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주 남강 둑 자전거 도로에서 엄청나게 큰 자전거를 만났던 아이들은 오늘도 학교를 다녀와서는 남강 둑 자전거 도로가 가자가 먼저 나서섰습니다. 오늘은 무엇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남강 둑 자전거 도로를 달렸습니다. 지난 주는 진양호 방향으로 갔는데 오늘은 반대 방향은 금산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막둥이와 딸과 함께 먼저 갔는데 아내와 큰 아이가 오지 않았습니다. 15분쯤 후에 와서는 큰 아이 자전거 체인이 빠져 늦어졌다고 합니다. 금산 가는 길은 중간에 있는데 초전공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초전 공원에는 야외 헬스 장이 있습니다. '온몸역기올리기' '온몸역기내리기' '온몸허리돌리' 따위 기구가 있어 몇 달 전에 한 번 왔었는데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딸 서헌이와 막둥이가 온몸역기올리기에 올라 힘을 써보지만 올라기지를 않습니다.

'온몸역기올리기'라는 헬스 기구입니다. 막둥이와 딸 서헌이가 힘을 써보지만 올라가지를 않습니다.
 '온몸역기올리기'라는 헬스 기구입니다. 막둥이와 딸 서헌이가 힘을 써보지만 올라가지를 않습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아빠 나 올라갔어요!"
"우리 막둥이 올라갔구나. 야 막둥이 힘세다."
"아빠 아니예요. 체헌이 다리 들었어요. 올라간 것 아니예요."

"뭐라고. 다라만 들었다구. 김막둥이 너 아빠를 속여."
"아빠 아니예요, 속이지 않았어요."

가만히 보니 다리만 들었습니다. 다리만 들고 온몸역기올리기를 들었다니 참 재미있는 막둥이입니다. 요즘 마음 아픈 일이 있었는데 잘 이겨내고 또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다시 찾은 웃음을 보면서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막둥이는 힘을 한 번 써더니 겨우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올라 간 것이 아니라 다리를 들었습니다.
 막둥이는 힘을 한 번 써더니 겨우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올라 간 것이 아니라 다리를 들었습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아내가 열심히 허리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소원은 날씬한 허리입니다. 집에서도, 바깥에서도 시간만 나면 허리를 돌립니다. 마침 초전 공원에 '온몸허리돌리기'라는 헬스기구가 있었습니다. 온몸허리돌리기는 "허리와 복부근육 발달, 각 관절의 유연성과 민첩성을 길러주고 허리 복부 근육 지방을 빼주어 아르다운 몸매를 만들어 준다"는 설명이 붙어있었습니다.

온몸허리돌리기를 하는 아내. '그림자 만큼 날씬하면 좋겠다'
 온몸허리돌리기를 하는 아내. '그림자 만큼 날씬하면 좋겠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당신은 자나깨나 허리돌리기요. 이제 허리 좀 그만 돌릴 수 없어요.""아니 만날 뱃살 많다고 타박이나 주면서. 저기 그림자 보세요. 그림자 만큼만 허리가 날씬해도 좋겠어요."
"그림자 만큼 날씬하면 좋겠다고. 그냥 그대로 사세요. 아무 상관 없어요. 그리고 내가 당신보고 언제 살 좀 빼라고 했어요. 만날 자기가 오늘 저녁부터 살 뺀다고 말했지."
"온몸허리돌리기라고 그래 여기서 300번은 돌리고 갈 거예요."

다른 집 아내들도 다 그런지 모르겠지만 만날 오늘 저녁부터는 살 뺀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녁만 되면 언제 내가 저녁부터 살 뺀다고 그랬나 싶을 정도로 먹습니다. 참 태평입니다.

마음은 얼마나 편안한지 모릅니다. 걱정이 별로 없습니다. '돈' 굶지 않을 만큼만 있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공부' 자기 할 만큼 하니 별 관심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큰 아이에게 공부 좀 하라는 잔소리가 조금 늘었습니다.

온몸역기올리기가 있다면 당연히 온몸역기내리기가 있어야 합니다. 온몸역기내리기 "어깨와 팔 근육 발달"에 좋다고 합니다. 딸 서헌이가 온몸역기올리기에 실패한 후 온몸역기내리기에 도전했습니다. 온몸역기내리기는 온몸역기올리기보다는 쉬운지 잘합니다.

