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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비골 인근 주민과 시공사와 용역업체 직원들 간의 몸싸움
 달비골 인근 주민과 시공사와 용역업체 직원들 간의 몸싸움
ⓒ 이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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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앞산터널 공사를 둘러싸고 주민과 시공사가 물리적으로 충돌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대구 달서구 상인동 달비골에서 시공사인 태영건설 측이 대구 4차순환도로 터널공사를 위한 벌목작업을 강행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터널공사 반대하는 주민, 기계톱날에 부상 입기도 

 직원들이 휘두른 전기톱에 얼굴을 다친 인근 주민
 직원들이 휘두른 전기톱에 얼굴을 다친 인근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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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새벽 5시 30분쯤. 시행사는 달비골 숲 벌목을 감행하면서 주민과 처음으로 부딪혔다. 2월 26일에는 처음으로 주민이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30분쯤 70여 명의 태영건설 및 하청업체 직원들이 기계톱을 들고 나타났다. 이에 항의하던 달비골 주민인 40대 여성이 전기 톱날에 뺨과 코가 4cm가량 찢어져 50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

주민들을 "부상자가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동안에도 태영건설측은 병원에도 오지 않고 나무를 베고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여성주민 2명은 성추행을 당해 경찰서에서 가해자의 사과를 받기도 했다.

3월 4일엔 주민 2명이 실신하는 등 가장 격렬하게 충돌했다. 태영건설 측이 동원한 용역직원 30여 명이 달비골에 기계톱 5대를 들고 나타난 시각은 오후 3시쯤. 인근 주민과 '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앞산꼭지)' 회원 등 40여 명이 공사 저지에 나서면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떠밀려 여성주민 한 명이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

주민들은 인근 경찰서에 연락해 "태영 측 현장책임자와 용역 책임자에게 공사를 중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에 '중지 요청'을 한 뒤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오후 4시 30분께, 용역과 태영건설 직원들이 다시 계곡을 건너와 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몸싸움을 말리던 앞산꼭지 회원 한 명이 용역들에게 밀려 쓰러지면서 돌탑에 머리를 부딪치고 나무 사이에 쓰러졌다.

시민단체 "경제적 실익 없다"... 대구시 "완공되면 이용률 높아진다"  

 3월 6일 달비골에서 있었던 주민과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3월 6일 달비골에서 있었던 주민과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 이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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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회원들의  고공 농성장. 이들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고공 농성을 해오고 있다.
 앞산꼭지('앞산을 꼭 지키려는 사람들)회원들의 고공 농성장. 이들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고공 농성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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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충돌 때문에 다음날인 5일 대구시는 공사를 중단했지만, 앞산꼭지를 비롯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 100여 명은 6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의 책임있는 자세와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대구시는 "교통혼잡비용을 해소하기 위해 제4차 순환도로가 꼭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앞산터널 공사는 철회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대구시에 따르면 2003년에만 교통혼잡손실비용이 약 1조247억원이었고, 이는 시민 1인당 연간 약 4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측은 경제적인 실익이 없다고 말한다. "적자가 발생해 대구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 뻔한 앞산터널공사를 대구시가 강행하고 있다"는 것.

재정사정이 열악한 대구시가 초기부담액인 900여억원을 투자하는 것이 무리이고, 도로운영 초기 5년 동안 민자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손실보전액도 대구시 재정에 만만찮은 부담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26년 동안 민자사업자에게 운영권을 넘겨주고서 대구시민이 내야 할 이용료도 1700원에 달해 시민 부담이 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민자 도로는 제도적으로 정부나 지방정부가 최소 운영수입을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그래서 "만약 민간사업자가 도로 수요를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예측한다면 시는 그 상당하는 재정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구의 '범안로'는 민자도로의 실패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범안로는 2007년 한 해 적자 153억, 하루 4200만원의 적자를 고스란히 시민들의 세금으로 메웠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 대구시 관계자는 "전체 순환도로가 다 완성되면 이용이 지금보다 늘 것"이라며 "민간업자가 이미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민간 사업자들도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는 민자투자의 성공 사례로 국우터널(북구 국우동)을 손꼽았다. 4차순환도로의 일부인 국우터널은 민자 494억원 , 시비 29억원 총 사업비 523억원이 투입됐다. 실 통행량이 당초 계획과 비슷해 민간사업자가 2012년까지 통행료 수입으로 사업비 전액을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이 필사적으로 공사를 막는 이유

