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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1세기 중엽에 건설된 주피터 신전의 기둥으로 원래는 54개의 원주강이었다는데 지금은 6개의 기둥만이 남아 있다. 파르테논 신전보다 거대했다고 한다.
▲ 주피터 신전의 기둥 AD1세기 중엽에 건설된 주피터 신전의 기둥으로 원래는 54개의 원주강이었다는데 지금은 6개의 기둥만이 남아 있다. 파르테논 신전보다 거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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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보다 더 로마다운 유적

레바논에서 두번째 여행지로 발벡을 꼽았다. 발벡은 로마시대 유적이 아주 잘 남아 있다고 했다. 신전이 거의 온전한 상태로 있는 곳이라기에.

발벡(Ballbek)으로 가는 방법은, 샤를 헬루 버스 터미널에서 함라까지 소형버스로 1,000LL라를 내고 간다. 함라에서 Cola버스 정류장까지는 소형버스를 타고 1,000LL를 내고 갔다. Cola에서 발벡까지는 6,000LL를 냈다. 레바논에서는 큰 버스는 많지 않고 소형버스가 많다. 노선도도 없다. 버스 정류장 표시도 잘 안되어 있다. 현지인들한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5-6Km정도 되는 곳도 한 번에 갈 수가 없다. 갈아타야 한다.

발벡까지 2시간 정도 걸렸다. 발벡은 고도 1050m 정도 되는 곳으로, 베이루트에서 86Km 떨어진 베카계곡(Beqaa valley)북쪽에 있는 산악 도시다. 발벡에 남아 있는 신전들은 로마 건축물들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본래의 원형이 가장 잘 남아 있는 건축물로 꼽힌다. 주피터, 비너스, 바커스신에게 바쳐졌던 발벡 신전은 서기 2, 3세기에 건설되었다.

11시 쯤에 도착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일단 배를 채워서 든든한 상태에서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가져온 빵과 과일을 꺼냈다. 간식 정도의 간단한 먹을거리였다. 다 먹고 매표소로 향했다. 입장료는 12,000LL다. 신전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거대했다. 터키의 에페스 로마 유적도 보았고, 제라쉬 유적, 페트라 유적 등을 보았다. 그러나 그어떤 유적보다도, 발벡신전 건축에 쓰인 돌 하나하나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 당시에 이런 돌들을 어디서 운반해 왔으며 어떻게 높은 곳까지 끌어올려 건축을 했을까?

발벡(Baalbek)의 어원은 선사시대의 토속신이었던 '바알(Baal)의 마을'이라는 데서 유래한 것인데 아직도 그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로마 역사에서 사원들 중 가장 거대한 규모의 구조물로 꼽힌다. 높이로 보나 사용된 석재의 양으로 보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유적지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 신전의 기초는 평균 크기가 10m이상 되는 거대한 돌로 이루어졌으며 그 중 길이가 20m에 무게가 800통니나 되는 거석도 있다. 이 신전을 장식한 돌기둥들은 이집트 나일강가의 아스완지역에서 1,500Km 이상을 운반해 왔다고 한다.

발벡 복합신전은 주피터 신전과 바카스 신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피터 신전은 AD1세기 중엽에 세워진 것으로 원래는 54개의 원주가 있었지만, 지금은 6개의 기둥(높이 약 20m)이 남아 있을 뿐이다. 원래의 크기로 본다면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보다도 크다.

AD2세기 중엽에 세워진 신전으로 19m의 기둥 42개가 그대로 남아 있다.
▲ 바커스 신전 AD2세기 중엽에 세워진 신전으로 19m의 기둥 42개가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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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커스 신전은 거의 원형으로 잘 보존되어 있다. AD 2세기 중엽에 세워진 것으로 19m의 기둥 42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신전은 발벡의 탄생과 성장, 부활과 영겁의 삶을 주관하는 젊은 신을 모시던 곳이다.

고전적인 로마 신전의 설계와 배치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이 신전은, 여러 세기에 걸쳐 전쟁, 지진 등을 겪었으며, 중세에 더해진 부분이 많지만 지금도 가장 잘 보존된 사원으로 남아 있다. 여름철에는 거대한 신전을 배경으로 연극, 오케스트라, 발레 등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참가하는 정기적인 발벡 국제 페스티벌이 열린다.

제라쉬보다 나중에 보길 잘했단 생각이다. 제라쉬는 면적은 넓었지만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했다. 예쁘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발벡은 힘있는 남성처럼 중후한 느낌을 주었다. 장대했다. 보는 순간 입이 딱 벌어져 다물어지지 않았다. 하나하나 낱개 돌의 크기도 엄청났지만 신전 규모면에서도 크기가 절대적이었다.

로마제국은 제국 내에 신전들을 수도 없이 세웠다. 로마제국의 유적이라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이탈리아의 로마지역을 포함한 주변 지역과 서유럽을 떠올리겠지만, 사실상 터키의 에페스나 이곳 발벡의 유적이 더 잘 남아 있었고 훨씬 인상적이었다. 로마 제국은 베카 계곡의 가장 높은 지역에까지도 그들의 거대한 기념비를 세워 자신들의 부유함과 강력함을 과시했다.



태그:#발벡, #베이루트, #레바논, #로마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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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과 감동은 늙지 않는다"라는 말을 신조로 삼으며 오늘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주저앉지 않고 새로움이 주는 설레임을 추구하고 무디어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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