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의왕경찰서 신설 결정이후 내걸린 현수막
 의왕경찰서 신설 결정이후 내걸린 현수막
ⓒ 조창연

관련사진보기


경기지방경찰청이 최근 강력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경기지역의 치안력을 강화하기 위해 4월 20일 의왕·하남·동두천경찰서를 개서하고, 지구대 3개소, 파출소 11개소를 신설하며, 3월 말까지 경찰관서 신설요원 384명을 지원받는 등 경찰인원 1182명을 증원한다.

이는 경찰서 없는 도내 지역에 경찰서를 신설해 달라는 경기도지사 건의를 받은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지시 이후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걸쳐 진행되는 사안이나, 속전속결 추진되는 과정에서 임시청사를 도서관에 마련하는 등 적지않은 문제로 반발을 사고 있다.

경기청은 먼저 의왕·하남·동두천경찰서 신설과 관련 "이들 지역은 2011년 이후 개서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지역주민들의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특히, 강○○ 사건 이후 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임시청사 개서 시기를 앞당기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의왕경찰서는 의왕도서관 건물에 임시청사를 개서하였다가 손앤아크 공장건물을 리모델링해 정상입주하고, 하남경찰서는 덕풍동 소재 하남프라자 건물을 임차해 임시청사로 사용하게 되며, 동두천경찰서는 구 동두천 교육청을 리모델링해 임시청사로 사용하게 된다.

아울러 신설되는 의왕·하남·동두천경찰서 등 3개 경찰서의 경찰 인력은 560여명으로 이중 400여명은 분할되는 경찰서에서 자체조정하고, 140여명은 신규인력으로 증원하게 된다.

경찰서 임시청사가 설치되는 의왕중앙도서관
 경찰서 임시청사가 설치되는 의왕중앙도서관
ⓒ 이민선

관련사진보기


경찰서 임시청사를 도서관에? 시민들 우려와 반발

문제는 의왕경찰서 임시청사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앙도서관 내에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서명운동과 탄원서 제출 등 범시민적 의왕경찰서 신설 요구를 통한 결실에 기뻐했던 의왕시민들은 당혹감 속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왕시는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글에서 "2009년 4월 20일자로 의왕경찰서 개서가 확정되었다"고 밝히고 "조기개서 일정에 맞추기 위해 부득이 시민 여러분이 이용하는 중앙도서관에 우선 자리를 잡게 되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또 "경찰서가 이사 갈 곳을 마련중으로 빨리 준비토록 하겠다"며 "2~3개월만 참고 기다려 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의왕경찰서 임시청사로 사용할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기간동안 중앙도서관에서 더부살이를 하겠다는 것으로 도서관 지하 1층 자료보관실과 1층 문화교실, 4층 강당에 경찰서 임시청사가 들어서면 평생학습공간이 졸지에 난장판이 될 처지다.

이미 동아리 공간이 경찰 사무실로 변했고 주말에 영화도 보고 공연도 하던 강당은 칸막이로 가려지는 등 공사가 한창이어서 어수선하기 짝이없고 이용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의왕시 공지 홈페이지 갈무리
 의왕시 공지 홈페이지 갈무리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하루 400~500여명, 주말에 4천명이나 이용하는 중앙도서관에 경찰서 임시청사가 들어서 나눠써야 한다는 사실 앞에 시민들은 "경찰서 신설이 기쁜 일이나 이건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시내에 내걸린 용비어천가식 현수막도 철거하라"고 항의하고 있다.

