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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군이 보드를 타고 높이 날았다.
▲ 스케이트보드를 타고있는 김영태(23)군 김영태군이 보드를 타고 높이 날았다.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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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스케이트보드, 그러나 한국에서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그래도 가끔씩 길거리를 걷거나 공원을 서성이다 보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열심히 넘어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스케이트보드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신기하거나 한심하게 보일 뿐이다. 타 문화를 바라보는 보편적인 관점이 그리하지만 국내에서 스케이트보딩은 유난히 소외되었고 그리하여 타 문화에 비해 접근하기도 상당히 어렵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장소를 스팟이라 한다. 국내에는 이러한 공원이 매우 적다. 포장돼 있는 도로도 울퉁불퉁하여 넘어지기 쉬우며 넘어졌다 하면 타박상은 기본이다. 또한 보드를 살 수 있는 가게 또한 매우 적다. 최근에 들어서야 인터넷으로 구입 수 있는 길이 생겨 비교적 편해졌지만 가게는 동호회 회원들이나 보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보드에 관한 이야기를 열수 있는 카페 역할을 해준다.

커뮤니티의 부제는 접근성에 큰 벽이 된다. 5월 24일 일요일 정부청사 근처의 샘머리 공원이라는 곳에서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러한 불리한 환경에서도 구지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해봤다. 유심히 지켜보던 중 보드를 가장 잘 타 보이는 사람(김영태 22살)에게 다가가 약간의 조언을 구하고 대화를 시도해 봤다.

-보드를 얼마나 탔으며 그 계기는?
"보드는 거의 3년 돼간다. 계기는 고등학교 때 엄청 친한 친구가 보드를 탔었다. 나한테 같이 타자고 권유도 했지만 고등학생 때는 보드가 너무 비싸서 살 돈이 없었다. 대학교 가면 꼭 사서 타야지 생각하다가 대학교 들어가서 방학 때 알바를 해서 샀다. 대전은 보드를 탈 곳이 마땅치 않고 배울 수 있는 곳도 거의 없어 알지 못했었는데 우연히 한남대를 지나던 도중에 보드 타던 사람들을 만나서 지금까지 타게 됐다."

-그렇게 불리한 조건에서 보드를 타면서 겪게 된 해프닝이 있는가?
"일단은 우리가 보드를 타면서 항상 새로운 스케잇 씬을 원하기도 하고 대리석 바닥이 된 곳을 원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도 많이 타게 된다. 그러다 보니까 본의 아니게 사람들에게 피해도 주기도 한다. 나는 보드 타다가 실수로 차에 기스를 내서 변상도 해준 적이 있었다. 결국 내가 감당 못하게 돼서 아버지가 처리를 하셔서 확실하게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굳이 계속 보드를 즐기는 이유는?
"취미라는 게 삶에서 엄청나게 크게 작용을 한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고 그러다 보니 벌써 3년 정도 탔다. 이제는 뗄레야 뗄수가 없을 정도다. 보통 보드 타는 거 보고 멋있어서 자기도 배워보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온다. 하지만 근성으로 오래 타는 사람은 몇 안 된다.  나는 근성 있는 스케이터다.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다르다 이런 자부심도 있다."

-국내 보드문화에 바라는 점 있는가?
"우리나라에는 아직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크게 자리 잡지 못해서 스케이트보드 관련 부품을 사려고 해도 서울로 가거나 온라인으로밖에 구입을 못하고 있고 보드샵도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정도밖에 없다. 조금씩 스케이트보드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점점 커져가고는 있지만 한 해에 있는 스케이트보드 대회 수만 봐도 얼마 안 되니까 다른 사람들이 대회를 보고 접하기도 아직은 힘든 거 같다.

그리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많이 타고 놀기만 하는 것처럼 보여서 일반 사람들이 볼 때 색안경을 끼고 양아치나 그냥 인생 대충 사는 사람들로 보는 것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뭐, 아무래도 외국 문화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부분도 있겠지만 일반사람들이 보는 시각도 조금 달라졌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 스케이터들이 조금씩만이라도 나쁘게 보이지 않게 노력한다면 조금씩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같이 국내에서 보드를 타고 즐기기란 쉽지 않고 완만히 보드를 타고 기술을 능숙히 부리기란 어마어마한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들이 보드를 타고 즐기는 것은 그만한 성취감이 있고 그들만의 문화를 즐기고 가꾸고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에서일 것이다.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샘솟고 있는 비주류의 스케이트보드 문화, 그 미묘한 매력에 여러분도 참여해 보는 것이 어떨까?


태그:#스케이트보드, #비주류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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