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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 : 구영식 김영균 안홍기 기자
▲ 사진 : 남소연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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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신-최종 : 23일 새벽 0시 45분]

"정 후보자, 삼성화재 비공개 자문위원이었다"... "기억 안 난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과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 등으로부터 '스폰'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정운찬 후보자가 삼성화재의 비공개 자문위원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23일 새벽까지 진행된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믿을 만한 곳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고 말한 뒤, "정 후보자가 2000년 이후 삼성화재 비공개 자문위원을 지냈다"며 "삼성에 비판적인 학자들을 자문위원으로 끌어들여 삼성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비공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데 자문활동을 하기 어려우니까 강연이라고 해야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삼성사장단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 "그와 비슷한 제안을 받은 기억이 있긴 하지만 제가 제안을 받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그동안 대기업, 정치인, 고위관료 등과 거리를 두려고 했다"며 "이는 객관적 사고를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낮은 곳을 보듬고 흩어진 민심을 모으겠다"

끝으로 정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에 앞서 청문회 기간에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들과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 발표했다.

"군대 안 간 것 부끄럽게 생각하지만 적법하게 병역 면제 받았고, 기피할 의도는 없었다. 예스24 고문 겸직은 국가공무원법 위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득신고하고 세금 납부하겠다. 종합소득세 탈루 의혹과 관련해 누락된 소득 자신신고하고 수정신고해서 세금 납부했다. 금융자산 증가는 예금이 증가한 것이다.

Y회장 관련해서는 대가나 직무관련성이 없다. 단순한 용돈의 성격이었지만 경솔했다. 아내와 관련된 사항 중에 포천에 살 목적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했으나 주민등록법상 잘못한 점이 있어 사과드린다. 아내 그림 판매와 관련 그림은 원천징수돼 위법은 없지만 종합소득세 신고를 못한 것은 잘못이다. 미신고된 부분은 조치하겠다."

정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에서 "때로는 세상 물정이 어두워서 좀 더 사려깊게 판단을 못해서 크고 작은 흠집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정 후보자는 "물이 반쯤 찬 잔을 보고 반밖에 안 된다고 손가락질 하던 처지에서 반이나 남았다고 북돋워야 할 처지로 바뀌었다"며 "서민이 따듯하고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정 후보자는 "작은 소리도 크게 듣고, 낮은 곳을 보듬고 흩어진 민심을 모으겠다"며 "대통령께 말씀 드릴 것은 분명히 말씀 드리고 국민에게 요구할 것도 분명히 요구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차수까지 변경하며 23일 새벽 0시 45분까지 열렸다. 15시간여에 가까운 긴 시간이었다. 정 후보자는 "입학시험보다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5신 : 22일 밤 10시 20분]

"FTA가 만병통치약 아니다... 투자자-국자 제소제 등 경계해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미FTA에는 전반적으로는 찬성하면서도 "FTA체결과 비준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밤 인사청문회 질의에서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한국이 FTA의 중심축으로 발전하는 것에 대한 총리의 생각은 무엇이냐"는 질의를 받고, 정 후보자는 "경제학자로선 FTA에 대해 찬성이고, 긍정적이다"라면서도 "FTA를, 한국을 먹여살리는 것으로,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쌀은 FTA의 예외 품목으로 한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물품은 한국 내 생산품으로 인정받도록 한다 ▲강대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투자자-국가 제소제도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 등 자신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한미FTA 체결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동시다발적 FTA 체결에 대해 "FTA 체결로 경제적 문제만 아니라 우리의 법률과 제도를 많이 바꿔야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수사기록 비공개에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

