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 처리하자 이를 규탄하는 대전지역 시민·사회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4당 등으로 구성된 '민주회복 국민생존권 쟁취 대전비상시국회의'와 언론단체·언론노조 등은 22일 오후 6시 한나라당 대전광역시당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도착하기에 앞서 한나라당 대전시당과 충남도당 직원들은 철문을 걸어 잠근 채 건물을 모두 빠져 나갔고, 항의하려 현장에 도착한 시민들은 '한나라당' 팻말에 '강부자당'이라는 팻말을 붙이며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이들은 "국민무시 국회폭거 한나라당은 해체하라", "조중동방송 재벌방송 언론악법 원천무효", "MB독재 퇴진시켜 민주주의 수호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나라당을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나라당이 결국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이번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는 의회 쿠데타이자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폭거"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어떻게 국민 60%가 반대하고, 야당의 거센 저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법을 어기면서까지 날치기를 할 수 있느냐"며 "이는 족벌언론과 재벌의 방송 진출이 국민보다 더 중요하다는 한나라당의 인식을 여실히 보여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오늘 한나라당은 대리투표에 국회법도 무시하는 재투표를 감행하는 등 후안무치의 극치를 보여줬다"며 "날치기로 처리된 미디어법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수호와 언론자유 쟁취를 위해 대국민 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면서 "국민 여론을 무시한 독재정권의 말로가 어떻게 귀결되는지 똑똑히 기억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탄 발언에 나선 박범계 민주당 대전서구을 당협위원장은 "우리 국민과 역사는 오늘 MB정권과 한나라당이 저지른 이 폭압적이고도 치욕적인, 반민주적인 대국민사기극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근 민주노동당대전시당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이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국민들의 심판 뿐"이라며 "이 오만한 정권의 숨통을 끊기 위한 대국민적 투쟁을 위해 함께 거리로 나서자"고 말했다.

 

이상덕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도 "오늘의 이 비통한 심정을 우리 국민 모두가 가슴에 새기고, 이명박 정권의 심판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의 심정으로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300여 시민들, 촛불문화제 후 거리행진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과 직장에서 퇴근한 대전 시민 300여 명은 이날 밤 대전역 서광장에 모여 '미디어악법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대전시민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미디어법 국회 통과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대전역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민주주의를 짓밟은 독재정권'으로 규정하면서 울분을 토했다.

 

선병렬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조중동과 재벌에게 방송을 주고 나면 우리들과 같은 서민들의 애환이나 이미 파탄난 지방의 경제 상황, 용산참사와 같은 건 제대로 보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 월평동에 사는 시민이라고 밝힌 50대 남성은 "미디어법은 오늘 국회를 통과된 것이 아니라 통과하려다 실패한 것이며 한나라당의 날치기 실패작"이라며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독재로 달려가고 있는 이명박 정권을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광성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대전충남본부장은 "국민을 대표하라고 뽑아 놓은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쓰레기 같은 조중동만 대변하고 있다"며 "이미 자격을 상실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모두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거리 행진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병력이 버스로 대전역광장을 가로막고, 인도로 나서려는 시민들을 막아서면서 심한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시민들은 "평화시위 보장하라", "경찰들은 길을 비켜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막아선 경찰을 밀어냈다. 결국 시민들 일부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는 데 성공했고, 이후 시민들은 40-50명 씩 대열을 나누어 중앙로 등으로 흩어져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을 저지하려던 경찰은 우왕좌왕하면서 시민들의 진로를 막으려고 뛰어다녔지만, 경찰에 막히면 다른 길로 돌아서서 행진하고 여러 무리로 흩어지는 시민들을 막지는 못했다.

 

30여 분의 행진 끝에 시민들은 으능정이 거리에 다시 모여 정리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미디어법 원천무효", "한나라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자유발언을 하면서 '미디어법 무효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에 앞서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대전충남지부 회원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대전사거리와 타임월드백화점 앞 등 대전지역 주요 교차로 9곳에서 '미디어법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동시다발로 진행했다.

 

한편, 대전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오전에는 한나라당 대전시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밤에는 대전역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등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를 규탄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태그:#미디어법, #미디어악법, #대전역광장, #촛불문화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