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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자전거를 타고 가던 길에 부천 상동 호수공원을 둘러본 적이 있습니다. 호수는 살랑이는 봄바람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거렸고, 사람들은 겨울 끝에 찾아온 봄기운을 곳곳에서 한가롭게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도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 산책을 나온 여학생들도 보였고, 벤치에 앉아 따뜻한 봄볕을 쬐고 있는 노인도 보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힘차게 농구를 하는 남자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호수공원에는 호수뿐만 아니라 운동-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시민들이 그것들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부천 상동호수공원
 부천 상동호수공원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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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조금 어설프지만 짚으로 지붕을 엮은 초가집이었습니다. 호수공원에 웬 초가집인가 하고 들여다 봤더니, '부천시 농업공원'이란 이름을 하고 있었습니다. 호수공원 안에 자리한 농업공원은 이름대로 정겨운 옛 농가 풍경을 담고 있었습니다.

짚으로 지붕을 엮은게 많이 어설프다.
 짚으로 지붕을 엮은게 많이 어설프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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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 안에는 디딜방아와 농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아궁이와 가마솥, 부뚜막이 있는 부엌과 군불을 지펴 난방을 하는 황토온돌방도 쪽문 사이로 보이는 장독대까지 모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넓은 마당에는 사방치기, 8자돌이, 십자놀이 등 전통놀이터도 그려져 있었고, 장승도 황소가 끄는 연자매(방아)도 물레방아도 달구지도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고 살아있는 것들이 아니라서 무척 어색했지만, 그나마 옛 농촌에서 볼 수 있던 것들이 한곳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부뚜막과 아궁이가 있는 부엌
 부뚜막과 아궁이가 있는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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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과 아궁이
 가마솥과 아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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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딜방아
 디딜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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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치기
 사방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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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매
 연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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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
 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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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는 구색을 맞추려고 했는지 작은 논도 자리하고 있었고, 그 옆으로 개울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게 해놓았습니다. 억지스런 물길 맨 위에는 두레박으로 물을 퍼올리는 우물가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우물가에서 정말 오랜만에 보는 물펌프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 옛집에 있던 물펌프가 기계(전동)펌프로 대체되면서 사라진 그 낡은 물펌프를 말입니다. 날이 가물거나 추우면 물을 퍼올리기 위해서 펌프질을 수없이 해야했던, 그 물펌프 속은 메말라 있었고 길쭉한 손잡이와 주둥이도 부러지고 사라지고 없었지만 참 반가웠습니다.

시원하고 맑은 물이 솟아오르지는 않겠지만 물펌프에 마중물을 넣고 한 번 힘차게 펌프질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순식간에 우리곁에서 잊혀진 농가 풍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작은 논도 마련해 놓았다.
 작은 논도 마련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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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물펌프로 지하수를 퍼올렸다.
 예전에는 물펌프로 지하수를 퍼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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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물펌프
 낡은 물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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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퍼올리기 전에 바가지로 마중물을 넣어야 했다.
 물을 퍼올리기 전에 바가지로 마중물을 넣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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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물펌프, #농업공원, #초가집, #상동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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