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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국내 인터넷쇼핑 시장전망 및 분석' 보고서에서 국내 인터넷 쇼핑 시장 매출액이 2010년에는 약 19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수치는 백화점의 매출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며 인터넷쇼핑이 일상 소비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근에는 대형 쇼핑몰, 시장, 마트에서 눈으로 직접 보고 구입하던 일반 농산물이나 유기농, 유가공 제품들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멜라민 파동, 미국산 쇠고기 파동, 유전자 재조합식품(GMO)'에 이르기까지 우리네 식탁은 먹을거리로부터 끊임없이 위협 받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 먹을거리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물건을 직접 보고 고르지 못하기 때문에 그 불안감은 더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식품에 대해 불안해하면서도, 인터넷 쇼핑의 편리성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온라인 식품 구매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어떤 정보를 확인하고 사면 좋은지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식품의 안전성, 우수성 등에 대한 신뢰성을 보장하고, 식품 구매시 소비자에게 선택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식품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식품 인증제도가 너무 다양하고, 인증제, 인증마크 등에 대한 소비자 대상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다.

마크, 네가 밉다!

"인터넷으로 아기가 먹을 유기농 이유식, 선식 등을 구매하곤 하는데,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제품 정보를 신뢰할 수도 없고, 직접 보고 고르지 못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요! 하지만 맞벌이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인터넷 구매를 이용하게 되네요. 유기농이나 HACCP 등의 인증마크는 들어보긴 했지만 정확한 뜻은 잘 모르는데, 알고 싶어요."

서초구에 사는 32세 이OO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HACCP는 식품의 원재료부터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모든 위해요소를 규명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관리하여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생관리 체계로서 1998년부터 정부가 10년 이상 중점적으로 시행해 온 인증제도이다. 그러나 2008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HACCP 마크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는 18.1%에 그치고 있으며 HACCP를 관리하는 부처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농림수산식품부의 이원적 관리가 이루어지면서 HACCP의 적극적인 홍보마저 부족해진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식품 관련 법령은 시행규칙, 시행령, 고시 및 예규를 포함 200여 항목 이상이며,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정청, 보건복지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공정거래위원회, 산림청, 중소기업청 등에서 다원적으로 운영, 관리하고 있다.
*농정연구센터 2009년 5월 22일 월간세미나 내용 인용

이렇게 식품관리가 다원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식품인증제도는 한 제도에 2개 이상의 관리부서가 존재하기도 하여 인증마크의 성격 및 내용도 상당 부분 겹치거나 그 내용이 모순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최근 정부 부처에서 시행 중인 각종 식품인증제도는 담당부처와 관련법 체계가 달라 전문성과 통일성 체계성을 갖지 못하여 관련 문제 발생 시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지방정부에서 지역 내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마크를 경쟁적으로 양산하여, 소비자의 혼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성격, 내용이 혼재되어 운영되는 식품 관련 마크들
 성격, 내용이 혼재되어 운영되는 식품 관련 마크들
ⓒ 서울YW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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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대안을 말해봐!

그렇다면 지금의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걸까?

우리는 일본의 식품인증 통합마크 JAS( Japanese Agricultural Standard : 일본농림규격)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JAS는 일본에서 1950년도에 제정된 '농림물자의 규격화 및 품질표시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소비자들이 누구나 JAS인증마크를 한 눈에 알아보고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마크를 일원화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일본의 식품 관련 통합인증마크
 일본의 식품 관련 통합인증마크
ⓒ 서울YW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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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JAS인증제도와 시사점> 농업진흥청 유기농업과 정만철 2008.11.27

일본의 모든 농산품은 JAS 규격에 의해서만 관리되기 때문에 온라인 소비자이건 오프라인 소비자이건 이 마크만 확인하면 식품 구입에 있어서 믿을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밥상이 살아있는 소리 카~스(KAS)!

서울YWCA 대학생 소비자기자단 Yes&H팀은 향후 정부의 인증제도에 대한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농업진흥청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같이 모든 인증제도를 통합해서 관리하는 가칭 KAS(Korea Agricultural Standard : 한국농림규격, 이하 KAS)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각 부처가 부처의 이해관계에 따른 탁상공론만을 펼치고 있어 KAS가 도입되기 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안타까운 소식 역시 들을 수 있었다.

식품 안전 인증제도가 우리나라처럼 여러 부처에 의해 나뉘어 관리되든, 일본과 같이 통폐합하여 일원화 관리되든,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식품 인증제도의 신뢰도가 지켜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식품 인증제도의 운영주체인 정부가 부처간의 이기주의보다 부처간의 효율적 통폐합을 통해 혼재되어 있는 법,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YWCA 대학생 소비자기자단 Y-conporter Yes&H팀

구자성 기자(psiloveyu@nate.com)
김소형 기자(hoishadow87@naver.com)
문영옥 기자(moonyo89@gmail.com)
양희숙 기자(noblecindy@naver.com)

*서울YWCA는 다양한 온라인 소비자문제에 대해 기사를 발행하는 대학생 소비자기자단(Y-Conporte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태그:#식품, #온라인구매, #전자상거래, #인증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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