당 정원헌(57) 후보 3249표(4.36%), 민주노동당 박기수(49) 후보 2379표(3.19%), 자유평화당 이태희 후보 552표(0.74%)를 각각 득표했다.

민주당은 김종률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민주당 정 후보가 당선되면서 뒤숭숭했던 분위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또한 이번 승리로 충북이 민주당의 텃밭이 됐음을 재확인시켰다.

세종시 축소에 등 돌린 충청민심

민주당 정범구 당선인이 지지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민주당 정범구 당선인이 지지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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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지난 4.9 총선에서 충북의 8석 중 단 1석을 얻는 데 그친 패배를 설욕하겠다며 이번 선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선거기간 중 정몽준 당 대표가 이 지역을 7차례나 방문하는 등 정성을 쏟았지만 그때의 악몽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한나라당의 보궐선거 패배는 '세종시 축소가 혁신도시 건설에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표심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세종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원안 추진이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지역 정가에선 수도권 규제완화와 4대강 정비사업, 쌀값 폭락,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행정구역 개편 등 민심이반이란 악재가 한나라당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충청의 민심이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정부와 여당의 '세종시 축소' 방침이 힘을 잃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조차 '원안에다 필요하다면 플러스 α(알파)'라고 밝혀 '축소 불가'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이번에 치러진 보궐선거가 단순히 국회의원 몇 사람을 뽑는 의미를 뛰어넘어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2012년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거라고 진단한다.

이 지역 보궐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한나라당 소속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지방선거가 코밑으로 다가와 드러내 놓고 대립각을 세우자니 공천 탈락이 염려되고, 가만있자니 민심이 돌아서는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역학 구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동안 치러진 대선에서 드러났듯이 캐스팅보드 역할을 해왔던 충청의 민심을 잡지 않고서는 청와대에 입성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후보들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세종시와 관련해 '원안 추진'이란 방침을 밝혀 박 전 대표와 괘를 함께하고 있다. 이는 '충청도민에게 밉보이지 않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정가는 해석하고 있다.

정범구 "약속을 이행하는 것으로 은혜에 보답하겠다"

승리의 V자를 들어보이고 있는 민주당 정범구 당선인
 승리의 V자를 들어보이고 있는 민주당 정범구 당선인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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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4군의 대변자로 뽑아주신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군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군민께 드린 약속을 하나하나 이행하는 것으로 그 크신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정범구 후보의 국회의원 당선 소감이다.

정 당선자는 "선거운동기간 동안 지역의 많은 주민을 만나 마음속 깊은 목소리를 들었다"며 "'농촌 사람들,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아냐?'는 질책과 농촌의 현실을 보면서 어깨가 무겁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밝혔다.

정 당선자는 "많은 분들이 '살기가 어렵다'고, '정부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부자는 세금을 깎아주고 서민의 허리를 휘게 한다'고 분노했다"고 전했다. 또한 "'수도권 규제 철폐로 충청지역 발전을 가로막는다', '행복도시 건설 약속을 손바닥 뒤집 듯하고 쌀값폭락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고 걱정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열거했다.

그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모두 공감한다"며 "공약으로 제시했던 쌀값 안정, 기초노령연금 인상 등 어르신 복지 향상, 중소상인과 재래시장 상인들의 상권을 지키기 위한 대형마트 입점 제한, 행복도시와 혁신도시의 원안 건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작은 목소리를 소중하게 귀담아듣고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 되겠다"며 "군민들과 함께 중부4군의 발전을 앞당기면서 희망의 정치를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범구 당선자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경희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독일 마부르스필립스대학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6대 국회의원과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을 역임했으며 현재 민주당 대외협력위원장, 민주당 쌀값폭락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음성·진천혁신도시추진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정 당선자의 주요 공약은 ▲혁신도시·행복도시 원안 추진 ▲인도적 대북 쌀 지원 연간 40만톤 재개 및 공공비축미 58만톤으로 확대 ▲기초노령연금 지급대상 및 틀니 무상지원 대상 확대 ▲충청고속도로 조기 건설 ▲수도권연계 중부권 순환전철망 구축 등이다.

지지자를 바라보며 감사의 박수를 치고 있는 민주당 정범구 당선인
 지지자를 바라보며 감사의 박수를 치고 있는 민주당 정범구 당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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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충북 보궐선거, #정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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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이 세 아이가 학벌과 시험성적으로 평가받는 국가가 아닌 인격으로 존중받는 나라에서 살게 하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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