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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대륙 라틴아메리카가 한국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언제부터일까?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룰라, 차베스 같은 좌파정권이 집권하면서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변화하는 정치 상황들이 알려졌고, 풍부한 자원은 갑남을녀들에게 해외펀드의 투자지로 라틴아메리카를 선택하게 했다.

 

지금 덕수궁 미술관에서는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거장전>이 열리고 있다. 오랜 식민의 역사를 가졌다는 사실 외에는 별반 알려진 바가 없는 이 미지의 대륙 미술들이 본격적인 의미에서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미술전은 4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방의 제목은 "세계의 변혁을 꿈꾸다- 벽화운동" 이다. 민중예술,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 전개되는 이 방의 작품들은 예술의 사회성이 강렬하게 부각되는 특징들이 있다. 특히, <종교의 역사> 시리즈는 인디오와 메스티소들에게는 전통과 이식의 양면을 가지는 종교에 대한 양가감정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방은 "우리는 누구인가-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정체성"으로 이름붙어 있다. 다양한 인종의 혼혈과 문화의 결합으로 대표되는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적 정체성이 미술작품들을 통해서 보여지고 있는 곳이다. "서구의 영향을 실컷 받아먹지만 자국의 감각으로 해석해서 소화"시키는 라틴아메리카 미술의 특징이 등장하는 것이 이 방의 작품들이다.

 

세 번째 방은 "나를 찾아서-개인의 세계와 초현실주의"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서구의 초현실주의라는 미술사조를 나름대로 소화시켜서 마술적 환상으로 승화시킨 면면이 보이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구의 초현실주의와는 대상의 구리빛 피부에서부터 확연히 차이가 나며,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서로 다른 식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처지가 무의식에서조차 등장한다.

 

네 번째 방은 "형상의 재현에 반대한다-구성주의에서 옵아트까지"라고 명명되어 있다. 네번째 방의 옵아트 작품들은 서양의 작품들과 차이가 있는지조차 구별하기 힘들 정도의 비구상성을 보인다. 2차대전을 치르지 않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평화로운 경제발전, 근대화, 산업화에 대한 희망들이 이런 미술사조를 등장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옵아트(Op art)란 미술의 한 조류로 평행선이나 바둑판 무늬, 동심원 같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형태의 착각적 조작을 통해 복잡하고 역설적인 광학적 공간을 만들어내거나 명도가 동일한 보색(반대색)을 병렬시켜 색채의 긴장상태를 유발시키는 등의 기법을 말하며, 시각적인 착각을 이용한다.

 

라틴아메리카의 미술들도 세계적인 미술운동의 경향과 함께 하고 옵아트적 경향은 이번 전시회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 미술의 고유한 색깔을 보여주는 부분은 첫 방의 "벽화운동" 작품들이다. 서구적인 미술운동 경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이방의 작품들은 라틴아메리카 예술의 전통성과는 되려 이어지는 부분이 크다고 보인다. 


태그:#라틴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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