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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이하 일밤)>는 그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다. 지난 20년 동안 <일밤>이 걸어온 발자취는 우리나라 버라이어티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콩트로 첫 발을 뗀 <일밤>은 '이휘재의 인생극장'을 통해 드라마 형식의 코미디를 선보였고, '몰래 카메라'를 통해 버라이어티에 '리얼'을 입혔다. '이경규가 간다-양심 냉장고'는 공익성을 띤 버라이어티의 문을 열기도 했다. 한 발 앞서 버라이어티의 유행을 이끌었던 〈일밤〉이 14일 1000회를 맞는다.

 

<일밤> 1회부터 현재까지 20년을 함께 해온 강제상 작가는 "<가족오락관> 등의 프로그램을 빼고는 주말 대형 버라이어티로는 처음으로 20년을 채워 감회가 깊다"며 "특히 젊은 날을 바친 프로그램이 20년을 맞아 개인적으로도 기쁘다"고 1000회를 맞은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조연출 시절부터 6년 동안 <일밤>에서 일하다 <황금어장> 등 다른 프로그램을 거쳐 최근 다시 <일밤>으로 자리를 옮긴 임정아 PD는 "<일밤>은 집으로 따지면 10대 꼬마와 서른 살 삼촌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가장 대표적인 가족 프로그램이자 MBC 예능국의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0년 동안 <일밤>을 이끌어온 원동력은 무엇일까. <일밤>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것을 하자' '누구나 관심을 갖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건드리자'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공익적인 것을 하자'가 그것이다. 강제상 작가는 "<일밤> 1회 연출자인 송창의 PD가 이 세 가지 원칙을 만든 이후 지난 20년 동안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20년 동안 <일밤>은 '몰래카메라' '이경규가 간다' '러브하우스' 등 한 시대를 대표했던 수많은 인기 코너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늘 정상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청률 4%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고, 자리를 잡지 못한 코너들이 계속 교체되기도 했다.

 

1000회를 맞은 <일밤>의 현재 역시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세바퀴'와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자리를 잡기 전까지 몇 개 코너가 부침을 겪었고, '우결' 역시 초반 큰 화제를 모으며 인기를 끌었던 것에 비해 현재 SBS '패밀리가 떴다', KBS '1박2일'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정아 PD는 "지금 <일밤>이 주춤하고 있고, 정체기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20년 동안 왜 위기가 없었겠나. 그러나 '몰래카메라' 'god의 육아일기' '신장개업' '게릴라 콘서트' 등 모든 것이 <일밤>에서 시도됐고 대박도 났다, 시청자들이나 MBC PD들이나 <일밤>에 대한 애정이 많으니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밤>은 28일 파일럿 코너를 선보이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우결' 역시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가상 결혼생활이라는 포맷이 갖는 초반의 신선함이 줄어든 상황에서 제작진은 "좀더 현실성 있는 커플들을 투입해 '우결'을 꾸려가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20대에 주로 소구하고 있는 '우결'의 시청 연령대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일밤> 김구산 PD는 "지난 20년 동안 <일밤>의 형태는 늘 바뀌었지만 시청자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왔다는 기본적인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며 "향후에도 좋은 코너들을 많이 만들어 2000회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밤' 20년지기 강제상 작가가 뽑은 최고의 코너는?

★ 주병진의 '일요진단'

콩트 코미디밖에 없던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토크 코미디다. 초기 '미주알 고주알'이란 제목으로 시작했다가 '일요진단'이란 코너로 자리 잡았다. 강제상 작가는 "'일요진단'이 확대 개편된 것이 현재의 <일밤>"이라며 "'일요진단'은 버라이어티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탄생시킨 코너”라고 설명했다. 이후 '일요진단’이 전신이 된 '노사연의 배워봅시다'도 파생되면서 콩트가 아닌 버라이어티 코미디의 장을 연다.

 

★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몰래카메라'가 처음 선보일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코너라는 반대 목소리가 많았다. 유명 인사들의 사생활을 엿볼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밤>은 그러한 룰을 깼고, 결국 성공했다. 강제상 작가는 "'우리 결혼했어요'도 '몰래카메라'와 마찬가지 맥락에 있다"며 "가상 결혼이란 포맷이 결혼을 희화화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 목소리가 있어 3년을 끌다 최근 선보여 히트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규가 간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공익'적인 내용을 다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코너다. 특히 '이경규가 간다-양심냉장고' 첫 회, 정지선을 지키는 사람이 장애인 부부였다는 사실이 방송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오락에 공익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유행했고, <일밤>에서도 '러브하우스' '신장개업' 등 공익적인 예능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느낌표!>라는 독자적인 프로그램 탄생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태그:#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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