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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는 봉하마을에서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 안장식이 끝난 후인 독일 현지 시간 10일 저녁 7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에큐메니칼 센터(Ökumenisches Zentrum) 크리스투스 교회당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독일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문화제는 총 3부로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약력 소개와 추모시 낭송에 이어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성직자들의 추모예식 집전과 참석자 모두가 참여하는 헌화의 순서가 마련되었다.

 

2부에서는 최근 한국의 민주주의 상황과 줄을 잇고 있는 시국선언에 대해 영상과 발표를 통해 한국소식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3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연설 모음, 추모 동영상을 함께 보고,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연주를 자청한 이들의 공연과 함께 촛불을 켜고 다같이 노래하는 순서를 가지면서 행사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이날 모인 80여 명의 교민, 유학생들은 프랑크푸르트와 다름슈타트, 마인츠 등 인근지역, 멀리는 하이델베르그, 보쿰, 레겐스부르그, 함부르크 등에서 모인 이들로 3시간에 걸친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거의 자리를 뜨지 않고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이 날 행사는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3개 종단 성직자들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이렇듯 3대 종단이 자리를 함께하는 것은 독일동포사회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로 선뜻 이 자리에 오기 어려웠을 참석자들에게도 힘이 되었다고 한다.

 

이 날 행사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준비과정과 순서의 진행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참석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가운데 특히 개신교 교회당에서 원불교에서 준비한 제단의 영정과 촛대, 그리고 천주교에서 준비한 영정 주변의 꽃 장식과 헌화에 사용된 꽃들을 보며 아직도 슬픔 가운데 있던 이날 참석자들은 종교를 초월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 3대 종단에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또한 저녁 늦게까지 진행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참석자들을 위해 한 재독 사업가는 빵과 과자 음료 등을 기부하기도 했으며 일회용 컵은 주로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는 독일에서 안전하게 촛불을 밝히기 위해 일찍부터 노란 종이로 초받침을 만드는 자원봉사에 참여한 학생들도 있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과 국민들께 드리는 편지 등을 인쇄하여 교회당 내부 벽을 장식하고 추모제를 알리는 현수막을 제작하여 건물 내부와 외부에 장식하는 것도 모두 자발적인 참여자들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졌다.

 

참석자들은 1부 순서에서 각자 자신의 종교예식이 치러지는 동안뿐 아니라 다른 종교의 예식에도 마음을 모아 경건한 추모예식이 진행되었고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흐느낌으로 인해 숙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을 모은 동영상을 보는 도중에는 함께 웃고 박수를 치기도 했으며 추모하는 시가 낭송되거나 추모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에는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공연을 위해 하모니카를 샀다는 프랑크푸르트의 한 청년은 하모니카까지 곁들인 멋진 기타연주와 노래로 참석자들을 열광하게 했고 친구 같았던 고인을 위해 연주하는 것이라며 영정을 향해 잘 들으시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인츠에서 아들과 함께 온 한 교민은 "민주주의의 초석은 깨어있는 시민의식"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아들에게도 꼭 가르치겠다며 준비해온 클래식 기타를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상록수'를 불렀던 참석자들은 촛불문화제를 마치기 직전 각자 촛불을 켜고 그분의 뜻을 이어받아 깨어있는 민주시민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하며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합창하였다.

 

그리고 이날 행사를 위해 준비했던 모든 장비와 물품들을 치우기에 앞서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모든 참석자들이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를 외쳤고 기꺼이 장소를 빌려준 독일 개신교 교회당을 위해 바닥까지 깨끗이 닦고 치우는 것으로 이날 행사가 끝이 났다.

 

이 날 참석자들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한국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독일 동포 1000인 선언'을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이날부터 서명에 들어갔다.
 

이날 독일 헤센 지역에서는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었고 참석자들은 바람이 불면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오신 것으로 알자던 국내 추모 콘서트들의 슬로건을 떠올리며 이곳 독일에서 열린 추모제에도 노 전 대통령께서 오신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태그:#노무현, #독일,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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