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비가 오는 날이면 어릴적 고향에서 어머니는 애호박을 채썰어 밀가루와 반죽하여 석유곤로에서 달궈진 후라이팬에 하얀 돼지기름을 한숟갈 떠넣고 눈녹듯이 녹은 기름 위에 반죽을 펼치면 빗소리와 함께 익어가는 전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던 기억이 떠오른다.

신토불이 우리 먹거리만으로 만들었다.
 신토불이 우리 먹거리만으로 만들었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오늘도 잔잔한 단비가 내리고 조건반사적으로 부침개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애호박, 당근, 양파, 고추, 버섯, 부추가 모였다. 따로 따로 하더라도 좋은 부침전 재료가 되는 것들이지만 모두 섞은 후에 반죽은 밀가루에 계란을 풀고 소금으로만 간을 맞췄다. 바삭하고 부드러운 맛을 좋아한다면 계란을 넉넉히 넣어도 좋다.

채소 재료와 밀가루 반죽의 비율은 3:1 정도로 해서 재료들이 흩어지지 않을 정도면 된다.

우리땅에서 자란 채소와 밀가루, 현미기름을 사용하는것은 신토불이(身土不二)에 대한
믿음이며 정체불명의 수입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기도 하다.

얇게 부쳐내야 야채맛도 살리고 식감도 좋다
 얇게 부쳐내야 야채맛도 살리고 식감도 좋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달궈진 팬에 적당히 기름을 두르고 얇게 부쳐내야 채소가 알맞게 익어서 향도 살리고 입속에서 느껴지는 식감도 좋다. 기름을 사용하는 음식이라서 느끼함은 어쩔 수가 없는데 마침 어머니집에서 가져온 고추장아찌를 곁들이니 맛 궁합이 잘 맞는다.

비내리는 창 밖을 보며 막걸리와 함께 추억속에 젖어보는 기분도 제법 괜찮다.

비오는 날이면 나는 부침개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다.
 비오는 날이면 나는 부침개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실었습니다.



태그:#부침전, #막걸리, #비, #부침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