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성에게 밤을 허하라

 

5회 여성 전용파티 시청 앞 밤마실 GO! GO! 安/全/夜/行

 

여자들. 느즈막한 저녁시간, 시청 앞 너른 잔디밭에 누워 뒹굴어본다. 너무 춥다고? 그럼 텐트 안에서라도 뒹굴어본다. 그랬다간 미친년 소리 듣기 십상이라고? 괜찮다. 10월 22일. 이 날만은 미친년 소리 못 들으면 바보가 되는 날이다. 마땅한 분출구가 없어서 본모습을 숨기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10월 22일 이프가 시청 앞 광장을 전세냈다. 이름하야 <여성전용 파티 시청 앞 밤마실 GO! GO! 안전야행> 이다.

 

GO! GO! 복고!!

 

이번엔 ‘복고’다. 파티하면 매회 톡톡 튀는 드레스 코드로 눈길을 끌었던 행사는 이번엔 뽕달린 블라우스에 판타롱바지로 대표되는 복고스타일로 돌아왔다. 신나게 파티를 즐기려면 미리미리 장롱을 뒤져 ‘뽀인트’ 아이템을 준비해보는 것이 좋겠다. 미쳐 준비하지 못한 관객을 위해서 ‘변장카페’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부스에서 꽃과 땡땡이 스카프 등을 나눠준다니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에 맞춰 ‘장발단속’, ‘미니스커트 단속’, ‘통금경고’로 대표되는 그 시절의 단속을 재연해보는 퍼포먼스도 펼쳐질 예정이다. 돌이켜 생각하면 실소를 자아내는 단속들을 풍자하면서 정말로 단속해야 할 것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것저것 골라 즐기는 재미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운영되는 부스를 방문하면 나도 아티스트가 된다. 안전야행에 관한 그림을 그려 맥주캔에 붙여 준비된 빨랫줄에 널기만 하면 그야말로 하나의 예술품이 된다.

 

화가들이 고상한 그림만 그렸다고? 내로라는 화가들도 춘화를 그렸다. 내가 그린 춘화와 화가들의 춘화가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춘화 제작소’도 관객을 기다린다.

‘이것저것 다 귀찮다 쉬게만 해다오’ 하는 귀차니즘 관객에겐 텐트 안에서 일일 노숙 체험을 할 수 있는 ‘쉼터’가 딱이다. 옛날 과자까지 간식으로 준다니 낙원이 따로 없다. 대신 경쟁이 치열할 예정이니 미리미리 텐트를 사수하라.

 

달려라, 핑크택시!

 

하루만 신나게 놀고 끝날쏘냐? 평화로운 밤이 영영 지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여성 전용 콜택시를 조속한 시행을 다시 한 번 촉구할 예정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브랜드 택시는 여성의 안전을 고려한 것으로 제시되었지만 여러모로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프는 온라인에서도 현재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 날 여성전용파티에서도 참가자와 함께 직접 꾸민 ‘핑크 택시’로 시청 일대를 돌며 거리 퍼레이드를 벌일 예정이다.

 

 

밤길 안전, 나도 할 말 있다!

 

7시 30분부터는 본격적인 무대 행사가 펼쳐진다. 밤길 희생자를 추모하는 살풀이를 시작으로 밴드의 공연과 트랙킹쇼등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그 사이사이로 여성전용파티의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여성택시 운전자분의 인터뷰 외에 이번에는 웅변대회라는 새로운 코너가 마련되었다. 사전 예심을 거쳐 선발된 참가자가 ‘밤길 안전, 나도 할 말 있다’라는 주제로 가슴이 뻥 뚫릴만한 외침을 들려줄 것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복고댄스 경연대회’! 고고 디스코 메들리를 통해 메시지와 재미를 동시에 안겨줄 것이다.

 

최근 ‘복고’를 소재로 한 영화 중 단연 돋보이는 ‘고고70’을 보았다. 그 시절. 놀아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고고장에 전경들이 최루탄을 투여하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그러나 결코 그만둘 수 없었던 그들의 놀이 본능이 마음을 짠하게 했다.

 

지금, 실제 최루탄보다 더 무서운 변장 최루탄들이 우리를 눈물나게 한다. 하지만 그 반작용으로 눈물나게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22일 시청앞 고고장으로 고고!

 

 *브랜드 콜택시: 브랜드콜택시는 4개의 콜택시회사를 통해 연결된 고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의 택시를 GPS로 5분안에 배차하는 형태이며, 밤 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을 위한 ‘모바일안심콜’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안심콜'이란 하지만 여성택시기사 부족, 심야시간대에 승객몰림 현상으로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태그:#파티, #여성전용콜택시, #이프, #여성전용, #여성전용파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