용산참사 해결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정운찬 후보자가 국정원·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잘못이 있다면 고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정 후보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 실상을 파악해서 고쳐야 할 것 같다"며 국정원이 박원순 변호사의 '사찰 의혹' 주장에 소송을 건 것에도 "실상을 파악해서 일이 잘못됐다면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정 후보자는 용산참사와 관련된 검찰수사 기록 공개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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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으로부터 "수사기록을 공개하라"는 요청을 받자 "제 스탭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정 후보자는 "나도 밖에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양쪽 얘기를 다 들어서 최종적인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정희 의원은 "용산참사 유족을 만나겠다고 해서 고맙다"고 인사한 뒤, "유족의 바람은 추석 전에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며 "용산참사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사기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이 "당연히 배상과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자, 정 후보자는 "일반 상식선에서는 이 의원의 얘기가 지당하지만, 현재 이것은 수사 또는 재판 중이어서 이 자리에서 의견을 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 후보자는 "아까 (유족인) 권씨를 보고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며 "총리로 임명된다면 확실하게 유족들 만나는 것은 약속드리고 주문하는 것도 경청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한편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는 정 후보자가 총리 임명 이후에 용산참사 유가족을 우선적으로 만나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 "범대위와 일체의 협상이나 대화조차 거부했던 정부 태도에 비춰볼 때, 일단 전향적인 태도"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범국민대책위는 "정 후보자가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이 용산 참사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한, 용산을 방문해서 유가족을 위로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닌가"라며 "오늘의 발언이 현실성을 갖기 위해서는 우선 용산 참사에 대한 정 후보자의 인식이 크게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국민대책위는 정부의 사과, 주거권 보장, 책임차 처벌 등을 거듭 요구하면서 "말이 아니라 행동, 생색이 아니라 진정성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금산분리 완화, 잠재적 피해도 많아"

또한 정 후보자는 "금산분리 완화의 장점도 있지만 잠재적인 피해도 많다"며 거듭 금산분리 완화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정 후보자는 병역면제 장인 영향력 의혹에는 "처가에서 결혼을 완강히 반대했기 때문에 저를 돌아줄 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4신 : 22일 오후 6시 20분]

"이명박 정부에서 허수아비는 되지 않겠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는 순간 한국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금산분리를 지켜야 한다는 견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금산분리는 상당부분 무력화됐다.

이와 관련, 강운태 민주당 의원은 "현 정부가 재벌에게 은행도 주고 TV방송 소유도 가능하게 하려고 하는데 이것이 온당하냐"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자는 "미디어법은 헌재에 계류중이기 때문에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며 "금산분리 관련해서는 너무 강한 표현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금산분리 완화에 부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이미 법이 4%에서 9%로 됐으니…"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강 의원은 "그러면 소신이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고, 정 후보자는 "제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원님 저를 너무 약하게 보지 마십시오"

또한 정 후보자는 출자총액제(출총제) 폐지와 관련 "출총제는 있으나마나 한 법"이라고 규정했다. 출총제 폐지에 손을 들어주는 태도다.

강운태 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강운태 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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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강 의원이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을 막을 유일한 방안이 출총제였는데 '비즈니스 프렌들리' 첫 작품으로 출총제가 폐지됐다"며 "IMF 전 10대 그룹의 자산이 GDP 대비 59%였다가 작년말 79%로 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보류인 출총제 폐지가 온당한지 소신을 밝히라"라고 압박했다.

강 의원이 "국민들은 그나마 저 분이 교수 출신으로 소신을 갖고 이명박 정부에 들어가서 잘못된 점을 잡아주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정 후보자의 답변을 촉구했다.

그러자 정 후보자는 "의원님, 저를 너무 약하게 보지 말라, 저도 소신이 있어서 소신을 살리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화장한다고 본래 얼굴이 바뀌지 않듯 이명박 정부가 진짜 친서민 중도실용을 하려면 최소한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며 "성형 수술을 해야 할 분이 정 후보자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충고했다.

이어 강 의원은 "적어도 이명박 정부가 서민 정부라면 최소한 네 가지, 첫째 부자감세 철회, 두번째 재벌에 TV·은행 주고 문어발식 확장 허용하는 것 없애야 하고, 셋째는 내년 엄청난 확대 예산을 고쳐야 하고, 네번째 서민용 공공임대 주택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후보자는 "제가 정부 들어가서 그냥 허수아비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의자 돌려 용산참사 유족 바라보며 발언 경청

앞서 정 후보자는 "화염병이 용산참사 원인"이라는 발언과 관련 "여러 가지 원인 중 한 부분을 말한 것"이라며 "총리가 되면 유족들 만나서 위로하고 실상을 살펴볼 생각"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이에 유족인 권명숙씨는 "얼마 전 한승수 총리가 (검찰 수사기록) 3000쪽을 사생활 문제로 공개하지 못한다고 했다"며 "공권력으로 무고한 시민 6명이 죽었는데 수사가 우선이냐, 진압한 분들의 사생활이 우선이냐"고 따졌다.

