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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컴퓨터를 사려한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서 너무 많은 선택사항 때문에 지쳐버리고 말 것이다. (중략) 어떤 소프트웨어를 살 것인가 결정하기도 전에 하드웨어에 대해서만도 이처럼 많은 결정을 해야만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컴퓨터를 사서 활용하는 기능은 고작 이메일 확인과 인터넷 검색, 워드작업 그리고 가족들의 사진정리 등에 불과하지 않은가? 만일 기업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서 지나치게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해줄 수 있다면, 브랜드에 대한 주의부족 장애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게 되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차별화 특성이 될 것이다.(p120,121)"

 

이처럼 브랜드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브랜드는 기업의 입장에서 시장에서의 차별화 특성으로 작용하지만, 한편으로는,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브랜드가 단지 기업의 마케팅적 요구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이해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브랜드는 어때야 할까?

 

원래 '브랜드(brand)'라는 단어는 고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언어 가운데 '태우다'를 의미하는 동사 'brandr'에서 유래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바이킹족은 동물의 소유자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불인두'를 찍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고대 중국, 그리스, 로마에서도 널리 통용되어 장인들이 일종의 낙인을 찍는 것으로 자신의 제품들에 제작자를 표시했다. 브랜드의 효시격이 되는 방법들이다.

 

현대에서는 브랜드는 자사의 제품을 다른 상품과 구별하는 기법으로도 쓰이고, 이를 통해 브랜드 사이의 경쟁관계도 창출되고, 각 브랜드는 브랜드 각각의 차별성과 관련성을 확실하게 하는 방법으로도 쓰인다. 최근에 통용되는 브랜드 개념에서는 '브랜드자산'이라 하여서 브랜드와 관련된 제반의 권리를 기업의 수익을 창출하는 무형자산으로까지 간주한다. 그런데, 그 이후의 단계는 어떻게 되어야할까?

 

사실 <브랜드 심플>은 그런 방안에 대해서 논한 심오한 책은 아니다. <브랜드 심플>은 대부분의 브랜드 서적처럼 어떻게 하면 보다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책이다. '브랜드 시그널'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고, 브랜드의 정체성은 최고의 '단순성'을 근간으로 형성하면 좋다는 현업경험의 지혜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독서를 하면서 궁금했던 것은 '브랜드시대 그 이후는?'이라는 물음이다. 요즘처럼 숨막힐 정도로 많은 브랜드의 홍수 시대에 단지 또 하나의 '브랜드파워 강화방법'이 기업을 위해서나 소비자를 위해서나 얼마나 도움이 되것인가 하는 소박한 의문이 들었다.

 

브랜드를 결코 폐지할 수도 없는 시대지만, 브랜드에 대한 노력의 방향을 조절할 수는 있다. 흔히, 브랜드는 광고와 동일시된다. 그런데, 이것은 명백한 오류다. 브랜드의 강화와 광고캠페인의 강화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더구나, 요즘의 한국시장처럼, 소비자의 주머니가 원천적으로 비어있는 불황의 시기에는 아무리 광고를 집행해도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더 이상 나올 것은 없다.

 

과도한 광고캠페인으로 브랜드를 각인시키려고 하기 보다는 좀더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기업과 소비자에게 함께 이익이 되는 저렴한 브랜드를 개발한다던지, 결국은 소비자에게 그 비용이 전가될 과도한 광고캠페인을 자제하는 방법으로 브랜드를 홍보한다던지 하는 평범한 노력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브랜드 심플 - 최고의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앨런 애덤슨 지음, 정윤미.이장우 옮김, 비즈니스맵(2008)


태그:#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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