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한나라당이 공개한 '대리투표' 증거영상 한나라당은 29일 국회방송으로부터 제공받은 '대리투표 동영상'을 편집해 공개했다. <화면제공 - 한나라당>
ⓒ 오마이TV

관련영상보기

 

지난 22일 미디어법 강행처리 당시 본회의장에서 대리투표가 있었다는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이 각종 증거를 내놓으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 고발하는 등 역공에 나섰다.

 

신성범 한나라당 원내대변인은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이미경·추미애·천정배·김성곤 의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가 고발하기로 했다"면서 "이들은 모두 대리투표에 의한 투표 방해, 즉 한나라당 의원 자리에 앉아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아울러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리투표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누구든지 고발조치할 방침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 '불법 투표방해 행위 진상조사단'(황우여 위원장)은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의 대리 투표 행위와 다른 다수 의원들의 투표 방해 행위가 담긴 동영상 등의 증거를 제시했다.

 

'불법 투표방해 행위 진상조사단' 소속 박민식 의원이 1분 정도 분량의 동영상을 상영하면서 민주당의 대리투표와 투표 방해행위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박 의원은 국회방송으로부터 제공받은 영상, 한나라당 의원들의 소명, 본회의장 전자투표 접속기록 등 세 가지를 교차검증했다.

 

이날 브리핑의 초점은 지난 26일 민주당이 본회의장 전자투표 접속기록을 근거로 34건의 대리투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에 맞춰졌다.

 

동영상에서 가장 먼저 나온 경우는 이미경 의원으로, 이 의원은 강길부 한나라당 의원의 의석에서 강 의원과 논쟁을 벌이다가 손으로 의석 터치스크린을 수 차례 누르는 것이 화면에 잡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당시의 전자투표 접속기록에는 강 의원의 자리에서 10여 차례나 '찬성'과 '취소' 투표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화면에서는 이 의원이 권경석 한나라당 의원 의석에 앉아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화면상으로는 대리투표 행위를 확인할 수 없지만 전자투표 접속기록에는 '찬성'과 '취소' 투표가 수 차례 반복된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역시 이 의원의 대리투표 행위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이 투표 방해 행위로 주장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도 소개했다. 대표적인 예로 소개된 것이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한나라당 의석을 오가며 의석 책상 왼편 아래쪽을 손으로 더듬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 대해 박 의원은 "추 의원이 누른 것은 의석 왼쪽에 있는 터치스크린을 내리는 버튼으로 추정된다"면서 "한나라당 의석의 터치스크린을 내려서 투표방해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박지원·서갑원·천정배·조배숙·조정식 의원 등이 한나라당 의석에 앉아 있는 장면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가장 소극적으로 투표 방해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민주당이 전자투표 접속기록을 근거로 "비정상적인 투표가 34건이고 대리투표 의혹이 있는 것이 17건"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문제 의석의 투표기록을 보면 '재석→반대→취소→찬성' 이런 식으로 돼 있는 것이 34건의 대부분"이라며 "오히려 민주당의 투표 방해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민식에 "자알했어~" 탄성... 이미경 "투표 결과는 변함이 없다"

 

박 의원은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화면과 대조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당사자들의 소명과 투표기록 자료, 촬영된 장면을 교차 검증하는 확인작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브리핑에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및 중진 의원들의 격려가 쏟아졌다. 일부는 "역시 특수부 (검사) 출신답다"고도 했고 "자알했어~"라는 탄성도 튀어나왔다.

 

이날 회의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자기들이 대리투표 해놓고 한나라당에 덮어씌우는 민주당 당직자들의 행태는 국민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며 "법적으로 조치하는 방안을 진상조사단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미경 의원은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나라당이 자신의 사례를 내세워 역공을 펼치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날치기 투표에 대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방해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결국 한나라당 의원이 의석에 와서 '찬성'으로 고쳐, 투표 결과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오히려 본회의장에 없던 한나라당 의원들의 표가 대리투표된 것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고, 이것을 입증하기 위해 우리가 국회의사당 내 CCTV 화면과 속기자료를 요청하고 있는데 국회사무처에서가 거부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규명하기 위해 김형오 의장은 관련 자료 공개를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대리투표, #본회의, #이미경, #박민식, #미디어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