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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20일 밤 10시 40분]
 
여야 협상 종료... 21일 오전 재협상 예정
 
밤샘 마라톤 협상이 될 것으로 보였던 여야 원내대표-문방위 간사 4인 협상이 밤 10시가 되기 전 끝났다. 양당은 이날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고, 각 당으로 돌아가 서로의 카드를 면밀히 검토한 다음 21일 오전 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의 극한 충돌도 미뤄지게 됐다. 상황에 따라서는 극적 타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
 
 

[3신 : 20일 밤 9시]
 
여야 미디어법 마라톤 협상중... "21일 오전까지 결론"
문방위 간사 대동한 4인회담... 결렬땐 직권상정 수순
 
미디어 관련법 처리에 대한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마라톤 끝장 회담'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밤샘 회담이라도 해서 내일(21일) 오전까지는 타결이든 최종 결렬이든 끝장을 내겠다'는 태세이고, 민주당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회담 결과에 희망을 거는 분위기다.
 
신성범 한나라당 원내대변인은 20일 저녁 "(미디어법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마라톤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늘 협상을 끝장 낼 생각인데 타결이 되든 안되든 내일 오전까지는 모든 것을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끝장 협상이라는 생각에서 밤샘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 관련법 처리에 대해서는 이번 협상을 마지막으로 해 21일 오전까지는 한나라당의 최종 의견을 정리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직권상정 수순을 밟겠다는 것.
 
신 대변인에 따르면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시내 모처에서 각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나경원·전병헌 의원을 대동한 채 4인 회담을 열었고, 저녁 식사를 위해 회담을 잠시 중단한 뒤 저녁 8시부터 협상을 재개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이 다 각각 소속 당의 수정안을 갖고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 진전 여부와 수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에는 여야 모두 침묵하고 있다.
 
여야가 공히 협상 과정에 침묵을 지키는 것은 협상 결과가 나와도 소속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추인을 받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협상 결과가 나와도 내일 오전까지 소속 의원들의 반응을 본 뒤에 타결 혹은 결렬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6월 임시국회 회기 중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담은 고작 2~3시간 만나서 얘기하고 끝나는 일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 회담이 장시간 동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제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보인다"며 "협상이 길어진다는 것 자체가 희망적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2신 : 20일 오후 6시]
 
이회창-한명숙-정동영... 정세균 단식장 '문전성시'
 
▲ 정세균 "사즉생의 각오로 싸우겠다"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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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미디어법 타결을 위한 재협상에 들어갔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협상하기로 했으나, "준비가 덜 됐다"는 민주당의 요청으로 미뤄졌다.
 
5시간 뒤인 오후 3시께, 양당 원내대표는 서울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물론 서로에게 내밀 카드(미디어법 수정안)도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 상태다.
 
협상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애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제시한 법안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협상도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위한 명분쌓기용으로 쓸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투 대열' 정비...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등 총력투쟁 결의
 
한나라당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차근차근 '전투 대열'을 갖추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단식농성과 삭발 투쟁, 의원직 사퇴 등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구체적인 투쟁 방식은 원내지도부에 일임했다.
 
정세균 대표 단식농성에 맞춰 민주당 원외위원장들도 '릴레이 단식'에 돌입했다. 이들은 국회 본관 정문 옆에 천막을 치고 매일 30여명씩 돌아가며 단식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천막 설치를 놓고 한때 경위들과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 대표의 단식농성도 점차 힘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다녀간 뒤 한명숙 전 총리,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 정동영 의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이 차례로 단식농성장을 방문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 전 총리는 "미디어법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잘 막아주길 원하고 있다"며 "국민을 대신해 고생을 하고 계시는데 이번에 잘 싸워주시길 바란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정 고문도 "국회의원이 된 지 32, 33년 됐는데 여당이 이렇게 심하게 나온 적은 없었다"며 정 대표의 농성투쟁을 격려했다.
 
'공천 배제'로 큰 갈등을 겪은 정동영 의원도 찾아왔다. 약 40분간 정 대표를 만난 정 의원은 "단식을 하면 몸이 많이 상하니 소금과 물을 챙겨먹고, 운동도 하라"고 조언을 건넸다고 한다. 공천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몇 달 전 불편한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이회창 총재도 변웅전, 류근찬 의원 등과 함께 정 대표를 예방했다. 이 총재는 "대의를 위해서 단식을 들어간 것은 이해한다"면서 "정 대표의 신념과 뜻이 있겠지만 그래도 건강해야 여러가지 활동을 할 수 있으니 하루빨리 단식을 끝내시는 게 좋겠다"고 간곡히 호소한 뒤 돌아갔다.
 
이밖에도 이날 오전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등이 정 대표를 찾아 지지 의사를 밝히고 돌아갔다. 19일 밤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도 격려차 방문했다.
 
정 대표의 단식농성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정치권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한나라당으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직권상정 밖에 없다"던 안 원내대표의 입지도 좁아진 형국이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표' 발언으로 집안 단속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나라당 애태우는 김형오 의장, "시간 끌어선 안되지만..."
 