권씨는 "아이들과 함께 가정으로 편안히 돌아갈 수 있도록 추석 전에 장례를 치르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권씨가 발언하는 동안 정 후보자는 의자를 돌려 권씨를 바라보며 그의 발언을 경청했다.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은 "아주 예의 바르다"고 추켜올렸다.

"국정원·군 등이 국민 기본권 침해해서는 안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박원순 변호사 등이 제기한 국정원 사찰 의혹와 관련 "물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도 사찰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국민의 기본권은 어떤 경우에도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박원순 변호사를 상대로 한 법무부 소송이 잘못됐다고 한마디 해라"는 백원우 민주당 의원의 주문에 "제가 실상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 후보자는 기여입학제와 관련 "시기상조"라면서도 "국립대는 절대 안 되고 사립대는 앞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 후보자는 정부의 정책홍보와 관련 "정부가 뭘 하는지 잘 안 알려져 있는데 정책을 많이 홍보해야 한다"며 "정부가 중도 실용 서민 정책을 쓰고 있는 것을 세상에 널리 알리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어머니는 미국 유학 중 딱 한 번 편지를 하셨는데, '가마 타는 상황이 되면 자네보다 가마꾼의 처지를 더 생각하게'라는 대목이 있다"며 "기회를 준다면 어머니의 말씀을 명심하고 가마꾼의 처지에서 나라를 움직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3신 : 22일 오후 4시 35분]

"총리로 임명되면 가장 먼저 용산참사 유가족들 만나겠다"

22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용산참사 유족 권명숙씨가 답변내용을 들으며 눈가를 만지고 있다. 정 후보자는 "총리로 임명되면 가장 먼저 용산참사 유가족을 만나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22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용산참사 유족 권명숙씨가 답변내용을 들으며 눈가를 만지고 있다. 정 후보자는 "총리로 임명되면 가장 먼저 용산참사 유가족을 만나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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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총리로 임명되면 가장 먼저 용산참사 유가족을 만나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해 주목된다.

정 후보자는 이날 유가족인 권명숙씨의 사연을 듣고 "원인이야 무엇이든 돌아가신 분들의 장례를 8개월간 치르지 못한 것은 너무 안타깝다"며 "총리로 임명되면 다른 것보다 우선해서 유족들을 한번 만나 현실을 파악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자는 "총리에 임명되기 전에도 전향적인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주제 넘는 것 같아 못했다"며 "총리에 임명되면 용산참사 문제를 전향적으로 처리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앞서 권씨는 "생존권, 주거권을 외치다가 무고하게 6명이 희생됐다"며 "(가진 것은) 없었지만 행복하게 살았는데 지금 영안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8개월을 지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권씨는 "아이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데 옆에 있는 수퍼에도 못 간다"며 "심지어 경찰들이 유가족을 한 점, 두 점이라고 표현하면서 우리 생활을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예스24 대표 불출석... "불출석 동기 조사해 고발 여부 결정"

이날 오후에 계속된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는 핵심증인의 불출석을 두고 민주당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김동녕 예스24 대표는 베트남행을 이유로 22일 오전에야 불출석을 통보했다. 김 대표는 정 후보자의 서울대 상대 경제학과 1년 선배다. 인터넷서점인 예스24는 정 후보자가 2007년과 2008년 고문으로 있으면서 수천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던 곳이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김 대표는 정 후보자의 국가공무원법 위반 여부를 밝혀줄 핵심 증인이었다"며 "지난 14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내일 입국하는데 명백한 도망 의혹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방해하고자 고의로 출석하지 않은 증인에게는 심각한 법적 검토가 있어야 한다"며 "후보자와의 공모 여부도 판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의화 인사청문위원장도 "김 대표가 불출석을 오전에야 통보했다"며 "불출석 동기를 충분히 조사분석한 뒤에 고발조치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장남, 3년간 수입 1억3000만원-지출 1억 8000만원

