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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천 방수로 공사를 경인운하로 둔갑시킨 정부는 민자유치를 포기하고 공공사업(국비)으로 변경해 3월부터 공사착공을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아무런 법적 근거나 준비도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4계절을 기본으로 최소한 두계절(6개월) 이상 조사를 거친 후 제출해야 하는 환경영향평가 초안도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이 미리 내놓고, 주민설명회까지 지난 주에 인천 계양구·서구, 김포시, 서울 강서구에서 일사천리로 벌였습니다.

 

당시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인운하 주민설명회에 경인운하지역협의회 등 운하찬성 주민과 공무원, 건설사 직원까지 동원돼 경인운하의 문제점을 알리고 질의하기 위해 찾은 시민환경단체 활동가와 기자들의 출입을 막아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 정부와 국토해양부,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운하 건설단과 지역토건세력들이 한통속이 되어 무리하게 주민설명회를 추진했냐 하면, 환경평가초안과 주민설명회만 개최하면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개정된 법의 헛점을 노려 3월 착공을 기정사실화 하기 위해서 입니다. 국토해양부장관까지 참석한 한국수자원공사 경인운하건설단 현판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발전' '지역경제활성화'란 터무니없는 구호와 환상만 늘어놓고 정작 국민혈세가 낭비되고, 의심스런 홍수예방 효과와 국토파괴,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것을 전혀 고려·감당할 생각없는, '경제성이 없는 뻔한 적자사업'을 '한강과 서해를 잇는 대역사'라며 과대포장·홍보하고 있습니다.

 

 

경제성 없는 경인운하가 지역경제 살린다고??

 

이에 편승한 인천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의회들은 덩달아 각종 개발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시는 인천아시안게임주경기장 신설에 대한 정부 승인(국비지원 없이 시예산으로 건설 조건)으로 지원사격을 받아 경인운하뿐만 아니라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에 롯데건설이 추진중인 골프장(운하 인근지역 그린벨트 해제 제안)까지 동시에 착공할 기세입니다.

 

인천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행정절차가 많이 남았고 여러가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제2롯데월드'를 짓기위해 각종 편법과 궤변을 늘어놓는 것처럼 일방통행 막무가내식으로 강행할 태세입니다. 서울시도 현재 공사중인 한강르네상스를 위해 경인운하가 조기 착공되야 한다고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주민들은 '경인운하가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합니다. 상식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해도 두시간 반 정도면 가는 거리를, 네시간에 걸쳐 18Km 운하를 다닐 화물선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합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게다가 모래를 싣고 가는 큰 바지선이나 컨테이너를 싣고 가는 화물선이 얼마나 있겠냐며 그런 화물선 운항은 바라지 않는다 합니다. 다만 한강과 연결된 물길에 유람선만 다니고 덤으로 낙후된 주변의 지역개발을 바랄 뿐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여객선 운항도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볼게 없습니다. 한남정맥까지 싹뚝 잘라낸 인천 서구 시천동의 대절토 구간의 삭막함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대규모 직각인공수로(제방)에 정화되지 않고 고여 썩어가는 물로 가득한 운하에 유람선을 띄우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입니다. 이를 지역주민들도 알고 있지만 경인운하의 비경제성과 반환경성을 왜곡·호도하는 '삽질' 정부와 지자체, 언론의 과대포장(4대강정비 거짓동영상처럼)으로 '괴물' 경인운하 착공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운하와 한강을 화물선과 유람선이 오가면 불안불안!!

 

관련해 자전거로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서울과 인천을 오가면서 경인운하 예정지와 한강을 오가는 배의 모습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정부의 계획대로 경인운하가 건설되면 화물선과 여객선이 빈번히 오가게 될 한강을 말입니다.

 

그런데 운하와 한강을 화물선과 유람선이 오갈 경우 안전은 한건지? 어떤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운하구간이 끝나는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행주대교부터 용산여객터미널이 자리할 곳까지 수많은 한강 다리와 교각 사이를 화물선과 유람선이 지날 경우 선박안전 사고에 대한 것도 고려가 되었는지 말입니다. 정말 만에 하나 선박 전복이나 기름유출사고가 난다면 운하뿐만 아니라 한강은 태안처럼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을 맞고 황폐화될지도 모르는데 그 안전책은 마련해 놓은건지??  

 

암튼 한강의 다리 아래와 교각 사이를 사이를 아슬아슬 빠져나가는 여객선과 배들을 보면서 걱정이 일었습니다. 경제성도 없고 반환경적인 경인운하 건설에 국민혈세를 퍼붓기보다, 그냥 한강의 생태계 회복과 복원을 위해 노력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경인운하, #한강, #경제성, #화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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