온몸역기내리기를 하는 딸
 온몸역기내리기를 하는 딸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아빠 이것은 잘 할 수 있어요. 자 보세요. 올라 가잖아요.""서헌이 잘 하네. 온몸역기올리기는 못했는데 팔에 힘이 생겼나."
"아빠 나도 할 수 있어요."
"막둥이 너는 무엇인든지 할 수 있다고 하지. 그래 막둥이 잘 한다."
"그런데 형은 어디 갔어."
"놀이터에 갔어요."
"헬스하면서 운동 좀 하면 될 것인데. 5학년이 되어가지고 놀이터에서 놀아. 빨라 형 데리고 와서 운동 좀 하라고 해랴."

큰 아이는 5학년이지만 몸무게가 30kg이 나가지 않습니다. 다리가 굵기가 자기 반에서 팔이 굵은 아이들 굵기 밖에 되지 않습니다. 요즘 볼링을 방과후 수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기도 좋아해서 볼링을 시켰는데 건강하면 좋겠습니다.

'하체근육운동'이라는 헬스기구가 있는데 "하체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을 증가시켜 하체의 쇠약한 부분을 강화시키며, 배 근육을 이완하여 배의 탄력을 증가시킨다. 다리운동과 더불어 뱃살 빼기 운동에도 효과적"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하체강화운동을 하는 큰 아이
 하체강화운동을 하는 큰 아이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인헌이 한 번 도전 해봐라.""아빠 힘들어서 못하겠요."
"한 번 하고 포기해."
"진짜 힘들어요. 정말 안 올라가요."

"인헌이 너 다리에 힘 좀 길러야겠다. 그것도 못하면 어떻게 하겠니. 집에서 앉았다, 일어서기 하루에 50번은 해야겠다."
"그것은 벌이잖아요."
"벌이 아니다. 앉았다, 일어서기만큼 다리에 좋은 운동은 없다. 다리에 힘 좀 길러야지."

하체를 튼튼히 하는데도 이것만큼 좋은 운동기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나도 한 번해봤는데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아내에게 한 번 하라고 했더니 굵은 다리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하냐고 타박입니다. 다리가 나보다 더 굵으니 시샘을 할 만합니다.

막둥이와 서헌이는 '하늘걷기'라는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늘걷기는 심폐기능을 강화하고, 다리 유연성에 좋은 운동이라고 합니다. 우리 집 옆에도 하늘걷기 운동기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 옆 공원보다 훨씬 다리가 잘 벌어집니다.

'하늘걷기'라는 헬스 기구입니다. 딸  서헌이는 자기 다리가 찢어질 것 같다고 합니다.
 '하늘걷기'라는 헬스 기구입니다. 딸 서헌이는 자기 다리가 찢어질 것 같다고 합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아빠 내 다리가 찢어질 것 같아요."
"그래 우리 집 옆에 있는 것보다 훨씬 잘 된다. 아까 엄마도 했는데 운동이 잘 된다고 했다."
"아빠 날아갈 것 같아요."
"우리 막둥이 하늘을 날아라. 하늘을 날아."
"아빠 하늘을 나는 것도 좋지만 잘 되니까. 다리가 아파요."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는데 윗몸일으키기를 한 번 더 하자고 합니다. 윗몸일으키기를 해보니까. 척추에 좋은 것 같습니다. 딱딱해진 척추를 펴주면서 파란 하늘을 보면 운동이 저절로 됩니다.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는 아내와 인헌, 서헌, 체헌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는 아내와 인헌, 서헌, 체헌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아빠! 나 엄마 젖 먹는 것 같아요."
"뭐 요구르트 마시면서 무슨 엄마 젖 먹는다고? 엄마 젖 먹은 것 생각나."
"진짜 엄마 젖 먹는 것이 생각난다고? 그래 우리 막둥이 엄마 젖 많이 먹었지. 아무리 그래도 막둥이 너 엄마 젖 먹었던 것이 기억난다는 것은 '뻥'이다."
"기억나는데."

큰 아이 자전거 체인이 빠지는 바람에 금산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초전공원에서 온몸역기올리기, 온몸역기내리기, 온몸허리돌리기, 하늘걷기 따위로 운동 열심히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태그:#운동, #헬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