선뜻 직권상정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김형오 국회의장도 안 원내대표의 애를 태우고 있다.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방송법은 조중동 방송진입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힌 김 의장은 이날 오전에도 기자들을 만났지만, '선문답'만 오갔을 뿐이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열린다고 하니 진정성을 갖고 해결하면 된다"면서 "시간끌기식이나 밀어붙이기식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를 비판한 것이다.
 
그는 "(방송법이) 시간을 끈다고 해서 결코 해결될 수 없다"면서도 "끝내 협상이 안된다면 중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마음 급한 한나라당으로선 직권상정을 하겠다는 것인지, 더 지켜보겠다는 것인지 판단하기 애매한 답변이다.
 
한편 야4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미디어법 강행처리 반대에 공동투쟁하기로 결정했다. 언론노조도 정치권의 투쟁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한나라당이 밀어붙일 경우 격렬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기사 보강 : 20일 낮 12시 25분]
 

20일 오전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미디어법 강행처리 반대'를 주장하며 19일 저녁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찾아갔다. 박 대표는 "대화로 풀자"고 요청했지만, 정 대표의 반응은 냉담했다.

 
박희태 대표와 정몽준, 허태열, 박순자 최고위원,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예고 없이 본관 민주당 대표실에 들어섰다. 정 대표는 일어서서 여당 지도부를 맞았다. 하지만 양측의 대화는 부드럽지 않았다.
 
박순자 "부드러운 분인데 강성으로"-정세균 "나도 부드럽고 싶다"
 
먼저 정 대표의 건강을 염려하는 인사를 건넨 박 대표는 "한나라당이 진전된 안을 민주당에 제안했다"면서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오히려 우리가 진전된 안을 전달했다"며 박 대표의 말을 반박했다.
 
동석한 박 최고위원이 "부드러운 분인데 강성으로 바뀌었다는 말이 한나라당 내에 많다"고 은근히 정 대표의 단식을 압박하자 정 대표는 "나도 부드럽고 싶다"고 응수했다.
 
이어 정 대표는 "한나라당이 17대 국회를 좀 참고해줬으면 좋겠다, 18대 들어서는 소위 한나라당 입장에서 개혁법안이 너무 많다"며 "너무 많은 것(법안)들을 마치 폭탄이라도 떨어뜨리는 것처럼 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너무 많은 것 들고 나오니 대화와 타협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게 정 대표의 항의였다.
 
박 대표는 "오늘 오전 의원총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가 진전된 안을 제시하겠다고 의원총회에 보고했다"며 대화로 풀어가자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한나라당이 제시하겠다는 진전된 안이 국민적 관점에서 진전된 안이었으면 한다"는 말로 되받았다.
 
박희태 "MB악법 말고 HT악법으로 해달라"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여당 지도부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대화 도중 박순자 최고위원은 단식농성장 뒤쪽에 걸린 플래카드에 쓰인 'MB악법'이라는 용어를 보더니 "엠비악법은 맞지 않다, 야당이 상대해야 할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여당"이라며 "법안 명칭부터 바꿔달라"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는 웃음을 띠며 "HT(희태)악법으로 해 달라"고 박 최고위원의 말을 이어갔다.

 
대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약 10분간 정 대표와 비공개 대화를 나눈 박 대표는 5분 정도 공개 포토타임을 가진 뒤 민주당 대표실을 떠났다.
 
박 대표는 일어서면서 "(안상수) 원내대표가 열심히 하고 있다, 오늘 (단식을) 그만 두십시오"하고 인사말을 건넸다. 정 대표는 "집권여당이 관용을 베풀어서 잘 풀리도록 해주십시오"라고 응수했다.
 
오전 10시께 여당 지도부는 민주당 대표실을 나갔고, 정 대표는 문간까지 이들을 배웅했다.
 
정 대표는 박 대표와의 만남 뒤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발의한 미디어법 대안은 한나라당 안에 접근하려는 노력을 해서 만들었다"며 "그 안을 잘 절충해서 뭔가 성과를 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정 대표, '버락 오바마' 저서 읽으며 정국 구상
 
단식 이틀째를 맞는 정 대표는 민주당 대표실 바닥에 앉은뱅이 탁자를 놓고 책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현재 정 대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쓴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읽고 있다. 그 밖에 <백범일지>와 <큰글 성경전서>도 책상 위에 놓여 있다.
 
정 대표는 정해진 예방 외 가능한 외부와 접촉을 끊고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매일 오전 10시, 오후 3시 두 차례 정 대표의 단식 현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 소집요구서를 제출했으나, 내부 사정과 야당의 반발로 본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표' 발언 파장을 잠재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직권상정 카드를 쥔 김형오 의장도 고심을 계속하는 중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9시 의원총회를 열고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면서 의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따라서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안상수-이강래 원내대표는 오전 10시 30분부터 비공개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준비 부족으로 미뤄졌다. 원내대표 회동이 언제 열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태그:#정세균, #한명숙, #박희태, #단식 농성, #안상수, #이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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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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