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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인하대학교 후문 가에 꼬꼬마 국화빵이 떴다! 그냥 굽는 국화빵이 아니다. 인하대학교 법학부 정철인(23)씨의 열정이 가득담긴 국화빵이다. 그는 50일 동안의 운영을 목표로 12월 12일부터 인하대 후문 가 골목에 자리를 잡고 국화빵을 판매하고 있다. 국화빵 판매액의 10%는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추운 겨울, 열정으로 가득 찬 그를 만나보았다.

 

 

# 국화빵 사업, 세상과 부딪혀보는 계기로 삼고 시작

 

정씨가 처음 국화빵 사업을 구상하게 된 것은 지난 8월. 철원에서 군복무 중이던 정씨는 제대 후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골똘히 생각해도 할 만한 일이라곤 바코드를 찍거나, 무언가를 나르는 일뿐. 그래서 그는 ‘내가 사장이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사장이 된다면 사소한 일에서부터 직접 부딪히고 제가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 나중에 졸업하고 취직해서 회사원이 되기 이전에 다시없을 경험을 해보고 싶었죠. 사장의 권한으로 이것저것 운영하고 정책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사업의 경험을 위해 컴퓨터를 포기했다. 평소 컴퓨터를 사려고 모은 돈을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 ‘꼬꼬마 국화빵’이라는 사업명까지 붙이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 “어려웠지만 배짱과 자신감 얻어”

 

국화빵 사업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노점상으로 운영해야 했기에 어느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부터 정씨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이곳저곳 자문을 구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인하대학교 총장, 학생지원처, 사무처장 등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다.

 

자필로 편지도 써 보고 여기저기 들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또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는 그 경험 덕분에 얻은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거절이 두렵지 않은 배짱과 자신감이다. 정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무작정 힘든 것만은 아니었다”며 “얻은 것이 많다”고 어려웠던 처음의 시간을 회고한다.

 

# 정씨만의 특별 마케팅 전략 노하우

 

정씨는 특별한 판매 전략을 가지고 있다. 바로 ‘덤 주기’다. 국화빵 1000원어치를 구입 시 1명이 가면 7개, 2명이 같이 가면 8개, 3명이 같이 가면 9개를 준다. 같이 온 사람은 다음 번에는 고객이 되어 또 다른 사람과 함께 올 수 있다. 잠재 고객의 가능성을 늘리려는 것이다. 또한 복학 이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그의 생각이 반영된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학교 앞 장사이니까 단골이 친구 되고, 그러다보면 아는 사람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죠. ‘새 학기부터는 제발 밥 혼자 먹는 일 없도록 하자’는 제 작은 바람이 들어간 결과라고나 할까요?”

 

그는 자신의 소망이라며 우스갯소리와 함께 “이는 모 소주 업체의 7잔 반 마케팅의 정반대 응용”이라며 “훈훈하다는 손님들의 반응에 흐뭇하다”고 말한다.

 

이 뿐만 아니라 수익금의 일부는 기부를 하고 있다. ‘이 때가 아니면 내가 언제 기부를 해 볼까’ 싶었던 정씨는 판매 수익금의 10%를 기부하기로 했다. 1,000원 당 100원씩 손님에게 돌려주어 직접 모금함에 넣을 수 있도록 한 것. 그래서 정씨는 “이 기부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닌 손님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추후 모아진 금액은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기부될 예정이다.

 

손님들과의 약속을 넘어 그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50일간은 국화빵 굽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는 정철인씨. 그는 이번 도전을 넘어 앞으로도 자신의 꿈을 향해 관심을 그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관련 사이트 : 정철인의 열-_-정이 담긴 꼬꼬마 국화빵http://www.saebaram.net)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위민넷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하대, #국화빵, #아름다운재단, #훈훈하다,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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