정 후보자의 장남을 둘러싸고 이날 오전 국적문제가 불거진 데 이어 오후에는 '과도한 씀씀이'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아들이 3년간 월급(1억 3000만원)보다 훨씬 많은 1억 8000만원을 카드로 썼고,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등 씀씀이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아들이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열심히 일하려고 외국에서 비싼 소프트웨어를 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 딸이 대학생인데 아들이 여동생에게 카드를 만들어주고 쓰게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자 장남이 농협 서울대 지점에서 6300만원을 대출받은 것과 관련, "도움을 주지 않았냐?"고 물었지만, 정 후보자는 "사람만 소개시켜줬다"고 답했다. '증여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화가인 부인의 그림소득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운태 민주당 의원은 "(그림) 한 점당 1600만원인데 내가 확인해보니 화가 천경자씨 정도의 수준"이라며 "이 점을 명쾌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을 "아마추어 화가"라고 소개했다.

강 의원은 "어제 후보자 부인 관련 미술품 판매자료를 요청했더니 5900만원 판매한 것을 줬는데, 누구한테 팔았는지 밝히라고 했더니 하룻밤 사이에 금액이 6156만원으로 바뀌었다"며 "개인 정보 때문에 (그림을 산 사람의) 실명을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4대강의 산림녹화 비유에 "4대강사업은 반환경적"

정 후보자는 4대강 살리기와 한반도 대운하의 차이를 묻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문에 "대운하는 경제성이 없고, 예산이 너무 많이 들고, 4대강 살리기는 경제성이 있고, 비용이 적게 든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 의원이 "4대강 살리기가 절대로 대운하로 가지 않는다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참고인으로 나온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정 후보자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22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4대강 살리기와 한반도 대운하의 차이를 묻는 이정희 의원 질문에 "4대강 살리기는 대운하 1단계거나 전 단계"라고 답변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
 22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4대강 살리기와 한반도 대운하의 차이를 묻는 이정희 의원 질문에 "4대강 살리기는 대운하 1단계거나 전 단계"라고 답변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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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4대강 살리기는 대운하 1단계거나 전 단계"라고 규정한 뒤, "국토해양부 자료를 보면 현재 낙동강에 9개의 보고 들어서는데 보의 높이가 10미터에서 13미터"라며 "이것은 대운하를 염두에 둔 높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 교수는 정 후보자가 4대강 살리기를 산림녹화에 비유하는 것과 관련, "산림녹화는 친환경적인 국토 개조사업이지만 4대강 살리기는 준설도 대규모이고 하천을 다 긁어낸다는 점에서 반환경적"이라며 "2년 만에 완성하겠다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방향이지 속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논문 자기표절 의혹 "인정하지 않는다"

정 후보자는 대학개혁과 관련, "이제는 대학이 직업 양성소가 아니라 고도의 학문과 기술을 길러내는 곳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정원을 늘리던 대학이 정원을 좀 줄여서 정말 능력 있는 사람들이 최대한으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후보자는 1998년에 쓴 'IMF와 한국경제' 논문의 자기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부인했고, '이중게재 의혹'에 대해서는 "정당한 이중게재"라고 맞섰다.

이에 김종률 의원은 "정 후보자가 만든 서울대 윤리규정을 보면 인용한 표시 없이 두 군데에 실으면 이중게재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영안모자 회장으로부터 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관한 보도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영안모자 회장으로부터 천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관한 보도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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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차대한 청문회지만 장인, 아들, 딸 얘기는 안 했으면..."
정운찬 후보자는 민주당 등 야당이 자신의 병역기피 의혹에 장인을 연결시키자 불만을 터뜨렸다.

정 후보자는 "어제 제가 장인 얘기는 하지 말라고 부탁했다"며 "아무리 중차대한 인사청문회라도 장인, 아들, 딸은 안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정의화 청문위원장은 "필요에 따라 그런 질문 할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했고,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도 "공직후보자로 나오면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며 "특히 총리 후보니까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정 후보자는 "이해합니다만 2년 전에 누가 만들어낸 소문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오늘 또 질문하니까…"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날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서울대 재학 시절 과외를 했던 부인 친구) 김아무개씨의 부친이 김익렬 장군인데 1969년도에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다"며 "장인과 같은 군에 있었다"고 '병역기피 의혹'을 계속 이어갔다.

