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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죠. 각종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여기에서 아이들도 만납니다. 이때, 아이들을 지나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간혹 용돈을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게 됩니다.

 

걔 중에는 얼마를 줘야할지 망설이며 지갑 여는 분도 더러 있습니다. 천원을 내미는 분도, 5천원을 내미는 분도, 만원을 내미는 분 등 다양합니다. 5천원을 주고 싶은데 5천원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만원을 주는 이도 있습니다.

 

모임 등에서 아는 사람 아이를 만나면 얼마나 주는지, 왜 주는지, 받는 아이의 마음은 어떤지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친구 아이에게 5~10만 원 주는 사람, 왜일까?

 

"지갑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친구 아이들을 보면 5만 원 내지 10만 원을 준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54)씨의 경웁니다. 단위가 너무 커 깜짝 놀랐습니다. 이는 가까운 친척이 아니면 거의 보기 힘들지요. 하여, 이유에 대해 들었습니다.

 

"한 번은 친구가 아이에게 10만 원을 주더라. 그걸 받은 아들이 친구들에게 '아빠 친구한테 10만 원이나 받았다'며 자랑을 하는 거라. 우리 아빠 이런 사람이야 하는 것 같더라고. 괜히 나까지 어깨에 힘이 들어 가대. 그 후론 친구 아이들에게 5만 원에서 10만 원씩 주지. 서로 주고받으니 나쁠 것도 없고."

 

뻐기기 좋아하는 남자들 특성(?)이랄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는 특별한 경우입니다. 대부분은 5천 원에서 만원 사이라 합니다.

 

돈을 줘야 얼굴을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준다?

 

다니던 회사를 명예퇴직하고, 작은 사업을 하는 이모(55)씨도 잘 주는 편입니다. 그에게 왜 용돈을 주는지 물었습니다.

 

"오래 만에 보는데 안주면 서운하잖아. 그리고 돈을 줘야 얼굴을 기억하고, 다음에도 반갑게 맞아주잖아."

 

용돈 주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변형된 '얼굴도장' 성격입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덧붙이더군요.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 했지. 그래야 환영받는다고. 그 말이 정답이야."

 

나이 먹으며 알게 된 삶의 지혜겠지만 씁쓸하더군요. 사실, 없는 사람들은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하고 움츠리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

 

"만 원은 너무 커요. 천 원으로 바꿔줘요"

 

내 경우, 머리를 쓰다듬거나 "야, 많이 크고 멋있어졌네" 하는 쪽입니다. 격려나 칭찬이 나을 거란 생각에섭니다. 물론 돈을 주는 쪽과 주지 않는 쪽 중, 어느 게 더 좋다 나쁘다 할 수 없겠죠. 하여, 다른 방법을 섞어 사용합니다.

 

"만 원은 너무 커요. 주려면 천 원으로 주세요."

 

그러면 부담 없어 합니다. 이럴 때, 받는 아이 입장에선 어떤 기분인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큰 액수가 좋은데 쪼금만 주라니 기분 나빠요. 그래도 그게 어디에요, 횡재죠."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할머니들이 주는 돈은 천 원이라 해도 천 원의 가치가 아니다. 그건 만 원, 십만 원의 가치라 생각하고 받아야 한다."

 

하여, 할머니께서 천 원을 줄 때는 "고맙습니다!"하고 받습니다. 하지만 오천 원을 주면 아이들은 "돈이 너무 커요, 할머니. 천 원으로 바꿔 주세요"라고 합니다.

 

종종 아이들에게 돈 가치를 느끼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재래시장이죠. 할머니들이 쪼그리고 앉아 콩나물 등을 팔며 흥정하는 모습. 생선을 다듬으며 손님을 기다리는 광경들은 그야말로 삶의 현장입니다.

 

 

"받는 것도 아이가 결정하게 해야지..."

 

일요일에 지인을 만났습니다. 이야기 도중, 아이가 와서 이만 원을 보여주며 묻데요.

 

"아빠. 누나랑 저랑 만 원 씩 받았어요. 어떻게 해요?"

"알잖아. 천 원으로 받던지 아님 돌려주던지 해야지."

 

보고 있던 지인이 한 마디 하더군요.

 

"형편이 어려우면 주려고 해도 못줘. 줄만 해서 주는데 왜 그래. 받는 것도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이유는 돈 무서운 줄도 알아야 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지인이 주는 용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또 적당한 액수는 어느 정도라 여기시나요?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용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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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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