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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강연을 하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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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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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대전에서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사람의 말이 아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 전 총리가 대전강연을 시작으로 세 결집을 위한 정치행보를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는 18일 저녁 7시 '민주주의 실현을 바라는 시민모임' 주최로 열린 시국강연회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못 믿을 언행'에 대해 조목조목 언급했다.

이 전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스웨덴 방문 기간 중인 12일 세계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사로부터 15억 달러(한화 2조 원)의 투자약속을 받았다고 했다"며 "하지만 이 회사 사장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외교적 망신을 샀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에는 대운하 사업에 13조를 쓰고 나머지는 민자로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운하가 아니라는 4대 강 살리기 사업에만 22조원을 쓰겠다고 하고 있다"며 "이랬다 저랬다 하며 엄청난 돈을 멀쩡한 강을 파고 보 막는데 쓰겠다는 것은 사람의 말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위증하고 거짓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이 거짓말하고 사실을 속일 수 있다는 얘기는 진실을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와 같고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을 검찰총장 내정자로 지명했다는 것은 공안정국으로 조작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검찰총장 내정자 부인이 면세점에서 3천 불짜리 핸드백을 사 갖고 들어와 밀수(관세법위반) 혐의가 있는데도 이를 조사하기보다는 이 같은 정보를 외부에 알려준 직원을 찾는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게 검찰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대전에서 열린 시국강연회 및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음악제
 18일 대전에서 열린 시국강연회 및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음악제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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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선전하는 데 그렇지 않다"며 "20개월 미만 쇠고기는 안전하지만 그 이상은 안전이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참여정부에서 수입조건을 20개월 미만 쇠고기로 제한했다"며 "그런데도 현 정부가 그 이상 되는 소까지 수입한 것은 국민의 생명을 한미정상회담에 이용해 먹었다는 비판을 듣기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정원이 나서 디도스는 북한과 추종세력 소행이라고 했지만 확인해보니 디도스의 원천 마스터 서버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한 마디로 양치기 소년"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는 "참여정부는 검찰에 모든 자율권을 다 주고 공권력을 제대로 행사하라고 했다"며 "그런데도 노 대통령이 당선되자 선거법 위반시비로 측근들을 다 잡아가더니 결국 임기가 끝나고 나서도 또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노무현 전 대통령께 인사하러 갔더니 검찰의 밝힌 혐의에 대해 '나는 정말 몰랐다'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그는 "검찰이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해 옭아 매려하자 노 전 대통령이 이에 맞서 몸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삭감과 관련해서는 "대기업을 위해 법인세를 깎아줘 지방자치단체에 내려줄 교부금이 줄어들었고 이 때문에 자치단체는 지방공채를 발행해 빚을 얻고 있다"며 "결국 대기업 감세를 위해 지방에 사는 주민들이 세금을 더 내고 있고 국민들의 복지혜택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현 정부가 하는 것마다 진실하지 않다"며 "신(信)은 사람인 (人)변에 말씀언(言)인데 불신(不信)이란 사람의 말이 아니고, (말하는 입도) 사람의 입이 아니고, 결국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전 총리와 란명숙 전 총리 일행이 지난 10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와 안장식을 마친 뒤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장례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와 란명숙 전 총리 일행이 지난 10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와 안장식을 마친 뒤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장례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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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리는 "하지만 대통령께서 바뀔 것 같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1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의 이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세계경제 위기가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경영인들이 윤리를 망각한 채 탐욕스럽고 무책임하게 경영을 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며 "이렇게 인식하면 방향이 (제대로) 잡힌다"며 격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어 "하지만 이마저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약속을 지키는지 따지는 조직된 시민의 힘이 민주주의 보루"라고 역설했다.

그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하고 지역주의를 넘어서지 못하면 노무현 가치를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민주와 민생, 평화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며 "이를 실현할 방법은 불의를 물리치고 인권유린과 맞서 싸우면서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이 전 총리 팬카페인 '대장 부엉이' 회원을 비롯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전 총리의 팬 카페는 지난 6월 4일 개설 이후 한 달 여 만인 17일 현재 6600여 명이 가입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태그:#이해찬, #시국강연, #이명박 대통령,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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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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