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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재개발사업 조합설립 추진위 승인에 동요하지 말라는 재개발 반대측 현수막
 주택재개발사업 조합설립 추진위 승인에 동요하지 말라는 재개발 반대측 현수막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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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인천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곳저곳에 '인천시의 재개발-뉴타운사업을 반대한다'는 현수막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가정동-석남동-가좌동-간석동-도화동-부개동 등등 갈 곳없는 주민들이 인천시가 동시다발적으로 무리하게 벌이고 있는 개발사업에 아우성치지만, 시는 최소한의 주민요구에도 묵묵부답이고 펄럭이는 현수막의 빛깔만 바래가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의사와 무관한 '주거환경개선-도시환경정비-주택재개발'이란 이름으로 벌이는 인천시의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무려 212개에 이르고, 대부분 세입자-원주민들의 삶터를 완전히 빼앗는 전면개발 방식을 택하고 있어 주민갈등과 분란만 가중시켜 왔습니다.

* 인천광역시 재개발 재건축 http://renewal.incheon.go.kr/

또한 막무가내식 재개발-재건축-뉴타운 개발로는 나날이 치솟는 집값 걱정에 여념없는 서민들의 주거문제를 전혀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갯벌을 메우고 논을 파헤쳐 곳곳에 대규모 택지개발을 벌였는데도 말입니다.

결국 '전세대란'을 겪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처럼 인천에서도 전셋집 구하기가 별 따기고, 웬만한 아파트 전세값은 1억 원을 훌쩍넘은 상태입니다. 그나마 중소형 다세대주택과 빌라 등이 돈 없는 서민과 노동자들의 주거문제를 도맡아 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말많은 재개발조합 설립은 주민동의 없이는 불가능!

계산역 북측 중소형 다세대주택들은 서민-노동자들의 보금자리다.
 계산역 북측 중소형 다세대주택들은 서민-노동자들의 보금자리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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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다세대주택과 빌라 등이 몰려있는 동네마다 재개발-재건축을 하겠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뜩이나 경제위기로 살기 어렵다 하고 집세 걱정으로 바람 잘날없는 서민-세입자들의 보금자리마저 주택재개발사업을 벌이겠다 합니다. 정비기간시설이 열악하고 노후 불량 건축물이 밀집되었다고 말입니다.

일례로 7개 지역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인천 계양구 계산동 2곳에서는, 지난 5월경부터 '재개발을 추진한다' '재개발사업 추진위 선거를 한다'는 현수막과 대자보가 주택가 골목마다 내걸렸습니다.

그리고 주택재개발을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이 다수 반대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를 진행해 이런저런 말이 많았습니다. 계양문화회관동측구역에 대한 주택재개발 사업추진 과정에서도 주민들의 갈등만 깊어가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주택재개발 조합설립추진위가 승인받았다'고 좋아라하고, 다른 한편에선 '주민들은 동요하지 마세요'라는 현수막을 나란히 걸어놓았습니다.

참고로 재개발추진위원회의 승인신청은 위원장을 포함한 5인 이상 위원과 토지 등 소유자 1/2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후 재개발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토지 등 소유자 3/4이상 및 토지면적 1/2이상 토지 소유자 동의가 필요해 주민들이 반대할 경우 재개발사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재개발을 추진하는 주민들이 조합설립추진위를 만들었다.
 재개발을 추진하는 주민들이 조합설립추진위를 만들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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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계산동 주택재개발지역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물었더니, 자신들은 집을 가지고 있어도 재개발을 원치 않는다고 합니다. 인천의 진산이라는 계양산이 뒤에 자리하고 있고, 주택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계산동 일대는 그리 살기 열악한 주거환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도 노후되고 낡은 주택들을 꾸미고 보수해 살기 좋게 만들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난데없는 주택재개발이라니, 재개발이 뭐기에 조용하던 마을 사람들을 뒤죽박죽 만드는건지 모르겠다 합니다.

용산의 비극을 자초한 서울시와 똑닮은 인천시의 재개발 재건축으로, 계산동에 지금 살고 있는 서민들, 세입자들도 집을 빼앗긴 채 철거민으로 거리로 내몰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원주민과 세입자를 내쫓는 재개발 재건축의 폐해를 주민들이 안다면..
 원주민과 세입자를 내쫓는 재개발 재건축의 폐해를 주민들이 안다면..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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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재개발사업이 마을과 주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주택재개발사업이 마을과 주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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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주택재개발, #계산동, #인천시, #재개발, #재개발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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