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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사이의 돈거래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사이의 돈거래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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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1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36)씨로부터 미국 체제 당시 사용한 돈에 대한 금융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노씨는 어머니 권양숙씨가 박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 달러를 건네받아 이를 미국 유학 당시 생활비 및 학비로 썼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씨의 아이디 등을 제출받아 노씨가 사용한 미국 내 '금융 자료'를 인터넷 뱅킹을 통해 받아 검토 중"이라며 "현재 의혹을 받고 있는 100만 달러 부분은 (금융자료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기획관은 이 금융 자료의 총 규모 및 가족 간의 거래 유무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는 대신 "인터넷 뱅킹으로 알아볼 수 있는 자료량이 1년 정도밖에 안 된다"며 "수사 필요성이 있다면 본인의 동의를 받아 추가 자료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씨에게 미국 체류 당시 소유권 여부 등 부동산 내역에 대해서도 물어봤지만, "월세로 살고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노건호·연철호 관련 자료 분석에 총력... 600만 달러 의혹 해법?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지난 12일 밤 11시 35분경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 사이의 500만 달러 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14시간여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귀가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지난 12일 밤 11시 35분경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 사이의 500만 달러 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14시간여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귀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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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기획관은 김경한 법무부장관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권씨의 신분 변화를 시사한 것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참고인 신분으로 보면 된다"며 말을 아꼈다. 또 "따로 노 전 대통령과 권씨에 대한 계좌 추적 및 통화내역 확보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 기획관은 "권 여사가 100만 달러의 사용처에 대해 말하지 않아 더 이상 (사용처를) 추적할 방도가 없다"며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인) 권찬호 전 시애틀 총영사와 청와대 경호원 이아무개씨를 소환해 조사했던 것도 그에 대한 제보를 받고 한 것인데 소득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굳이 비유하자면, 절도 현장에서 피해자가 피의자로 A를 지목했는데 A가 그 혐의를 부인하려면 스스로 알리바이를 입증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떠안을 문제가 아니다"며 권씨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문제삼기도 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가 박 회장에게서 받은 500만 달러 의혹에 대해서도 연씨와 노씨가 공동으로 설립한 '앨리쉬 앤 파트너스'의 투자 내역 등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연씨를 이날 오후 3시께 세번째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홍 기획관은 "연씨가 설립한 '타나토 인베스트먼트'에 500만 달러 중 40%가 남아있고 '앨리쉬 앤 파트너스'로 나머지 상당수의 돈이 넘어가 몇몇 곳에 투자됐다"며 "현재 이와 관련돼 '앨리쉬 앤 파트너스', 한국지사 '앨리쉬 인베스트먼트' 등과 제3의 투자처 간의 관계, 자금이동 상황 등을 분석·비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500만 달러의) 사용처와 용도 부분이 중요한 부분인데 조사할 양이 굉장히 많다"고 밝혀 한동안 노씨와 연씨에 대한 수사에 집중할 것이라 시사했다.

불편한 검찰 "우리와 노 전 대통령과의 '진실 공방'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에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에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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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은 어제(13일)에 이어 오늘도 일부 언론과 야당의 '표적수사' 비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기획관은 "모든 기사가 검찰발(發)로 나가는 지금, 봉하마을에서 유감을 표시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기사가 그렇게 나가는 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닐 뿐더러 수사에도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또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했다"는 KBS <뉴스9>의 13일 보도에 대해 "통틀어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그런 내용이 나오니깐 봉하마을에서 자꾸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으로 사실과 다른 부분을 설명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엔 답하지 않았다.

홍 기획관은 특히, "이 사건은 노 전 대통령과 박연차 회장 사이의 '진실 공방'이지,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의 '진실 공방'이 아니다"며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번 수사가 끝나면 (기록물 유출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다른 의혹도 조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언급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강조했다.


태그:#박연차, #노건호, #노무현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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