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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바닷물이 은빛으로 빛나네.”

들어오고 있는 서해안의 바닷물이 겨울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마친 깨알같이 작은 보석들을 풀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다가오는 새날들이 빛나고 있는 은빛 물결처럼 세상에 우뚝해지기를 소망해본다. 나 자신을 위하는 것은 물론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나가가 인류 모두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짝이는
▲ 은빛 바다 반짝이는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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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으로 빛나고 있는 바다는 대천 해수욕장이다. 전주에서 출발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서 도착한 곳이다. 전주에서 대천까지 생각보다는 훨씬 더 가까웠다.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는 곳이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음먹기가 문제이지, 마음만 먹으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천의 모래는 겨울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싫지 않았다. 하늘을 날고 있는 연들처럼 새날에는 하늘을 비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오고 있는 서해의 바닷물이 찌든 마음의 찌꺼기들을 말끔하게 씻어주고 있었다. 묵은 날들에 쌓였던 세진(世塵)들이 씻겨나가는 것을 손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무섭고 신나는
▲ 바이킹 무섭고 신나는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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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회로 점심을 먹고 나서는데, 둘째가 잡는다. 강력한 요구를 물리칠 수가 없었다. 바이킹을 타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번도 타보지 못하였다는 집사람도 타보고 싶단다. 무서워서 나는 탈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다. 집사람의 무모한 시도는 금방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둘째는 손을 들고 신바람을 냈지만 집사람은 무서워서 울고 말았다.

인생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하는 현실이라고 키에르케고르는 말했다. 무서움을 밀쳐내고 바이킹을 타본 집사람이 부럽다.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바이킹을 타보려는 생각 자체조차 하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이런 마음을 감추고 싶은 본능적인 마음이 집사람을 놀리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새해에 선물로 받은 365일의 새날을 집사람처럼 당당하고 역동적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한 것을 실천하면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려워서 생각도 못하고 무서워서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삶은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집사람의 당당함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우게 된다. 실천하는 삶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 철새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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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장대 해수욕장으로 향하였다. 서해의 출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역동적인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둘째와 막내는 타이타닉의 흉내를 내면서 즐거워한다. 살아가는 나날에 슬픔도 있을 것이고 아픔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것을 모두 다 극복하여 기쁨과 행복의 나날을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

“야! 새들이 정말 많다.”

서천을 지나 금강 하구 둑으로 향하였다. 서해안을 여행하면서 철새들을 보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금강의 물은 물이 아니었다. 철새들의 세상이었다. 그 수를 헤아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란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평온을 즐기고 있는 새들을 바라보면서 새날의 바쁨 속에서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설레는
▲ 새날 설레는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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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기원하였다. 아이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말만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말을 하면서 살게 된다면 좀 더 멋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행복이란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말 속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서해안에서 직접 촬영



태그:#은빛, #서해안, #새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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