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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의 마지막날, 아침부터 서울로 내달렸습니다. 전날 인천사람연대 월례강좌에서 '민주주의와 블로그'란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뒤늦게 집에 돌아와(자정쯤) 대충 짐정리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있는 오마이뉴스 자전거모임 때문입니다.

더 이상의 한파는 없다는 일기예보 덕분인지 날은 자전거 타기에 참 좋았습니다. 살랑이는 봄바람을 맞으며 부천을 지나 서울로 내달리는 길은 토요일 오전이라 그리 차도 많지 않아 한적했습니다. 서울에서 인천 방향으로 줄줄이 내려온 자전거족들도 눈에 띄였습니다.

암튼 이날 자전거모임 만남 장소는 성산대교 북쪽이었습니다. 평소 한강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때 성산대교를 지나친 적은 많았지만 정작 다리를 건너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날밤 자전거를 이용해 성산대교를 건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니, 한강 자전거도로 지도를 통해 한강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어떤 길인지는 알 수 없어 길을 헤매지나 않을까 괜한 걱정도 있었습니다.

성산대교에 보행자나 자전거를 위한 통로가 있다.
 성산대교에 보행자나 자전거를 위한 통로가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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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성산대교
 토요일 오전 성산대교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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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한강을 건너기란....
 자전거로 한강을 건너기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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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공항로를 따라 달리다 안양천을 건너 성산대교에 이르렀을 때 다리 진입로와 연결된 육교를 발견했습니다. 낡은 육교에는 자전거 이동로가 없어 그냥 번쩍 들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습니다. 올초부터 잘 타고 다니고 있는 미니벨로가 워낙 가벼워서 예전처럼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정수시설 공사장 가림막을 따라 다리로 나아가니 바로 성산대교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리 아래로 자동차들이 정신없이 질주하고 있었고, 한편의 한강 자전거도로에는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달리는 시민들의 모습도 줄지어 보였습니다.

아침 안개 때문인지 스모그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뿌연 봄기운이 넘실대는 한강도 두터운 겨울옷을 벗어버리고 봄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강물 위에서 유유히 아침 햇살을 즐기는 물새들도 보였고,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가는 검은빛의 새무리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이용해 한강을 건너는 이들도 다리 위에서 종종 마주쳤습니다.

비좁은 통로를 자전거를 타고 내달릴 때 빠르게 내달리는 자동차들 때문에 다리가 '덜덜덜' 하고 울려 불안하기도 했지만, 봄을 싣은 강바람이 참 좋았습니다. 봄비가 내린 뒤에는 아마 더 좋을 듯싶습니다. 이번 주말 시간되시면 한강 다리를 자전거를 타고 건너보시는 것은 어떨는지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강, #성산대교,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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