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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만월이다.”

 

  활활 타오르고 있는 빨간 불빛을 바라보면서 소원을 빌어본다. 지구촌 전체를 휩쓸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빨리 극복되어지기를 기원한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힘을 합친다면 분명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건강과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해본다. 밤하늘에 솟구치는 불길의 기운으로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달집이 타오르고 있는 곳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삼천천 둔치다. 삼천 3동 풍물패의 신나는 놀이 한마당이 어우러지고 있었다. 꽹과리 소리의 선도에 의해 장구와 징 소리가 리듬을 맞춰 하나 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만월 아래에서 한바탕 축제가 사람들의 마음을 흥겹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보름달은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의 얼굴에 달집의 불빛에 드러나고 있었다. 전주 기접 놀이 보존회 회원들에 의해서 풍물패의 가락에 맞추어 펼쳐지고 있었다. 커다란 기들이 서로 엉겨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연들은 하늘 높이 날고 있고 어린이들이 돌리고 있는 깡통에서는 불들이 춤을 추고 있어 그 흥겨움이 더해진다.

 

  아파트 위로 떠오른 보름달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사람들의 소원을 모두 다 수용하고 반드시 그 것을 이루게 해줄 것이란 믿음을 심어주고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채워간다면 반드시 바라는 소원은 성취될 수 있을 것이라 답하고 있었다. 환한 보름달의 답을 듣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활활 타오르고 있는 달집을 보니, 힘이 난다. 소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의 자신의 모습을 그리면서 최선을 다하게 되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 소원이 성취되었을 때의 자신의 모습을 마음에 간직하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게 되면 분명 이뤄낼 수 있다.

 

  두둥실 보름달은 말하고 있었다. 바라보는 모든 이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은은한 달빛이 온 몸에 힘을 넣어주고 있었다. 대보름의 달빛에 몸을 맡기고서 눈을 감았다. 달님의 힘은 격려와 위로에 있었다. 포근함 느낌에서 깨닫게 된다. 사람에게 힘이 되는 것은 질책이나 충고가 아닌 위로와 격려의 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풍물패의 리듬에 몸을 맡기면서 모든 생각한다. 살아가는 과정에 있어서 넘치는 것보다는 모자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자라면 열심히 노력하여 채워나가면 된다. 모자란 부분을 모두 다 채우게 되면 만족을 얻을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넘치는 것은 감사함을 느낄 수 없어 결국은 만족할 수가 없다.

 

  보름달의 빛을 넉넉하게 받아본다. 일 년 중 가장 밝은 빛이어서 대보름달이라고 한다. 같은 달빛이지만 달빛을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이 가장 큰 것이란 의미이다.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대보름날.

 

  밝은 보름달의 달빛의 축하 속에 빨갛게 타오르고 있는 달집의 모습이 장관이었다. 무서운 기세로 활활 타오르고 있는 달집의 불길처럼 살아나기를 기원해하였다. 기축년 올해에는 좋은 일만 생기기를 간절하게 소원하였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물론이고 나아가 생명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에 성령이 충만하기를 소원하였다.<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전주시 삼천동 둔치에서 직접 촬영


태그:#대보름, #달집 태우기, #기원, #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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