백 의원은 "김씨를 가르치는 과정에 부인을 만난 것 아니냐"고 캐물었고, 정 후보자는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특히 정 후보자는 "대통령이 면제자고, 국무총리까지 면제자라면 국민들이 국방의 의무를 어떻게 생각하겠냐?"는 박상돈 자유선진당 의원의 추궁에 "법 위반은 아니지만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후보자는 "대통령도 안 가고, 저도 안 가고 해서 더욱 더 나라에 봉사하는 것으로 갚으려고 한다"며 "세계 지도자 중 여성이기 때문에 군대 안 가고 더 잘하는 메르켈이나 대처도 있지 않나"라고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2신 : 22일 낮 12시 50분]

"대선후보나 대통령 생각해본 적 없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관계자로부터 쪽지를 전달받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관계자로부터 쪽지를 전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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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여당 의원의 배려로 장남의 국적문제와 관련 자세하게 설명할 기회를 얻었다.

"저는 유학 중 아이를 낳았다. 미국에서 6개월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장남의 미국 이름은 제프리 유택 정이다. 반포에 살면서 정준택이라고 출생신고를 했다. 제 사촌형의 아들 이름이 유택이라고 해서 정준택이 된 것이다. 대학을 들어가고 군대를 갔다. 한국인으로 살았다.

그리고 군대를 마친 후 인턴이라도 한번 가자고 해서 주한 미대사관에 비자신청했는데, 출생지를 미국이라고 썼다. 미국시민인데 미국시민한테 무슨 비자를 주냐고 해서 비자발급을 거부당했다. 부리나케 출생한 병원에 연락해서 출생증명서를 받아서 미국 시민을 만들었다. 미국 다녀와서 그냥 미국 시민이 돼버렸다.

한국에서는 정준택이고, 미국인으로는 제프리 유택 정이다. (장남이) 미국에 한번 갔다왔으니, 미국 국적을 포기하자고 제안했는데, 제가 그랬다. '다음에 미국 갈 때 어떻게 하려느냐, 또 유학 가려면 학비 감면 등 혜택 있을 테니까 다시 생각해보자.' 그러다고 몇년이 흘렀다. 그러다가 이번 일을 당했다.

그래서 아들이 미국 국적을 포기하자고 해서, 미국 국적을 포기했다. 제가 군대를 안 갔다 왔기 때문에 대한민국 모든 사람에게 미안해서, (장남이) 군대 갈 때 격려해 줬다. 그래서 제 아이는 다른 이름으로 한국과 미국 국적 가지게 된 것이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렇게 됐다."

정 후보자는 "우리 아이가 미국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본인의 뜻이 아니라 국적법에 따라 한국 국적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백원우 최재성 의원이 22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앞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민주당 백원우 최재성 의원이 22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앞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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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해명과 관련 "정 후보자가 미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인인 정 후보자가 오히려 시민권을 포기하겠다는 아들에게 다시 생각하라고 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대선후보나 대통령 생각해본 적 한번도 없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여권 대선주자 가능성와 관련 "야구 선수가 팀을 옮길 때는 몸값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그게 비난 받을 소지는 안 된다"며 "그러나 야당 정치인을 하다가 여당 정치인이 되거나, 여당 장관을 하다가 야당 정치인이 되면 국민들이 싫어한다는 걸 염두에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이명박 정권 총리직을 발판으로 삼아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당적을 바꾸면서까지 대선후보가 될 생각은 하지 않는 거죠?"라고 정치적 질문을 던졌다.

이에 정 후보자는 "제 목적은 국민을 받들고 섬기고 봉사하는 것"이라며 "최종 목적은 우리 사회와 국가의 발전"이라고 응수했다.

