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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이 해가 질무렵 오붓하게 맨발 산책을 하고 있다. 화목해 보인다.
 일가족이 해가 질무렵 오붓하게 맨발 산책을 하고 있다. 화목해 보인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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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입구까지 2.5Km를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하여 강천사를 찾아갔다. 강천사는 전북 순창군에 위치한 절로 강천산군립공원 내에 있다. 고추장으로 유명한 전북 순창은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서 호기심이 발동한다.

수려한 산세와 울창한 숲, 기암괴석과 수십 리에 이르는 깊은 계곡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 1981년 1월 7일 국내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매표소를 지나자 웅장한 폭포가 눈앞에 다가온다.

도선교 우측에 있는 병풍폭포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절벽 아래에 있는 암반은 신선이 노닐다 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며 높이 40m, 폭 15m에 달하는 인공 폭포가 2002년에 만들어졌다. 떨어지는 폭포 근처를 지나자 물보라가 얼굴을 때린다.

병풍바위 밑을 지나온 사람은 죄진 사람도 깨끗해진다는 전설이 있다하니 물보라를 맞아도 지나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쏟아지는 햇살 사이로 물보라에 비치는 일곱 빛깔 무지개가 운치를 더해준다.

높이 40m폭이15m에 달하는  병풍폭포, 2002년에 만들어진 인공폭포다.
 높이 40m폭이15m에 달하는 병풍폭포, 2002년에 만들어진 인공폭포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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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폭포와 구장군폭포 사이의 약 2.5km 구간에는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맨발체험로가 만들어져 있다. 체험로 입구에는 '맨발로 걸읍시다'라는 글귀가 한눈에 들어오고 사용 후에 꼭 반납하라는 문구와 함께 '신발주머니 빌려줍니다'라는 글도 보인다.

근처에 맨발로 걸어와 더러워진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도도 설치되어 있다. 군립공원 관계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맨발로 이 길을 걸으면 성인은 뱃살이 빠지고(왠지 이문구는 솔깃해진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조종되며 학생은 머리가 좋아집니다. 연인과 함께 걸으면 사랑이 깊어지고 가족과 함께 걸으면 가족이 화목해집니다'라는 글귀도 보인다.

맨발산책로를 걷고 내려와서 발을 씻는 곳이다.
 맨발산책로를 걷고 내려와서 발을 씻는 곳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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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벗은 신발을 들고  체험로를 맨발로 걸어 가다  발사진을 찍어 달라며 멈춰 선다. 개구쟁이들이다.
 아이들이 벗은 신발을 들고 체험로를 맨발로 걸어 가다 발사진을 찍어 달라며 멈춰 선다. 개구쟁이들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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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던 형제가 지루한지 모래위에서 모래 장난을 한다.
 한참을 걷던 형제가 지루한지 모래위에서 모래 장난을 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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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체험로는 울퉁불퉁했던 등산로를 정비한 뒤에 적당히 굵은 마사토와 모래를 깔아놓아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건강을 챙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웰빙 산책로가 있으랴. 길이 완만해 어린이나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어린아이들도 두 손에 벗은 신발을 들고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간다. 발바닥에 전해오는 마사토의 느낌은 처음에는 약간 까칠한 느낌이 난다. 그렇지만 계속 밟고 지나가면 발바닥 곳곳에 전해지는 감촉이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기와 혈을 전달해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압되면서 금방 편안해진다.

'호남의 금강 강천산의 이야기 공간' 낙서 공간에서 갖가지 이야기들을 쓰고 있다.
 '호남의 금강 강천산의 이야기 공간' 낙서 공간에서 갖가지 이야기들을 쓰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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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애기단풍 이파리가 군데군데 빨갛게 물들었다.
 성급한 애기단풍 이파리가 군데군데 빨갛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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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강천문을 통과하는 체험객들. 건강도 함께 챙긴다.
 맨발로 강천문을 통과하는 체험객들. 건강도 함께 챙긴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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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로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반기기라도 하듯 다람쥐가 앞을 다투어 길 안내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신이 나서 다람쥐를 바라본다. 한참을 걸어가자 '호남의 금강 강천산의 이야기 공간'이라는 낙서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놓았다.

이곳을 방문한 학생들이 발길을 멈추고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열심히 적고 있다. 학교 칠판처럼 떠든 사람 명단도 있고 가족 건강을 챙기는 문구도 있다.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할머니와 손녀가 나란히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걸어간다. 몇 발자국 더 지나가자 '강천산을 보고 걷고 느낀 사연을 적어 주세요'라는 공간도 있다. 빈틈이 없이 빼곡히 적혀 있다. 사연을 모두 적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한 시간이었으리라.

성급한 애기 단풍이 기암절벽 사이로 군데군데 몇 개의 이파리가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다. 가을을 알린다. 맑게 흐르는 계곡 물 사이로 수십 마리의 송어들이 헤엄을 친다. 숲속 산책로도 보인다.

살아있는 나무를 그대로 보존한 채 산책로를 만들었다. 자연친화적인 모습이 반갑다.
 살아있는 나무를 그대로 보존한 채 산책로를 만들었다. 자연친화적인 모습이 반갑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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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르는 계곡 근처에 이름을 알수 없는 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다.
 물이 흐르는 계곡 근처에 이름을 알수 없는 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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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산책로는 생태관찰로로서 목재를 활용하여 만든 데크로드이며 주재료는 국산 낙엽송으로 우리나라 10대 주요 조립수종이며 낙엽교목으로 내구보존성이 높은 수종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 산책로를 걸을 때 숲속에 있는 나무와 똑같은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대기 중에 수분이 많으면 수분을 흡수하고 건조한 경우에는 수분을 방출하여 자연적으로 최적의 습도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산책로를 걸어가는데 산책로 가운데에 살아 있는 나무가 보인다.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나무를 살려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는 이름 모를 야생초 꽃이 피어 소박함을 선사한다. 맨발로 웰빙 길을 걸어 강천사에 도착하면 내려오는 길에는 숲속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이 좋다. 맑은 공기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와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화음이 되어 자연의 오케스트라를 즐길 수 있다. 덕분에 기분도 상쾌해진다.


태그:#강천산, #맨발체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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