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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100일 논의 뒤 6월 국회에서 표결처리' 등을 골자로 한 '3˙2합의' 이후 민주당이 후유증을 앓고 있다.

당내 비주류세력의 연합체인 민주연대는 비판성명을 냈고, 이종걸 민주연대 공동대표는 지도부 책임론을 꺼냈다. '촛불시민'들은 영등포 당사 대표실에서 항의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3일 오전 중앙위원회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83석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면서 "한나라당의 돌격과 국회의장의 터무니없는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맞서서 원천봉쇄를 할 수 있는 요술방망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참으로 안타깝고, 아쉽고 억울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중앙위원회에서 '고백'이라는 말을 네 번 썼다.

정세균 "주가 떨어지고 환율 올라가는 상황 고민 안할 수 없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미디어 관련법 등 쟁점법안 처리 방식을 조율하기 위해 2일 오후 막판 협상 테이블에 앉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미디어 관련법 등 쟁점법안 처리 방식을 조율하기 위해 2일 오후 막판 협상 테이블에 앉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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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민주국민회의와 MB악법저지비상국민행동은 3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MB악법 통과에 대한 한나라당-민주당 합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악법을 무더기 통과시키려는 한나라당과 무력하게 끌려다니는 민주당을 규탄했다.
 민생민주국민회의와 MB악법저지비상국민행동은 3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MB악법 통과에 대한 한나라당-민주당 합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악법을 무더기 통과시키려는 한나라당과 무력하게 끌려다니는 민주당을 규탄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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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제(2일) 한나라당과 합의한 핵심적인 배경으로 경제위기 상황을 꼽았다.

"유리하냐 불리하냐는 것을 우리 당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결정할 일이 아니고 국민의 입장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중앙위원 여러분께 솔직히 고백한다. 어제 주가는 떨어지고, 환율은 올라가고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나라가 어려운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난장판을 만들었을 때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4개월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6월에도 절대 MB악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병석 정책위원장도 침통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아침 고위정책회의에서 "제1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새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당내는 물론 당 외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연대는 이날 낸 '폭압과 강권에 의한 3.2합의는 무효이다'라는 제목의 공식성명에서 "1차 입법전쟁 이후 충분히 예견되는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민주당 지도부의 안이한 태도는 매우 아쉽다"고 논평했다.

민주연대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은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당 지도부는 이번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거취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연대는 이 의원 개인의 의견이라는 입장이다.)

당 일각에서는 원혜영 원내대표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도 바뀔 것 같은데 우리도 분위기를 바꾸고, 이번 합의틀에서 최대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도 원내대표를 바꾸는 것이 한 방법"이라며 "어차피 임기도 거의 다 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촛불시민들 "덩달아 경제위기 운운하지 말라"

지난 2일 저녁 열린 ‘언론 장악 저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촛불 문화제’에서 MBC 허일후, 서인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있다.
 지난 2일 저녁 열린 ‘언론 장악 저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촛불 문화제’에서 MBC 허일후, 서인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있다.
ⓒ 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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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민'들은 민주당 영등포 당사(옛 열린우리당 당사)의 대표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이 집시법 개정안의 행정안전위 상정에 동의한 것을 비판해 2일 새벽에 농성을 시작했던 '촛불시민 연석회의'는 '3·2합의'에 대해 "지금까지 벌어진 사태에 대해 민주당이 철저히 반성하고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 더욱 엄중한 각오로, 보다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임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5개 항을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논의 중에라도 저들의 불성실이 보이거나 폭압적 기도가 드러날 시엔 가차없이 의원직 총사퇴를 통해 국민의 편에 서서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함께 반 정권 투쟁에 나설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오후 촛불시민연석회의 소속 회원 10여 명이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 대표실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3일 오후 촛불시민연석회의 소속 회원 10여 명이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 대표실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 김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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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저들은 지금 벌이는 모든 야만적 행태들에 대해 끝없이 경제위기 극복을 핑계 대고 있다"면서 "따라서 민주당은 그들에 동조해 덩달아 경제위기 운운하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한나라당과 합의했다는 정세균 대표 발언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어쨌든 100일의 시간을 번 셈인데, 100일 치성을 하면 안 되는 일이 없지 않느냐"며 상황 반전에 대한 '간절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4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미디어 관련법 처리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으나, 선거 전체의 승패를 가름하게 될 수도권 재보선 지역은 인천 부평을 한 곳뿐이다.

오히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시켜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합의가 적지 않은 장애물이 될 것 같다.

민생민주국민회의와 MB악법저지비상국민행동은 3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MB악법 통과에 대한 한나라당-민주당 합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악법을 무더기 통과시키려는 한나라당과 무력하게 끌려다니는 민주당을 규탄했다.
 민생민주국민회의와 MB악법저지비상국민행동은 3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MB악법 통과에 대한 한나라당-민주당 합의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악법을 무더기 통과시키려는 한나라당과 무력하게 끌려다니는 민주당을 규탄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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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3·2 합의, #사회적 논의기구, #어용야당,괴뢰,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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