"'대통령할아버지, 의왕경찰서 선물 고맙습니다', '국무총리님, 행정안전부 장관님, 기획재정부장관님, 국회의원님, 경찰청장님, 의왕경찰서 신설 감사합니다' 문구의 현수막을 보면서 의왕시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훼손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창연 의왕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경찰서 신설이 아무리 아쉽고 급하다고는 하지만 시민을 위하고 평생학습권을 보호받아야 할 대표적인 도서관에 경찰서 임시청사를 마련한다니 상당히 안타까운 일로 합리적이지도 올바르지도 못한 정책 결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치안은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부담하여 관리하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이라는 점에서 조건에 맞는 공간이 없다면 안타깝지만 화성경찰서 개청 때처럼 컨테이너로 임시청사를 마련하는 것이 국민과 시민에 대한 최선의 책임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변현주 '경기1366' 소장도 "의왕경찰서 신설에 따른 성급한 임시청사는 시민들의 안전 확보와 인권보호를 목적으로 추진되는 경찰서 개서가 기본적인 인권보호도 할 수 없는 환경을 선택하는 오류를 범했다"며 "성급함은 늘 치명적인 오류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의왕시민 표도영씨는 "경찰서가 두세 달 빨리 들어온다고 의왕시 치안이 좋아지고 늦게 들어온다고 치안공백의 우려가 심각합니까? 치안이 중요한 만큼 학습권도 중요하다"며 "기분에 들떠 첫단추를 잘못 꿰는 전시행정의 표본이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강상섭 전 의왕시장은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수고와 노력 끝에 (의왕경찰서) 개청이 이루어졌는데 고위 공직자들의 하사품인양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보면서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한다"면서 현수막 철거를 주장하는 등 시민들의 반발 목소리가 거세다.

의왕경찰서 도서관 설치 반발 글들 시 홈페이지 갈무리
 의왕경찰서 도서관 설치 반발 글들 시 홈페이지 갈무리
ⓒ 최병렬

관련사진보기


예산도 없이 경찰서 신설만 확정... 이중 예산 낭비 불보듯

경기청, 경찰서 개서 및 경찰 충원계획
경기지방경찰청은 4월 20일 의왕·하남·동두천경찰서를 개서하고, 지구대 3개소, 파출소 11개소를 신설하며, 3월 말까지 경찰인원 1182명을 증원하는 등의 경찰서 개서 및 경찰 충원계획을 밝혔다.

또 용인서부, 안양만안, 부천오정경찰서는 오는 2010년 7월까지 개서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경기도에는 오는 4월 20일이면 31개 시·군 모두에 경찰서가 마련되고 경찰서는 모두 38개로 늘어난다. 또 내년 7월이면 41개의 경찰서로 늘어난다.

경기 서남부지역 치안강화 대책 일환으로 지구대 3개소, 파출소 11개소가 신설된다.

우선 화성동부서 궐동, 안산단원서 와동 지구대와 수원중부서 율천(2월12일 기 개소), 수원남부서 태장, 안양서 호계, 광명서 소하, 안산상록서 수암과 일동, 안산단원서 공단, 시흥서 신천, 화성서부서 마도와 양감파출소를 4월중으로 개소하게 된다.

수원서부서 호매실 지구대, 군포서 대야미 파출소는 부지매입 후 신축 개소하며 치안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인 분당서 판교, 용인서 상현파출소를 지구대로 승격 운영하고, 향후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지역경찰관서를 지속적으로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인력도 대폭 보강돼 3월말까지 경찰관서 신설요원 384명을 타 지방청으로부터 지원받고 기동대 인력 798명 등 총 1182명을 증원해 도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는 669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경기청은 "치안수요 변화에 따른 효율적 인력 재배치 계획을 추진하고 지역주민들과 협력방범활동도 강화하고 있다"며 "지역치안문제는 경찰만의 문제가 아닌 지자체, 지역주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관련 경기경찰청은 "임시청사로 의왕도서관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불편이 예상되나 경찰서 없는 지역에 하루라도 빨리 경찰서를 개서해 범죄 불안감을 해소해달라는 지역주민들의 염원에 따라 불가피하게 임시청사로 사용하게 되어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형사부서를 지하 1층에 배치하고, 교통사고조사부서는 고천치안센터를 활용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 노력을 다하고 조기 이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통령 특별지시로 경찰서 신설계획을 확정하고 국무회의를 통해 경찰청 직제를 개정했으나 부지 및 청사 마련 등에 따른 예산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임시청사, 신축청사 예산을 둘러싸고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신경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4월 말까지 신설되는 3개 경찰서 임시청사를 지자체에서 무상임대할 수밖에 없어 의왕시는 중앙도서관에 이어 경찰서 임시청사 마련 등에 따른 비용을 우선 부담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이중으로 예산을 낭비한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에 의왕경찰서는 의왕도서관 건물에 2-3개월 임시청사로 개서하였다가, 고천동에 있는 손앤아크 공장건물을 리모델링해 또다시 임시 입주하고, 경찰서 부지 확정과 예산이 확보되는 수순에 따라 경찰청사를 새로 건립해 최종적으로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의왕, #경찰서, #임시청사, #의왕경찰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