 시공사와 용역업체 직원들이 강행한 벌목 현장
 시공사와 용역업체 직원들이 강행한 벌목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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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앞산터널 공사란?
대구 4차순환도로(상인∼범물) 공사는 터널, 교량, 지하차도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오는 2011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는 3134억원이 투입된다. 사업비 가운데 민자 2444억원, 시비 345억원, 국비 345억원이 쓰인다. 토지 보상금 약 470억원은 대구시가 추가부담한다.

앞산터널 공사는 4차순환도로 공사의 터널구간이다. 지난 2003년 7월 앞산터널을 포함하는 '4차 순환도로 상인∼범물 구간' 사업계획이 알려지면서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및 주민들과 대구시의 마찰이 5년 동안 이어져 왔다. 지난 6월부터 앞산터널 공사를 착공해, 현재 용두골 일대의 교량 기초공사와 달비골 일대의 벌목 작업을 하고 있다.

경제적 실익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주거권, 환경권, 생활권 등에 대한 문제 제기도 계속되고 있다.

약 50m 높이의 고가도로에서 위험물(폭발물, 유조차량, LPG, 화학물질)을 실은 차량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교각 아래 100m 토지를 수용해 안전 폭을 확보해 달라고 주민들은 요구하고 있다.

또 코앞에 들어설 고가도로에 의한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량들로 인한 분진과 소음, 야간 가로등 불빛 등 주거환경에 대한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주민과 협의를 통해 피해를 보상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250만 대구 시민의 쉼터'이자 '도심의 허파'인 앞산 숲이 훼손된다는 점도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공사를 반대하는 주요한 이유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시공사가 용두골 앞산터널 공사를 하면서 옮겨 심으려고 흰 띠를 둘러 표시까지 해놓은 나무까지 마구 베어버린 전력도 있어서 더욱 걱정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구시는 "환경영향평가를 마쳤고 최대한 환경을 보전하며 공사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오고 있다.

환경뿐만 아니라 문화재 훼손도 우려되고 있다.  2006년 설계변경을 하면서 공사구간으로 추가됐지만 문화재 지표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에 대해 시민단체는 지표조사 실시와 함께 공사 중지를 요구해왔다.

시민단체들은 "구석기 시대 유적인 바위그늘은 벌목작업 공사장에서 500m여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며 "공사 강행으로 대구 역사를 기존 3천 년에서 1만 년 전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문화유적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면 재조사를 촉구했었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앞산꼭지 회원이 용두골 공사구간 반경 300미터 안에서 조선 후기 작으로 추정되는 마애석불을 발견해 대구시에 신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조형미가 뛰어나고, 색다른 양식의 표현들이 곳곳에서 보여 학문적 연구가치가 있다"고 마애석불을 평하기도 했다.

이에 대구시와 시행사는 영남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설계변경으로 추가된 지역의 지표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면서도 대구시는 "문화재청의 지표조사로 공사가 중단되는 구간은 설계 변경에 추가된 지역일 뿐"이라며 앞산터널 공사를 전면 중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대구시는 "시민과의 마찰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공사를 중단하고 있다"며 "당장에 공사를 다시 시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협상이 단기간 안에 성사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공사를 둘러싼 마찰이 재현될 가능성이 큰 셈.

한편, 벌목과정에서 기계톱에 베이거나 실신했던 주민들은 퇴원해 현재는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와 관련한 법적 대응은 논의되고 있는 협상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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