정 후보자는 "저는 대선후보나 대통령을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은사인 조순 전 서울대 교수가 '딴 생각은 하나도 하지 말고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처럼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서울대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사석에서 "대통령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등 강한 권력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또한 정 후보자는 "고교평준화 해소하고, 대학시험 자율화해야 한다"는 차 의원의 주장에 "대학이 어떤 학생을 뽑아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에는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한국 교육이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모방형 인간보다는 창조형 인간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대학입시도 모방형 학생보다 창조형 학생을 입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리가 되면 전체 정책 살펴서 무리있는 것 고치겠다"

한나라당 이혜훈 나성린 권경석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관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혜훈 나성린 권경석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관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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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석 한나라당 의원은 "한국의 녹색뉴딜정책은 미래에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라는 정 후보자의 비판발언을 사례도 들면서 "이것은 중도실용정부의 기조와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제가 비판한 것은 단기적 안목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이명박 정부도 장기적으로 세력 관계를 바꾸려고 한다기보다는 빨리 성장하려 해서 내가 비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 의원이 "이명박 정부가 구체적인 성장 정책 10가지를 발표했는데 이것이 후보자의 소신과 차이가 있나?"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그 정책 자체는 비판할 것도 있고, 비판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며 "제가 총리가 된다면 전체 정책을 다 살펴서 무리 있는 것은 고치자고 비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신: 22일 낮 12시 10분]

정운찬 거짓답변 '들통'... 장남은 미국 국적자

이틀째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22일, 정운찬 후보자 장남의 국적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날 청문회에서 김종률 민주당 의원이 "장남의 한국 국적 상실 의혹이 있다"고 추궁하자, 정 후보자는 "저희 아이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다는 말이냐?"며 부인하는 듯한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아들은 미국국적자"라고 기존의 답변을 수정했다.

정 후보자의 거짓 답변 틀통?... 장남은 현재 미국 국적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관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관한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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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장남 국적과 관련된 어제 답변은 '의혹에 지나지 않는 근거 없는 말'이라는 취지로 들렸다"며 "그런데 오늘 자료를 보니 아들이 미국에서 태어나 2001년 병역을 마쳤지만 국적법에 따라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아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후보자와 상의한 서면 답변을 보면 미국 국적 포기서를 제출한 걸로 돼 있는데  어제는 왜 얼토당토않은 의혹인 것처럼 답변했나?"라고 매섭게 몰아붙였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장남 국적문제에 관한 질의를 받으며 입을 다물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장남 국적문제에 관한 질의를 받으며 입을 다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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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 후보자는 "내가 잘못 답변했다"며 "장남은 현재 미국 국적자"라고 답변했다. 그는 "아들이 미국 여권을 가진 적이 한번도 없다"고 답변했지만, 장남은 지난 2004년 미국 여권을 발급받아 미국 연수를 다녀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김종률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이번에 총리 후보자로 내정되어 장남과 국적문제를 상의하니 장남이 미국 국적을 포기하겠다고 하여 9월 16일 미국 국적 포기서를 주한미국대사관에 제출했다"며 "미국에서 국적 상실 절차가 완료되고 국적 상실 확인서가 도착하면 한국 국적 회복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의 장남은 정 후보자가 유학 중이던 1978년 3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귀국한 이후 1978년 12월 호적에 올렸으며, 한국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녔다. 병역은 1998~2001년에 마쳤다.

국적법 제12조 2항에 따르면 병역을 마친 뒤 2년 안에 국적 선택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한국 국적이 상실된다. 하지만 정 후보자의 장남은 이 절차를 밟지 않아 2003년 이후 한국 국적이 상실됐으며 현재까지 미국 국적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후보자는 "그동안 장남의 국적 관련문제를 명확히 정리하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늦게나마 한국 국적을 회복하려는 장남의 의사를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 발언, 양심에 따라 바른말 한 것"

김종률 의원이 세종시 수정 발언과 관련해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는 중차대한 말"이라고 지적하자, 정 후보자는 "양심에 따라 바른 말을 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정 후보자는 "세종시 수정발언은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다"는 김 의원의 주장에 "사전 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또 정 후보자는 쌍용차 파업사태 때 응급진료 차단과 관련해 "법과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지나치게 강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식과 인권에 입각해 행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정운찬,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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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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