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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민인식 CP는 1992년 SBS에 입사해 2년간의 조연출, 2년 반의 연출을 거쳤다. 그리고 2007년부터는 책임 PD를 맡고 있다. 이 정도면 정말 끈질긴 인연이다. 민 CP를 만나 700회를 맞은 소감,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700회를 맞은 소감은?
"<그것이 알고 싶다>가 현재의 우리들만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시작한 선배가 계셨고, 중간에 거쳐 간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 <그것이…> PD를 한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 700회라는 시점은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쌓인 수치에 대해 겸손해지기도 하고, 부담도 있다. 이 겸손과 부담을 함께 안고 가야 한다."

- 700회 특집의 주제를 '돈'으로 정했다. 이유는?
"애초 700회 특집을 준비하면서 우리나라 상황이 힘드니까 '희망'이란 키워드로 하려고 했다. 그런데 힘든데도 희망을 가지라는 게 무감각한 강요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09년 초, 현재 사람들이 마음에 두고, 화두로 삼고, 일상에서 생각을 크게 점유하는 것이 무엇인가 얘기하며 그 속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돈에 매몰되지 않고 돈이 인간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인간이 돈을 끌고 가는, 돈에 대한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민인식 SBS <그것이 알고 싶다> CP
 민인식 SBS <그것이 알고 싶다> CP
ⓒ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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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와 <PD수첩><추적60분>과의 차이를 뭐라고 보나.
"시사에 방점을 두느냐 아니냐 하는 형식적이고 내용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스토리텔링이다. 이야기 구조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다른 측면이 있다고 본다. 그러다보니 사례에 깊이 천착하게 되고, VCR과 스튜디오를 넘나드는 구조에 맞춰서 체감할 수 있게 다가가려고 한다. 정책적인 부분이나 큰 사안도 다루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

- 그런 아이템은 회의에서 정해지나.
"교칙도 아니고, 이렇게 정해놓고 가자는 건 아니다. PD들의 성향도 있고, 현재 시대상황에서 지금 우리의 여건과 <그것이…>라는 프로그램의 콘셉트·정체성과 어울려 가면서 약간의 변주를 하고 있다."

- 최근 '취재PD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들었다.
"3개월이 넘었다. 현재 연출 PD가 여섯 명이고, 취재PD 한 명이 별동대처럼 붙어서 AD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이…>가 단순히 시사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스터리도 있고, 휴먼터치도 있고, 자연현상도 있고, 시사도 있는 폭 넓은 용광로 같은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SBS를 대표하는 시사프로그램이 <그것이…> 밖에 없다. 시사프로그램의 감각을 익히고 경험할 기회가 별로 없는 셈이다. 그래서 취재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취재PD 본인도 만족해하고, 부담을 덜 가지면서도 마음껏 자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700회까지 온 것이 나를 포함한 현재 팀원들의 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배들의 공이 크다. 넘겨받은 프로그램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잘 유지하고 시대에 맞게 변형·발전시켜서 다음 후배들에게 잘 넘겨주는 게 기본 목적이다. <그것이…>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가 있는 줄로 안다. 공에 관한 것도, 과에 관한 것도 있겠지만 <그것이…>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휘둘려지는 프로그램이 아니면서도 우리만의 주장, 벽창호 같은 주장을 하거나 권위주의에 매몰되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큰 틀의 담론을 얘기하면서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들을 캐치해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해 가려고 한다."

그 놈 목소리부터 돈 나라까지....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700회 특집 
1992년 3월 31일 ‘이형호 유괴사건’으로 시작을 알린 SBS <그것이 알고 싶다(토요일 오후 11시 10분)>가 지난 10일로 방송 700회를 맞았다.

미스터리를 내세운 독특한 포맷과 어두운 서재를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 연출로 방송 초반 화제를 모은 <그것이…>는 SBS의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이자 최장수 시사프로그램이다.

대표 프로그램인 만큼 유명인사도 많이 배출해냈다.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로 유명한 송지나 작가가 바로 <그것이…> 출신. 또 첫회 '이형호군 유괴사건, 살해범의 목소리' 방송 당시 조연출이었던 박진표 감독은 훗날 <그 놈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를 만들어냈다. 초대 MC인 배우 문성근과 정진영·박상원, 지금의 김상중까지, <그것이…>를 거쳐 간 MC들도 빼놓을 수 없는 얼굴들이다.

'돈 나라 사람 나라' 특집 2부작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 700회 특집으로 방송될 2부작 '돈 나라 사람 나라'의 한 장면.
 <그것이 알고 싶다> 700회 특집으로 방송될 2부작 '돈 나라 사람 나라'의 한 장면.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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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700회를 맞은 <그것이…>는 10일과 17일 특집 2부작을 방송한다. '돈 나라 사람 나라'를 주제로 현재 한국사회에서 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천태만상의 해프닝과 돈의 위력을 확인하고, 과연 얼마의 돈이 있어야 만족하는지 실험과 조사를 통해 살펴본다.

지난 10일에는 2명 중 1명이 "10억 이상이면 가족·친구와의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충격을 줬다. 돈이 시작이며 끝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한국인들의 자화상을 들여다보고, 사람들의 삶을 옥죄고 있는 돈의 괴력을 확인시켰다.

오는 17일 2부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돈 걱정 없이 살기 위해서는 얼마가 필요한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다. 그리고 심리학, 행동경제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돈에 만족하지 못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규명한다. 아울러 돈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 살며 삶에서 최대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덧붙이는 글 | PD저널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태그:#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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