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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P는 지난 해 8월 3일 심각한 학대로 사망한 채  집에서 발견됐다.
▲ 베이비P 베이비P는 지난 해 8월 3일 심각한 학대로 사망한 채 집에서 발견됐다.
ⓒ I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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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런던 북부 헤링게이 카운슬에서 부모의 학대로 50군데 이상의 상처를 입고 숨진 ‘베이비P'사건으로 영국이 충격에 빠졌다. 영국 언론들은 아동보호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며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지난 주 현지 언론들은 '베이비 P'로 알려진 생후 17개월 된  남자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심각한 폭력을 당하다가 지난 해 8월 결국 핏자국으로 얼룩진 침대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아기의 엄마, 엄마와 함께 살던 남자친구 그리고 그 집에서 하숙을 하던 남성 등 3명을 ‘아동의 죽음을 초래한 혐의’로 기소했다.

27살의 아기 엄마는 인터넷 중독에 빠진 상태였고 남자친구는 칼과 나치 기념품을 모으고 고통을 즐기는 사디스트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한 첫 재판 결과는 다음 달에 나올 예정이다.

영국 사회가 경악을 금치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아기가 죽기 전 8개월 동안 60회나 사회복지사, 경찰, 보건전문가들이 아기의 집을 방문했지만 아기의 죽음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비 P가 늑골과 등뼈가 부러지고 두개골이 부서지고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등 심각한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었으나 보건전문가는 이를 알아채지 못했고 당국에 보고되지도 않았다.

현지 일간지 <가디언>은 아동학대와 방치로 사망하거나 심각한 상처를 입은 아동의 80%이상이 영국 아동보호등록부에 등록되어있지 않았다며,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 사망하거나 다친 아동 189명 중 33명만이 보고됐다고 15일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보건전문가들과 사회복지사가 아동학대의 증거를 제시해도 아동보호당국이 이를 등록부에 등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헤링게이 카운슬에서 심각한 학대로 아동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지 일간 <텔레그래프>는 2000년에도 8세 여아 빅토리아 클림비가 종조모의 폭력으로 128군데에 상처를 입고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고 15일 보도했다. 또 현지 일간 <타임즈>는 16일 베이비P의 누나도 동생과 함께 심각한 학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방송 <BBC>는 아동보호 조치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15일 보도했다. 이번 사건의 분석을 맡고 있는 이스트 앙글리아 아카데미 대학의 마리온 브렌든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회복지사들이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복지사들이 학대의 징후를 발견해도 이를 확실하게 뒷받침 하는 증거를 찾으려고 하는 동안 아이들은 더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30년 경력의 가정문제전문변호사인 사라 허만이 BBC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동보호는 쉬운 것이 아니다. 자신의 아이를 죽일 수도 있는 가정을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며 사회복지사들이 아동보호 프로그램을 과도하게 적용할 경우 불필요한 보호조치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사회복지사들이 소극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베이비P 사망 사건을 감독한 헤링게이의 아동서비스국장은 사임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내일신문에 송고된 기사입니다.



태그:#영국, #베이비P, #아동학대, #아동보호, #가정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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